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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연구소

직장인을 노리는 미디어의 위험한 특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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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이익집단 이다




우선 첫번째 미디어의 특징은 미디어도 이익 집단이라는 것이다.

즉, 미디어도 ‘돈을 벌어야 하는 회사’다.  땅파서 장사는 곳이 아니다. 공공의 옷을 입은 사기업이다. 



한국언론연감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종이신문의 구독율 (구독료를 내고 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개념)은 1996년 69.3%에서 2015년 14.3%로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쉽게 말하면 약 20년 동안 신문언론이 기존 방식으로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4분의1 토막이 난 것이다. 이는 곧 신문언론은 생존을 위해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든 구독료를 상쇄하고 더 많은 매출을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미디어의 가장 큰 수입원은 여전히 ‘광고’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 많은 광고를 싣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생존방향을 연구하는 것은 이익집단이 해야 할 당연할 일이다. 



그 방법으로 찾아낸 것이 단순히 타 기업의 광고를 싣는 것에서 나아가 기사자체에 광고를 녹이는 것이다. 상품을 팔거나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광고’를 싣는 1차원적인 접근이 아니라, 회사가 원하는 이미지, 회사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심고 싶은 내용을 기사화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정책의 방향을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기 위한 해석을 내 놓기도 한다.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고 그 사실 사이에 숨어 있는 감춰진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위해 사실의 일부만을 전달하는 식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깊게 생각하면서 읽지 않으면 그것이 어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보이지 않게 사람들에게 생각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다시 말하지만 미디어도 돈을 벌어야 하는 이익집단 이다. 모든 미디어가 같은 내용을 떠들어 대는 것은 그것이 사실일 때도 있지만 반대로 미디어를 활용한 다른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기사의 행간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기사의 숨은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이 생각하고 알아야 하는 시대다.










미디어에 일상은 없다




두번째는 특징은 미디어는 일상을 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사람이 닭을 잡아서 요리해 먹었다는 것은 기사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닭이 사람을 쪼아서 죽였다면 “식인 닭 서울에 출현” 하면서 대서특필 될 수 있다.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나 사건들은 기사가 되지 않고 특이하고 놀랍고 성공적인 이야기는 미디어에 실릴 자격이 생긴다.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놀랍고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그 기사를 읽게 만드는 힘이 된다. 



‘32세 직장인 김대리 저녁에 회식으로 매운 쭈꾸미에 소주먹고 다음날 아침에 배가 아파 화장실에 3번이나 가’ 이런 내용은 절대로 기사가 되지 않는다. 그냥 일상의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녁에 매운 쭈꾸미에 소주를 먹은 32세 직장인 김대리, 다음날 아침 출근길 배가 아파 선릉역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다가 변기가 폭파하여 엉덩이에 화상 입어’라는 내용은 기사가 될 수도 있다.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거나 당황스러운 것도 평범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줄 수 있기에 자극이 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과정은 생략되고 업적과 그가 이룬 부에 대해서만 다룬다. 기존 미디어의 많은 부분이 인터넷상 나아가 모바일 화면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런 자극적인 기사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제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클릭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이저 언론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기 수준으로 재 발행을 하는 소규모 인터넷 언론사의 경우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하다. 클릭해서 들어가면 움직이는 광고가 인터넷 화면의 30%정도를 뒤덮고 있어 글을 읽는 것조차 어렵다.

점점 모바일을 통한 미디어의 소비가 대세가 되어 가고 있기에 좀 더 자극적인 것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클릭하게 만드는 기사가 범람하고 있다. 단순히 내용 중 일부를 뻥튀기 하여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내는 소위 ‘어그로’를 끌기 위한 수준이 아니다. 현상을 왜곡해서 우리의 말초만을 자극하려는 미디어 기사들이 넘쳐 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말랑말랑 미디어


세번째는 미디어가 말랑말랑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점은 시대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 미디어의 미래 고객인 젊은 층이 점점 기존 미디어에서 이탈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재미가 없어서다. 항상 심각하고 위기, 다툼, 어려운 이야기만 하다보니 아예 보기가 싫은 것이다. 요즘 세대는 긴 기사나 심각한 기사는 싫어한다. 관심가는 내용이 있어서 기사를 클릭해서 들어가도 내용이 조금이라도 길거나 어렵게 느껴진다면 ‘누가 3줄 요약 좀’ 이라는 댓글이 달린다. 심지어 포털의 뉴스 서비스에는 AI를 활용해서 긴 기사를 짧게 자동으로 요약해 주는 서비스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고 텍스트 보다는 영상을 선호하다 보니 더욱 더 기사는 말랑말랑 해지고 있다. TV 언론도 젊은이들의 감각에 맞는 관심사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기사를 만들어 내는 경향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미 유튜브는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울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되었다. 그 유튜브라는 동영상 미디어에 어울리는 새롭고 젊은 느낌의 옷을 입은 TV 언론은 더 많아 질 것이고 읽히는 내용을 만들기 위해 더 말랑말랑한 기사를 뽑아낼 것이다.


회사에서도 딱딱하고 심각한 이야기는 선호하지 않는다. 회사 게시판을 보면 ‘2020 코로나로 인한 변화와 환율 예상’ 이나 ‘아마존도 위험하다_AI 시대의 물류 시스템’이런 글보다는 ‘1분기 휴양소 신청’ 같은 글만 조회수가 월등히 높다. 꼭 알아야 하지만 딱딱해서 먹기 힘든 음식보다는 말랑말랑하며 입에 달고 먹기 좋은 음식만을 원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가 사람들의 구미에 맞게 말랑말랑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확실한 현상은 미디어자체가 연성화 되고 있는 점이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딱딱한 내용보다는 보기 좋고 먹기 쉬운 말랑말랑한 기사로 도배가 된다. 미디어의 연성화는 미디어 자체의 문제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시각에 따라서는 소비자가 원하기에 연성화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긴 하지만 미디어의 연성화는 엄연한 사실이다. 용이 딱딱하더라도 그 딱딱한 내용을 나르는 수단이 연성화 되고 있는 것은 우리 앞의 현실이다. 






미디어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지만 동시에 현재를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아니다. 의도를 가지고 현상을 비틀어 보여주기도 하며 Mass한 사람들에게 특정한 생각과 이미지를 주입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미디어는 돈을 벌어야 하는 이익집단이다. 그래서 소수의 잘못된 권력자들은 미디어를 손에 넣기 위해 노력을 했고 미디어는 누군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가 되기도 했었다. 10년차 직장인 37세의 김과장님은 자신이 어떤 의도를 가진 미디어에 영향을 받고 사는지 자체를 모른다. 물어보면 오히려 ‘나 같은 사람은 절대 남들이 주입한 생각에 영향을 받지 않지, 나는 심지가 굳은 사람이거든’ 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생각의 방향을 부지 불식간에 조정할 수 있는 미디어라는 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누군가는 그럼 모든 현상을 부정하는 ‘음모론자’가 되란 말이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절대 아니다. 그저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서서히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는 개인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Wag the dog’ 이라는 말이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이다. 강아지를 보라. 몸이 꼬리를 흔드는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가 맘만 먹으면 단편적인 꼬리가 크고 중요한 사실인 몸통을 흔들 수 있다는 말이다. 비단 행간을 뿐 아니라 미디어가 숨가쁘게 쏟아내는 오늘의 기사 뒤에 있는 큰 흐름을 보자. 꼬리에 휘둘리는 그저 그런 개인으로 남지 말기 바란다.



본 내용은 10년차 직장인을 위한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아'의 일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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