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에서 헤드폰 소리가 난다, 확장된 공간감 젠하이저 IE300

조회수 2021. 3. 16. 12: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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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 IE300
모든 취미에는 장비병이 있기 마련이다.

취미에서 얻어지는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많은 이들은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한다.

음감에서도 장비병은 남일이 아니다. 음악을 즐기려는 순수한 목적으로 시작 했어도 언젠가 더 나은 소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 음감이다.

누구도 알 수 없는 그 끝에서 자신만의 소리를 찾았을지, 아니면 모든 걸 포기하고 내려 놓을지는 스스로 결정할 일인데 여기 그 끝에 도움이 될 만한 제품이 있어 소개해 볼까 한다.

이어폰으로 시작한 음감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줄 젠하이저의 IE300이 바로 그 제품이다.
■ 세상이 변했다. 젠하이저가 내놓은 답
말 그대로 세상이 변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던 오디오 브랜드 보다 더 나은 소리를 들려주는 신생 브랜드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OEM 중심으로 기술력을 쌓아 왔던 차이나 브랜드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데 일부 플래그쉽 모델에나 적용되던 다중 BA와 다이나믹의 하이브리드 구조까지 예전보다 훨씬 저렴해진 것도 다 차이나 브랜드 덕분이다.

거기다 소리에 대한 경험 차이도 크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은 평가를 받기도 해 기성 브랜드의 전통적인 라인업 구성과 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 시장 니즈에 젠하이저가 내놓은 답이 바로 IE300이다.
IE300이 주목 받는 이유는 젠하이저를 대표하는 플래그쉽 이어폰 IE800(S포함)과 동일한 드라이버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출고가 120만원 대였던 IE800의 드라이버를 1/3 가격인 IE300에도 적용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고 IE300 소리가 IE800이나 IE800S과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드라이버가 같은 만큼 기본적인 성향은 비슷할 수 밖에 없다.

음색에 대한 특성은 유닛 디자인 자체가 다르기에 다른 성향이 나타나겠지만 IE800 시리즈와는 다른 방향으로 그들이 원하는 소리를 실현하게 만들었다고 하니 젠하이저의 소리를 좋아한다면 분명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커스텀 케이블에 대한 사용자 취향을 반영할 수 있으면서 현 디자인이 가진 착용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탈착형 케이블을 채택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음감에 대한 만족도는 드라이버와 그 소리를 튜닝 한 결과물에 좌우되지만 케이블의 재질과 특성에 따라 사용자 취향을 반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커스텀 케이블 시장도 커지고 있고 MMCX 같은 단자들이 대중화 되고 있는 추세다.

다만, IE300의 MMCX 단자는 몰딩 구조로 인해 애프터 마켓 시장의 표준 MMCX 케이블과는 호환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젠하이저는 2.5나 4.4 밸런스드 케이블을 판매한다고 소개하고 있으나 아직 판매가 시작되진 않았다.
■ 젠하이저 IE300의 착용감
젠하이저 IE300은 이런 류의 이어폰 중에선 착용감이 좋은 편이다. MMCX 단자의 장점인 회전에 대한 자유로움 덕분에 케이블의 이어가이드 부분을 귀에 걸고 유닛을 귀에 밀어 넣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런 방식이 아닌 2핀 단자는 이어가드와 유닛 방향이 매번 틀어지기 때문에 방향 조절에 약간의 수고로움이 발생한다. 케이블도 어느 정도 유연한 연선 계열이라 착용시 걸리적 거림도 덜한 편이다.
이어팁은 실리콘과 폼 소재가 대중소 사이즈로 각각 제공된다. 착용시 편리함은 실리콘이 더 나은 편이지만 폼 팁을 사용하면 튀는 소리는 잡아주는 효과가 있어 많은 이들이 폼 팁을 선호하고 있다.

실리콘과 폼 팁 안쪽에는 필터 역할을 하는 얇은 스폰지 망이 들어 있는데 IE300의 음색을 잡기 위해 넣어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튜닝은 중 고음 영역을 다듬기 위해 주로 활용된다.

전반적인 착용감은 좋은 편에 속하지만 IE800 시리즈 같이 귀에 바로 꽂는 일반적인 방식 보다는 불편한 건 사실인데 그래도 필자가 오래 동안 사용해 온 트리플파이 보다는 하늘과 땅 차이일 만큼 편해졌다.
■ 이어폰에서 헤드폰의 소리가...
이어폰에서 공간감은 사치다. 구조적으로도 헤드폰과 같은 넓은 스테이징과 공간감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이어폰이다.

그런대도 젠하이저의 IE300은 마치 헤드폰을 쓰고 있는 듯한 소리가 난다. 엄밀히 따지면 일반적인 밀폐형 헤드폰 수준의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데 나름 소리 좋다고 알려진 이어폰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서 IE300을 청음해 보면 첫 느낌에 많이 당황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헤드폰을 주로 들어 왔던 사람들에겐 신기할 것도 없는 느낌이지만 기존 이어폰들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느낌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ting의 Shape of My Heart를 예로 들면 선명한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이 중심에 있으면서 좌우로 은은한 잔향이 느껴지고 보컬은 그 어느 것에 묻히는 것 없이 아주 명료하게 들린다. 중간 중간 나오는 코러스도 좌우와 중심까지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청취자로 하여금 존재감을 놓치지 않게 들려준다.

귀멸의 칼날 주제곡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 보컬만 잘 느껴지는 그런 이어폰과는 다르다. 좌우에서 들려지는 모든 것의 존재감이 확실하다. 해상력이 높아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IE300만이 가진 특별함 인 듯 하다.

음색적인 성향은 V자형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저음양도 상당하고 타격감도 꽤 좋다. 그렇다고 부밍 같은 느낌은 거의 없고 어느 하나 묻히는 소리가 없어 저음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다. 고음도 저음 만큼이나 꽤 매력적이다.

보컬에 거친 느낌도 있고 약간 쏘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거부감이 느껴지는 한계 선까지 가지 않은 수준으로 억제된 느낌이라 단단한 저음과 보컬 중심의 음악을 듣기에 매우 좋다.

참고로, 필자는 LG V60 ThinQ에서 UAPP로 Tidal 음원을 플레이 했다.
■ 변해야 산다, 젠하이저 IE300
IE300은 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주류였던 기성 브랜드가 변화의 흐름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그 흐름을 선도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지만 그래도 변화를 받아 들였다는 것 만으로도 칭찬할 만 하다.

젠하이저의 노력이 담긴 IE300은 그들의 저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40만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대가 여전히 부담이긴 하지만 누가 들어도 괜찮은 소리로 평가 받을 만큼 매력적인 소리였다.

IE800 계열을 직접 들어보지는 못했으나 그에 못지 않은 소리라는 평가들이 꽤 많다. 어차피 같은 드라이버로 만들었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말이다. 어째거나 30~40만원대로 이어폰 음감에 신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젠하이저의 IE300을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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