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하지 말라

조회수 2016. 3. 8. 11: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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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직원의식을 말하라

직장인으로서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던 질문 하나는  “과연 회사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것이다. 지난 14년간의 회사생활을 돌아볼 때 확실히 깨달은 것 하나가 있다. 직원은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적잖은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말한다. 때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때로는 직원들의 애사심과 충성심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그러하다. 하지만 회사는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직장인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주인의식은 주입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은 내가 스스로 진짜 주인이거나, 그렇게 대접을 받을 때만 생겨난다. 진짜로’주인’이라는 경험을 한번이라도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오너 회사가 아니고서는 회사는 직원의 소유일 수 없다. 그렇다면 주인의식은 내가 조직의 한낱 부품이 아니라 조직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구성원이라는 믿음이 스스로가 느껴야만 생긴다. 내가 주인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요하는 ‘주인의식’은 한낱 공염불 내지는 ‘늘 하는 소리’라고 무시될 뿐이다. 

그러므로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라. 라고 말하기 전에 ‘니가 주인이다.’라고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주인의식을 말하려면 주인처럼 열심히 일하는 자들을 위한 올바른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물론 거기에는 올바른 목표, 가치공유, 성과에 대한 올바른 피드백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주인의식은 생기지 않는다. 주인의식은 돈에 의해 어느 한 순간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의식속에 켠켠히 쌓여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둘째, 혼자가 되기 때문이다.

어느 호수에 오리들이 살고 있다. 검정색도 있고 회색도 있고 얼룩덜룩한 놈도 있다. 하지만 호수의 수장은 ‘호수는 너의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흰 오리는 자신의 호수처럼 가꾸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조금 힘들고 밤 늦게 까지 일을 하더라도 이 호수를 내 것처럼 가꿔야지.” 열심히 쓰레기를 물어다 호수 밖으로 옮기며 일을 한다. 하지만 오리는 이내 주위의 시기와 질시를 받는다. “지가 뭔데 지 혼자 난리지?”, “혼자 잘난 척 하려고, 잘 보이려고 저러나?” 라는 말도 듣는다. 실낱 같은 주인의식으로 행동하던 흰 오리도 ‘주인의식’이라고는 코빼기도 없는 오리들 틈에서 이내 생각을 바꾸게 된다. “나도 그냥 저렇게 살아야지,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나 혼자서……”
많은 젊은 사원들이 회사에 들어와서 금새 실망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해 봐야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면 자신 혼자 독야청청 하는 것은 우매한 짓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도 이내 같은 색으로 검게 변한다. 그것이 혼자가 되지 않는 속편한 길이기 때문이다.




셋째, ‘주인의식’의 지 맘대로 해석 때문이다. 

주인의식을 강요하는 주체는 그 말의 의미를 자기 뜻대로 해석한다. 그래야 편하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에는 권리와 책임이 함께 한다. 내가 주인이기 때문에 해야 할 권리가 있고, 그 권리를 말하기 위해 당연히 따르는 책임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책임은 직원에게 지우고 권리만 자신이 취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어떤 직원이 진정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던 중 부득이하게 컨펌을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여 일을 처리했다고 하자. 그 일이 문제없이 잘 된다면 아무일 없겠지만 만약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돌아간다. 그리고는 “회사가 니꺼야? 왜 니 맘대로 하고 지랄이야.” 라는 소리만 듣게 될 뿐이다. 또 물어보고 하면 ‘그것도 모르냐고’ 난리고 물어보면 알아서 하란다. 그리고 알아서 하면 ‘왜 니 맘대로 하냐고’ 또 지랄이다. 이렇게 주인의식 이라는 미명하에 지랄풍년의 무한루프에 빠진다.

이런 무한루프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주인의식은 가당찮은 말이다. 주인은 자신 스스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책임도 자신이 진다. 하지만 주인의식을 그저 강요하는 이들은 여전히 책임은 남에게 돌리고 권리만 따먹으려 할 뿐이다.



남의 뜻대로만 움직이는 사람은 노예다. 노예는 자신의 계획을 스스로 세우지 않는다. 오로지 주인의 뜻과 계획대로만 움직일 뿐이다. 노예는 내일 무슨 일을 할지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는다. 주인이 내일 다른 마을의 파티에 참석한다면 말을 목욕시키고 마차를 청소한다. 지정해 준 좋은 옷가지를 세탁해서 준비한다. 자신의 계획이 없이 주인의 계획에 모든 것을 맞출 뿐이다.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우리, 직장인은 주인이 아니다.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지쳐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포기한다면 노예가 된다. 제발 쥐어짜기 식의 주인의식을 강요하지 말기를 바란다. 반평생을 바쳐 가정도 포기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했던 세대들의 마지막은 후회 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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