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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려면 무조건 아껴라? '정제'가 답이다.

조회수 2018. 10. 15. 12: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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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마이크임팩트에서 주최하는 '청년 페스티벌'에서 가수 요조는 이런 말을 했다.


" 우리 모두는 언제 죽을지 몰라요.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 마실 아메리카노를 내일로 미루지 말아요."


라며 오늘의 순간에 집중하는 삶을 역설했다.


부자가 되려면 흔히들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참고 미래의 나에게 양보하며 아끼고 절제하라 한다. 물질이 풍요롭고 남과 비교하기 좋은 세상에서 이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 게다가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게 인생이기에 매일 절제하는 삶만 산다는 건 억울하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그녀가 말하는 저축을 하지 말라는 말은 단지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를 의미하는 것일까? 그녀는 정말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도 없는 저축하지 않는 삶을 권했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힘든 시험기간 피로를 떨쳐줄 따뜻한 아메리카노.

*유럽 여행 중 피곤한 여행자의 다리를 쉴 수 있게 하는 설탕 듬뿍 에스프레소.

*창작자의 머리에 시원한 바람 한 줄기를 일으켜줄 아이스 아메리카노.

→ 사치가 아닌 필요 템.


그녀가 말하는 아메리카노는 사치가 아니라 필요 템이다. 만약 사치를 하라는 뜻이었다면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하얏트 호텔 로비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하라 했을거다.


갖지 않아서 불편한 상태가 아닌 갖지 못하면 불행한 상태가 되는 것, 절제가 아닌 정제된 상태를 말한다.


절제와 정제는 기준점 자체가 다르다. 절제는 갖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정제는 욕망의 필터링을 자체적으로 거른 것이므로 없어도 스트레스가 없고 선택한 것은 귀하게 여긴다. 절제는 정도에 넘치지 않는 , 즉 플러스(+)를 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정제는 온전한 순수함만 추구하는 향 마이너스(-) 상태이다.


절제(節制)하다 :정도에 넘지 아니하도록 알맞게 조절하여 제한하다.

정제(精製)하다 :물질에 섞인 불순물을 없애 그 물질을 더 순수하게 하다.

<출처:표준 국어 대사전>

그렇다면 어떻게 욕망을 정제할 수 있을까? 불순물을 없애고 순수한 본질만 남기게 하려면 어떤 기준을 적용하면 좋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기준점을 '나'로 정하는 것이다. 정제돼 나가는 것들은 남의 시선이 기준이었던 것들이다. 남은 순수 결정체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내 맘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것, 내가 피곤하지 않는 것. 세상의 기준이 아닌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자.


① 나는 여행보다는 방콕을 좋아한다.

  : 여행 등 떠 미는 사회가 부담스럽다. 남의눈을 의식하며 비싼 항공권을 사는 나 자신이 한심스럽다. 해외여행은 피곤하고 어색하고 낯선 환경은 스트레스만 준다. 나는 방콕이 좋고 밀린 드라마 완주하는 게 더 행복하다.


② 나는 실크 원피스보다는 폴리 기질을 좋아한다.

: 비싼 실크 원피스가 고급스럽긴 하다. 그러나 세탁소에 맡기는 것도 수고스럽고 잘못 보관하면 옷이 상해서 싫다. 폴리 소재의 원피스는 찰랑 서리고 세탁기에 팍팍 돌려도 좋고 저렴해서 질리면 다른 디자인으로 또 사면된다.


③ 책을 듬뿍 담을 수 있는 에코백이 좋다.

: 명품백은 나의 지위와 감각을 나타낸다. 그렇지만 에코백 자체에 무게감이 없고 형태가 자유로워 책을 맘껏 넣을 수 있고 무겁지 않아서 좋다. 가벼운 마음으로 도서관을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④ 노머니(No money) 데이가 좋다.

: 영화에서 보면 쇼핑하는 사람들은 다 즐거워 보인다. 하지만 무언가를 사기 위해 탐색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켜 피곤하다. 그러한 의사결정의 압박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사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노머니 데이를 즐긴다.


⑤ 북적북적한 명절 분위기가 좋다.

: 명절에도 나 혼자 산다가 유행이다. 전 부치는 소리, 잡채 볶는 냄새, 갈비찜 끓어 들썩이는 냄비 뚜껑, 색색이 과일 깎아 예쁘게 내는 정성. 명절은 모름지기 분주하고 북적이는 게 최고다. 아무리 시대가 바뀐다 해도 정겨운 마음만은 잊지 않아야지.


⑥ 골목길 어귀의 소박한 식당을 좋아한다.

: 미슐랭 별표가 몇 개가 되는 레스토랑은 모든 이들의 워너비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는 어귀의 소박한 초밥집은 늘 그 자리에 똑같은 모습으로 있고 나를 기억해주는 주인이 있다.


⑦ 투뿔 채끝 구이보다 소고기 뭇국이 좋다.

: "돈 벌면 뭐하겠니. 소고기 사 먹겠지"라는 유행어도 있었는데. 좋은 고기를 많이 먹는 게 성공의 상징일까? 고기가 덜 들어가더라도 달달 볶은 무를 푹 익히고 고춧가루와 숙주가 맛을 내는 소고기 뭇국이 더 좋다.


출처: <출처: 원주 한살림>

소고기 뭇국의 주재료인 무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무청을 베어내는 것은 '절제'의 영역이고, 무 몸통에서 푸르스름한 부분과 뿌리 부분을 쳐내는 게 '정제'다. 정제 작업을 거친 몸통의 한가운데인 하얗고 투명한 부분이 바로 순수 결정체인 무의 알맹이다. 이 부분만 깍둑썰기 (경상도 지방에서는 연필 깎듯이 어슷 썰기를 함)하여 뭇국을 끓이면 정말 맛있다. 이 곳이 바로 핵심이다.



고수는 절제하지 않는다. 정제한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필터링하는 '정제'작업을 꾸준히 해보자. 분명 가치 있는 곳에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쓸 수 있으며, 스트레스 없는 선택의 연속이 될 것이다. 




직장생활연구소 연구원 골드래빗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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