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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side] "공, 배트 잡지마" 윌리엄스식 마무리훈련 성과

조회수 2020. 12. 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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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없는 기술은 무의미하다.” 타이거즈가 맷 윌리엄스 감독의 주도 아래 11월 파격적인 2020 가을 마무리 캠프를 진행했다. 방망이와 볼, 글러브는 없었다. 운동장에 선수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휴식을 취하고 체력을 재충전하는 힐링캠프였다.


1군 주전 선수들로 구성된 주력조는 2주간의 휴식을 취했고, 11월 15일부터 30일까지 2주일만 훈련했다. 1주일에 세 번, 월요일-수요일-금요일만 챔피언스필드에 나와 2시간 30분씩 체력 훈련만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타격, 주루, 수비, 투구 등 기술훈련을 아예 없앴다. 선수들은 러닝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혹은 기구를 들었다. 근력 강화 운동과 코어 보강 운동 등이 전부였다. 근력이 필요한 내야수 박찬호에게는 새해 2월 15일까지 방망이를 잡지 말라는 주문도 했다. 말 그대로 체력만 키우라는 것이었다. 

기존 KBO리그는 가을 마무리 훈련을 중요시했다. 한 달 정도의 기간으로 ‘3일 훈련-1일 휴무’ 패턴으로 운영한다. 베테랑 주전들을 제외하고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치고 달리고 던지고 잡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했다. 타자들은 타격 궤도를 수정하거나, 투수들은 투구폼이나 구종을 개발했다. 하루에 1000개 스윙, 한 달 1500개 투구 등 목표 수치도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이 파격 캠프를 결정한 이유는 체력의 필요성이었다. 1년 동안 지켜본 결과 풀타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근력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느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즌 준비 기간이 길었고, 더블헤더와 월요일까지 144경기를 소화하다보니 지친 선수들이 많았다.  

부상이 잦았던 이유도 체력 부실에서 찾았다. 타이거즈는 중요한 시기마다 주전들의 부상 이탈로 인해 완전체 전력을 운용하지 못했고, 5강에서 탈락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시즌 종료를 앞두고 조계현 단장을 만나 “마무리 훈련에서 기술훈련을 하지 않겠다. 체력 없이 기술을 입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트레이닝 코치에게 지시를 내려 선수별 맞춤 트레이닝 책자를 만들도록 했다. 선수별로 특성이 다른 만큼 훈련 메뉴도 세밀하게 적용해달라는 주문이었다. 부상선수는 유연성을 강화하고, 힘이 필요한 선수는 근력을 강화하는 식이었다. 마무리 훈련 메뉴를 익힌 선수들은 12월과 1월 비시즌 기간 중에도 주어진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선수들은 걱정 반 기대 반의 반응이었다. 기술 훈련이 없고 훈련 기간이 짧다는 점이 어색한 것이다. 투수 홍상삼은 “공을 아예 던지지 않아 살짝 불안하지만 재충전을 하는 점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솔직히 이런 마무리 훈련은 처음이다. 체력을 키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마무리 훈련을 마치면서 "선수들이 비 시즌에도 주어진 프로그램을 수행하기를 바란다. 꾸준히 프로그램을 소화한다면 내년 2월 스프링 캠프 때에는 완벽하게?준비된 상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주문했다.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 중에도 챔피언스필드에 나와 훈련을 계속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완벽한 몸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라는 감독의 의중을 읽은 것이다. 본격적인 기술 훈련은 스프링캠프에서 진행한다. 파격적인 윌리엄스의 처방이 내년 시즌 선수들의 극적인 변화를 이끌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글. OSEN 이선호 기자/사진.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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