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입문용 기기 DJI MINI2, 써보자 마자 후회한 이유는?

조회수 2021. 4. 20.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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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살 거라면 플라이모어 키트 살걸
처음 촬영용 드론을 본 건 MBC 예능국에서 카메라 보조로 일하던 때였다. 아빠어디가팀 카메라 감독님 한 분이 굉장히 들뜬 모습으로 자기 몸만 한 드론을 갖고 왔었다. 당시는 촬영용 드론이 이제 막 방송계에 진출했을 때라 나 역시도 들떴다. 그리고 처음 보는 드론의 비행. 이륙 시 들리는 굉음에 한번 놀라고, 공중에서 촬영한 동영상의 영상미에 두 번 놀랐다.

그때만 하더라도 촬영용 드론은 방송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장비였다. 조종하기도 매우 까다로웠으며 가격 역시 천정부지였다. 거기에 일반인이 굳이 공중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필요하지도 않으니 드론은 그렇게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이 드론은 하늘을 날게 해줍니다, DJI FPV

하지만 필자는 DJI FPV를 구매하지 않았다. 150만 원이라는 가격은 둘째치고, 조종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각종 조종 후기를 보아도 대부분의 조종사가 VR로 형성된 DJI 시뮬레이터로 다양한 훈련을 거친 후에서야 비로소 DJI FPV에 입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드론을 처음 접해보는 필자에게 알맞은 기체가 아니었다.

추가로 가격 역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드론은 언제 어떻게 고장이 나거나 분실(!)이 될지 모른다. 숙련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DJI FPV는 입문하기 위한 드론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드론 구매 시 고려해야 할 무게, 그리고 자격증

그래서 드론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드론 구매 시 중점적으로 고민한 건 무게와 화질, 그리고 안정성이었다. 드론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고려사항에 화질과 안정성은 공감할 수 있지만, 무게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드론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무게다.

드론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국내 드론 자격증 역시 개편이 시작되었으며 그 첫 시작은 드론 조정 자격이었다. 2021년 3월 1일 자로 개정된 드론 자격증은 총 4종(4급)까지 있으며 4종을 획득할 시 250g 초과 2kg 이하까지 조종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대부분의 드론은 250g을 초과하니 드론 비행을 위해서는 드론 자격증 취득이 필요하다.

물론 달리 말하면 250g 이하의 드론은 비행 시 자격증이 없어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250g이라는 무게 제한을 공략하기 위해 248g으로 출시된 드론이나 완구형으로 출시된 드론은 굳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드론은 무턱대고 날리다 보면 벌금을 물기 일쑤인 기기다. 비행허가, 촬영허가를 비롯해 생각보다 많은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격증 취득을 권장한다. 특히 4종은 온라인 강의를 수강 후 온라인 시험을 통해 취득이 가능해 비교적 쉽게 딸 수 있는 자격증이다.

드론 자격증 4종은 크게 무인멀티콥터, 무인헬리콥터, 무인비행기가 있는데 드론 비행을 위해선 무인멀티콥터 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하지만 3종 모두 시험이 유사하여 시간만 있다면 3종 모두를 취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21년 4월 1일부로 시험 홈페이지가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사이버 연수원에서 취득할 수 있었던 4월 1일 이전과 달리 현재는 항공 교육 훈련 포털에서만 교육을 수강할 수 있으며, 현재 수강 신청 인원이 많아 원활한 수강이 어렵다.

250g 이하에 안정성과 화질을 잡을 수 있는 드론?

고로 일반인(자격증 미취득 상태)이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선 250g 이하 드론을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그 다음 고려해야할 건 안정성이다. 드론은 조종기를 통해 비행을 하는 기체다. 조종기와 기체는 무선 통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무선 통신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고가형의 드론은 통신 상태가 불안정할 경우 자동으로 통신 범위 내로 돌아오는 기능이 있지만, 이러한 기능이 없는 드론은 통신 상태가 불안하면 그대로 추락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화질 역시 중요하다. 취미형 드론을 레이싱처럼 즐기려는 조종사가 아니라면 드론 화질은 매우 중요하다. 공중에서 촬영하기 위해 구매하는 드론이니만큼, 적어도 4K 해상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문적으로 영상편집을 하고있진 않지만, 8K 동영상이 나오는 시대에 4K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여기며, 추가로 4K 촬영은 유튜브에서 흔히 보는 1080P 화질로 편집 시 다양한 소스를 확보할 수 있어 유용하다.

DJI 미니 2, 입문하기에 가장 적합한 드론

모든 고려사항을 종합해보았을 때 추려진 건 DJI의 미니 2였다. 작년 말 DJI 매빅 미니의 후속작으로 출시된 DJI 미니 2는 우선 249g의 초경량 드론이라는 점에서 합격이었다. 250g 이하의 무게이기 때문에 별도의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아 일반인도 구매 후 바로 조종이 가능하다. 또한 이전 DJI 매빅 미니 모델과 달리 4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며, 추가로 오큐싱크(OcuSync) 1.0에서 2.0으로 업데이트된 동영상 전송 시스템도 안정성 면에서 발전하였다.

DJI 미니 2는 현재 DJI 공식홈페이지에서 플라이 모어 콤보만 구매할 수 있으며, 필자는 국내 유통사인 제이씨현시스템에 재고가 남아 있어 구매할 수 있었다.
DJI 미니 2는 접이식으로 접었을 때 크기가 138 * 81 * 58 (mm)로 매우 작다. 아이폰12 Pro Max의 크기가 160.8 * 78.1 * 7.4 (mm)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DJI 미니 2는 휴대성이 매우 높은 걸 확인할 수 있다.
조종기는 오큐싱크 2.0을 지원하며 10~40도까지의 온도에서 작동이 가능하다. 조종기의 하단에는 조이스틱 보관부분이 있어 평상시에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조이스틱을 보관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아이폰의 8핀 케이블을 지원하는데, C타입과 Micro USB(B타입) 역시 지원하기 때문에 기기에 맞추어 사용하면 된다.
DJI 미니 2를 모두 펼치고 나면 프로펠러 포함 245 * 289 * 56 (mm)가 되며 프로펠러 가드 장착 시 조금 더 큰 모습을 보인다. 최대 실용 상승 한계 고도는 해발 4000m까지 지원하며, 장애물과 간섭이 없을 경우 조종기와의 거리가 최대 10km도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규제 상 드론은 장소에 따라 규제 고도가 정해져있고, 시계비행을 준수해야하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기체는 3축(틸트, 롤, 팬) 전동식 짐벌을 사용하며 카메라는 4K 30fps까지 지원하며, 센서는 1/2.3" CMOS와 유효 픽셀은 12MP로 선명하고 높은 화질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줌 역시 4K 2배, 2.7K 3배, FHD 4배 등이 가능하며 최대 30분 가량을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장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도운다.
드론은 강풍이 불 경우 비행을 권장하지 않는다. DJI 미니 2는 보퍼트 풍력 5등급(29~38km/h) 저항을 지원하는데, 보퍼트 풍력 5등급은 작은 나무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강풍이기 때문에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비행을 추천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비행이 숙달되었다면 DJI Fly 어플을 통해 다양한 비행 프로그래밍을 사용해볼 수도 있다. 드론 프로그래밍으로는 점점 멀어지며 촬영하는 드로니, 빠르게 회전하며 상승하는 헬릭스, 빠르게 수직상승하는 로켓, 피사체를 포커싱하여 돌며 비행하는 써클 등이 있다.

그 외의 기능으로는 스마트 리턴 투 홈, 자동 이륙, 정밀 호버링이 있어 DJI 미니 2는 처음 드론을 접한 조종사에게도 손쉬운 비행 및 촬영을 돕는다.

비행허가지역과 촬영허가지역

출처: 출처 : 와우드로 비행지도
이제 실제 비행만 남았다. 하지만 실제 비행에 앞서 비행규제지역과 촬영허가지역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 점은 드론을 날리기 위해서 필수로 알아야 하는 사항이며 이 사항을 찾아보는 김에 4종을 취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드론은 아무 곳에서나 비행할 수 있는 기체가 아니다. 최대 고도도 높을 뿐더러 무턱대고 날리다가는 인명 피해, 재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행규제지역은 와우드로 비행지도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는데, 비행지도에는 크게 비행금지구역(비행장 주변 관제권, 휴전선 등)과 비행제한구역 등으로 나뉘며 지도 상에서 표시가 되지 않은 구역에서는 비행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드론을 통해 촬영을 한다면 촬영 허가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휴전국가로 영토 내 다양한 군시설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드론원스탑을 통해 항공사진 촬영 신청을 하면 관할 군부대에서 검토 후 승인이 떨어진다.

즉 비행 허가는 장소에 따라서, 촬영 허가는 필수다. 하지만 드론 조종사 대부분이 촬영 허가를 받는 김에 비행 허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 드론이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행 시 민원을 받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그리고 민원 단속을 올 수 있는데, 이 때 상당수의 담당자가 비행 허가에 대한 개념을 모르기 때문이다.

DJI 매빅 미니 2, 실제 비행 이후 후회한 이유

모든 절차를 마치고, 실제로 사유지에서 드론 촬영을 해보았다. 실제 드론 촬영을 해보니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아직까지 기체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나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인지 드론을 최대 고도까지 상승시킬 수 있는 자신감이 없었으며, 혹여나 추락하진 않을까 걱정도 앞섰다. 하지만 여러차례 드론을 비행해본 결과, 선명한 해상도와 안정적인 비행, 그리고 손쉬운 조작까지 더해져 DJI 미니 2를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커졌다.
하지만 모든 비행을 마친 후에는 DJI 매빅 미니 2를 산 걸 후회했다. 정확히는 DJI 매빅 미니 2 플라이 모어 콤보를 사지 않은 걸 후회했다. DJI 매빅 미니 2와 플라이 모어 콤보의 차이는 단품과 세트 정도로 보면 된다. 물론 DJI 미니 2만 구매하여도 비행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실제 비행을 해보니 여분의 배터리는 필수이며, 프로펠러 홀더 역시 꼭 필요하였다.

앞으로 꾸준히 드론 촬영을 할 예정이니, DJI 매빅 미니 2 플라이 모어 콤보를 사는 게 오히려 나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경험해보기 전까진 모를 일이었으니 말이다.

취미생활로 가지기 충분한 드론, 제값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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