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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의 투자 세상 #04] 달러는 어떤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까?

조회수 2020. 4. 1.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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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를

파악할 수 있는 요인 중에서

수출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이

‘달러’의 가치 변화입니다.

달러의 가치는 미국과 가장 교역량이 많은 나라의 주요 통화와 미국 달러의 교환 비율을 토대로 측정합니다.

미국과 무역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는 중국인데,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도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자유롭게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의 유로(€), 일본의 엔(¥), 영국의 파운드(£)와 같은 선진국의 주요 통화와 미국 달러의 교환 비율을 측정합니다.

그림에서 회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구간입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것은 소비자의 수요나 산업 생산이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산업 생산이 조금만 줄어도 한국의 수출은 급격히 감소합니다. 그래서 회색으로 표시된 구간에 한국 수출도 많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1980년 제2차 오일쇼크, 1990년대 초반 3저(저금리, 저유가, 저달러) 호황이 끝났던 시기를 살펴보면 종합주가지수가 1,003포인트에서 457포인트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2000년에는 정보통신산업의 거품이 꺼지면서 종합주가지수 1,060포인트가 470포인트까지 하락했습니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종합주가지수가 2,000포인트에서 800포인트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시기에 달러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 경제에 불황이 오면 미국의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달러의 강세를 살펴보려면, 국채와 회사채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합니다. 

기업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시장에서 직접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채는 그 회사가 투자에 적격한지에 따라서 여러 개의 등급으로 나눠집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같은 트리플A(AAA)의 기업은 국채만큼 안전하기 때문에 거의 국채와 차이가 없는 금리로 거래가 되지만, 더블B(BB) 등급을 받은 회사의 경우 이자를 낮게 주면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국채보다 높은 금리로 거래됩니다. 

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를 스프레드 혹은 가산금리라고 하는데, 기업이 원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높아지고 재무구조가 건전해지면, 신용등급이 올라가고 가산금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흔히 더블B(BB)등급의 채권을 정크 본드(Junk Bond)라고 하는데,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쓰레기채권, 투자하기에 부적절한 채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채권은 10년 동안의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지 못할 확률이 4~6%에 달하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물론 시기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부도의 확률이 상당히 높은 채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높은 위험을 가지고 있는 더블B(BB)등급의 채권에 언제 투자를 할까요? 

첫 번째는 경기가 좋을 때입니다. 경기가 좋으면 부도의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가산금리가 높을 때입니다. 위험해도 충분한 가산금리를 준다면 높은 수익을 보고 투자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러 개의 더블B(BB)등급의 채권에 투자하여 위험을 분산시키려고 합니다.

다음 그림은 글로벌 경기순환과 정크본드 가산금리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인데, 가산금리가 상승하는 시기들은 불황 국면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투기등급 채권의 가산금리가 높아지고 부도 위험이 높아질 때 왜 한국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일까요?

다음 그림은 정크본드 가산금리와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투기등급 채권의 가산금리가 상승하고 기업의 파산 위험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면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경기가 수축되면 기업들이 파산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고,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의 주식 가치가 휴지조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불황의 시기에는 위험이 높은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자금들이 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바로 이때 부도 리스크가 거의 없는 안전자산, 대표적으로 금과 미국 국채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집니다. 또한 금리가 높은 미국의 정크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집니다.

한국은 더블A플러스(AA+)로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한국 경제의 특징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수출 비중이 너무 높고, 불황의 시기에 수출 기업들은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거나 경쟁전략을 다양하게 추구하기보다 물량을 밀어내면서 가격을 떨어뜨리는 치킨게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불황 때마다 거대 기업들의 파산이 빈발하게 일어납니다. 게다가 1997년 외환 위기를 겪은 경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상황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공포를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으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대거 분포되어 있는 나라의 경우,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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