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side] 타이거즈 새 캡틴 양현종, 2020년 새 역사를 준비한다

조회수 2020. 3. 18. 13: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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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양현종은 전무후무한 도전에 나선다. 그동안 에이스로 마운드를 책임져왔던 어깨 위에 캡틴의 이름까지 얹고 KIA의 도약을 위해 맨앞에 섰다.


양현종은 KIA 역사상 최초의 투수 주장이 됐다. 투수 주장은 매우 드물다. KIA 역시 이종범으로 시작해 최근 10년 사이에 김상훈, 이범호, 김주찬, 안치홍으로 이어진 주장의 계보를 늘 타자들이 이어왔다. 양현종은 타이거즈 주장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투수다.


2009년 풀타임 선발로 처음 나서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양현종은 지난 6년 연속 두자릿승수를 거두며 KBO리그의 에이스로 우뚝 선 투수다. 심지어 에이스임에도 주장으로 뽑힌 것은 그의 독보적인 리더십과 마인드 때문이다. KIA 팀과 팬들에 대한 양현종의 마음은 ‘영구결번’이 목표라며 1년 계약을 한 이례적인 FA 계약만으로도 KBO리그 전체에 이미 소문이 났다.


양현종는 매시즌 ‘이닝’을 1순위 목표에 두고 던진다. 팀 1승의 바탕을 만들어놓는 것이 선발 투수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팀에서는 선발의 이닝소화능력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된다. 선발 투수가 된 뒤 에이스로 불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양현종은 늘 이닝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한 시즌의 목표를 세웠다. 지난 6년간 KBO리그에서 뛴 투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이닝(1118.1이닝)을 소화하며 좌완 최초로 5년 연속 180이닝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

평균자책 1위에 오른 지난해, 개막 직후 극심했던 한 달의 부진을 벗어나 놀라운 페이스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양현종은 “한 달 동안 가장 괴로운 것은 후배들을 볼 낯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자신이 선배 윤석민을 보며 배우고 느꼈던 시절을 늘 기억하고 있다. 현재의 자신도 후배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에이스의 책임을 이어가고 있다. 잘 나가는 후배보다 뒤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후배에게 마음을 쓰는 세심함은 후배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투수조 최고참이 된 양현종은 이미 투수들 사이에서는 리더로 존재해왔다.


올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맷 윌리엄스 감독이 양현종의 이런 면모를 바로 간파했다. KIA 구단 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선수단 분위기부터 잘 꾸려야 하는 윌리엄스 감독은 코치진과 의견을 맞춰 에이스 양현종을 자신의 첫 주장으로 택했다.


캠프 시작 이후 조용히 선수들의 훈련과 생활 태도를 관찰한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의 자세에 주목했다. 양현종은 늘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훈련이 끝나면 더 오래 훈련하는 야수조 훈련장을 찾는다. 단 몇 분이라도 타자들의 훈련을 같이 지켜본 뒤 자신의 하루 훈련 일과를 마무리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캠프 와서 2주 동안은 지켜보고 싶었다. 선수들이 어떻게 융화하는지, 선수단 대변인 역할을 할 만큼 리더십을 가진 선수가 누구인지 관찰했다”며 “양현종은 매일 자기 훈련이 끝나면 그냥 가지 않고 꼭 타격훈련장으로 온다. 관중석으로 올라가서 지켜보다가 가끔 박수로 격려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 팀이 성공하는 데 정말 기여하고 싶어하는 열정적인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단이 한 시즌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코칭스태프와 주장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확실한 리더감을 파악하기 위해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고도 주장을 뽑지 않고 있었던 윌리엄스 감독의 관찰력이 준비된 리더 양현종을 바로 찾아냈다.

올시즌 뒤 다시 FA가 되는 양현종은 해외 진출 도전 의사를 밝혔다.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올해, 국가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한다. 지난해 하위권으로 추락한 KIA의 도약 중심에도 역시 에이스 양현종의 힘이 필요하다. 여기에 주장 임무까지 맡았지만 양현종은 부담보다 책임감으로 소화할 생각이다. 양현종은 모두가 좋은 분위기에서 올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다. 양현종은 “선수단 전체가 하나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어떤 일이든 속으로 앓지 말고 바로바로 선수들끼리, 그리고 코치님들과 상의하고 같이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올해의 목표도 확실히 세웠다. 양현종은 “무조건 마운드에 가장 오래 있겠다. 아프지 않고 많은 경기에 나가 많은 이닝을 던지겠다. 180이닝이 최소 목표”라며 “2017년 우승했을 때 주장이었던 (김)주찬이 형이 정말 멋있고 부러웠다. 내가 주장이 되었으니 올해 팀이 높이 올라가면 좋겠다. 이제 팀까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타이거즈 투수 기록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양현종은 이제 주장의 역사까지 바꿔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글. 스포츠경향 김은진 기자/사진.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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