원숭이도 나무에서..명감독들이 찍은 망작 영화들

조회수 2021. 6. 25. 14: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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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의 '영화 알쓸신잡'

될성부를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지만 위대한 감독들의 데뷔작이 아쉬운 완성도를 지닌 경우는 생각보다 흔히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믿고 보는 감독님들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리스트에 오른 감독들 모두 필모그래피의 대부분이 비평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만 유독 못 만든, 이유야 어쨌든 처절하게 망한 작품들이 하나씩 있죠.  
그들의 아픈 손가락들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요?

톰 후퍼의 <캣츠>

로튼 토마토 지수: 21%

이미 에미상 수상 경력이 있었던 데다가 <대니쉬 걸>로 주목을 받고, <킹스 스피치>로 감독상을 비롯해 아카데미를 휩쓸며 기대감을 고조시키더니, <레 미제라블>을 연출하며 일약 스타 감독으로 떠오른 영국 출신의 톰 후퍼 감독. 그가 다음 프로젝트로 초인기 뮤지컬인 <캣츠>의 실사 영화화를 택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기대는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던 <캣츠>의 첫 예고편이 공개되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가장 비슷한 반응은 <슈퍼 소닉>의 첫 예고편 때의 그것이었습니다.

영화 연출의 특성상 고양이들에 포커스가 맞춰지거나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이때 드러나는 어설픈 CG와 이로 인한 '불쾌한 골짜기' 효과로 사람들의 거부감이 상당했습니다.  
게다가 원작 뮤지컬에 대한 충분한 존중이 오히려 독이 되어 딱히 서사가 없는 스토리라인과 분장을 대신해 배우들에게 그대로 입힌 CG가 발생시킨 불쾌한 골짜기에 혹평이 쏟아졌는데요.  
뮤지컬의 경우 무대의 현장감이 두드러져 쌍방향 소통의 형태를 지니나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이 기괴한 비주얼의 고양이들을 관객들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대재-냐-앙.(Cat-tastrophic.) - 할리우드 리포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영화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영화가 없었던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 디지털 스파이

완벽하게 끔찍한 눈물의 고양이 토사물. - 더 가디언

원작을 괴상망측하게 뒤섞은, 아카데미가 톰 후퍼의 최우수 감독상을 압수해야 할 정도로 형편없는 연출이 뒤섞여 탄생한 해괴한 작품. - 콜라이더

등 해외 유수 매체들로부터 공식 평론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혹평이 쏟아진 <캣츠>는 약 1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를 들였음에도 전 세계에서 7,500만 달러 가량의 수익만을 거두며 처참한 성적을 받아 들었습니다.  
내한 행사 때 보인 톰 후퍼 감독의 모습이나 인터뷰로 미루어 볼 때 감독 자신은 이 작품이 그리 부끄럽지 않은 듯 하지만, 명감독의 커리어에 깊고 선명하게 흠집이 난 것은 확실한 것 같네요.

로버트 저메키스의 <웰컴 투 마웬>

로튼 토마토 지수: 35%

이름은 다른 거장들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의 영화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백 투 더 퓨쳐 시리즈’의 연출자이며 <캐스트 어웨이>, <포레스트 검프>, <콘택트> 등 이야기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눈에서 눈물을 떨어지게 하는 데에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만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흔치 않거든요.
하지만 그런 그가 2017년에 새로운 기술적 시도를 한 <웰컴 투 마웬>은 범작만도 못한 실망스러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사실 저메키스 감독은 이미 <폴라 익스프레스>와 <베오울프>를 통해 비슷한 도전을 한 적이 있지만 앞선 작품들의 평은 적어도 이번만큼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웰컴 투 마웬>에서 저메키스 감독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세계 ‘마웬’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냈는데요. 감동적이어야 할 이야기는 관객들에게서 큰 감흥을 주지 못했으며 인형들이 주는 묘한 불쾌한 골짜기와 히든카드인 ‘마웬’과 관련된 스토리도 그리 흡입력이 있지 않아 아쉬웠다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의외로 매끈하게 빠진 인형 CG 연출은 호평을 받았으며 주제 의식도 좋았지만 딱 거기까지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고 하네요.  
제작비 약 3,900만 달러가 투입된 것에 비해, 전 세계에서 흥행에 크게 실패하며 대부분 2차 판권 시장으로 직행하며 1,000만 달러가 안되는 수익만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니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커리어에 유독 아쉬운 작품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올리버 스톤의 <알렉산더>

로튼 토마토 지수: 16%

올리버 스톤 감독은 베트남전을 다룬 작품 중 그 위대한 <지옥의 묵시록>이나 <풀 메탈 자켓>과 어깨를 나란히 할 명작인 <플래툰>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쥔 바 있으며, 심지어 그로부터 3년 후 <7월 4일생>으로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다시 한번 감독상을 받은 명감독입니다.  
혹자는 감독으로서 그의 재능에 의구심을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스카페이스>,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등의 각본도 쓴 그가 오스카 트로피를 2개나 가지고 있는 이상 힘주어 주장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가 2004년에 내놓은 영화 <알렉산더>는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알렉산더로 콜린 파렐을, 그의 어머니 역에 안젤리나 졸리 캐스팅했으며 그 외에도 안소니 홉킨스와 자레드 레토, 발 킬머 등 명배우가 즐비하지만 캐릭터 성은 희미하고 그들의 행동에는 설득력이 약합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복자 중 하나인 알렉산더의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올리버 스톤 감독은 콤플렉스와 심약한 구석이 있는 개인과 대제국을 이끌며 야전에서 연전연승을 거둔 위대한 제왕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조명하지 못합니다.  
또한 각본은 허술했으며 영화의 호흡은 한껏 느려서 지켜보는 관객들이 지루함에 몸을 꼬게 만들었는데 이는 작품이 주는 ‘재미’가 없었던 것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네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불투명했고, 예술성과 상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는지 어느 쪽도 확실히 잡지 못했으며, 관객들에게 재미나 감동을 주는 데도 실패했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무려 1억 5천만 달러 가까운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였다는 것이고 이러한 약점들 때문에 전 세게에서 1억 7천만 달러가량의 흥행 수익을 거둬 적자를 봤는데 그 해 골든 라즈베리(최악의 영화상) 주요 부문에 다수 노미네이트 되며 올리버 스톤 감독의 흑역사로 남게 됐죠.

클린트 이스트우드 <15시 17분 파리행 열차>

로튼 토마토 지수: 23%

위대했던 배우, 그리고 위대한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젊은 시절에는 명배우로, 연출을 시작한 이후로는 줄곧 훌륭한 연출로 찬사를 받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그의 필생의 역작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비평적으로 극찬을 받은 <그랜토리노>, 첫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겨준 <용서받지 못한 자> 등을 보면 그의 연출력에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하지만 2018년 선보인 <15시 17분 파리행 열차>에서의 실험은 대중들에게 널리 어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이 작품의 가장 독특한 점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을 연기하는 이가 전문 배우가 아니라 실제 사건 당사자들을 섭외해 촬영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배우는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하기 마련인데 그 점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만큼 다른 강점으로 이를 보완해야 하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쩌면 정말 평범했던 청년들의 영웅적인 행동을 다룬 작품이기에 평범한 인물들의 위대함으로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사실 관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낼만한 기획은 아니었고 주인공들의 과거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극적인 요소는 기대보다 적었기 때문에 이런 담백함이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듯합니다.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연출작 중 가장 박한 평을 들었으며, 약 3,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되어 전 세계 흥행 수익은 5,700만 달러가량이지만 손익분기점 돌파도 아쉽게 실패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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