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나라/케이벤치

코로나19(COVID-19) 전세계 확산으로 여행 및 야외 활동이 줄어든 가운데 고프로(GoPro)가 새로운 액션캠 '히어로9 블랙(HERO9 Black)'을 출시했다.

지난 해 출시한 히어로8 블랙에서 모듈 방식을 도입하면서 일반 액션캠을 넘어 브이로그 시장을 겨냥했던 고프로는 올해 발표한 히어로9 블랙에서 한층 더 개선된 디자인과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고프로 구독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신제품 판매 가격까지 할인하는 프로모션과 필수 액세서리가 포함된 번들 패키지등을 선보이면서 히어로9 블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프로는 히어로9 블랙을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플라스틱 패키지 대신 재사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 기존 고프로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는 구매 전 제품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개봉 후에는 별로 쓸모도 없고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쓰레기로 전락하기 쉬웠다.

그러나 새로운 제품 패키지는 카메라 본체는 물론 모든 부속품이 휴대와 보관이 편한 튼튼한 케이스에 담겨 제공된다. 케이스 안에 들어간 제품 보호용 플라스틱 가드 역시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들었다.

제품 구성품으로는 카메라 본체와 충전용 배터리, 곡면 부착 마운트, 장착 버클, USB 타입 C 케이블, 고프로 마운트용 나비 나사, 카메라 케이스, 그리고 다국어 안전 가이드와 빠른 설치 가이드, 고프로 구독 안내서 등이 들어간다.

히어로9 번들의 경우 여기에 물에서 뜨는 플로팅 핸드 그립과 자석식 회전 클립, 추가 배터리, 32GB 마이크로SD 카드가 포함된다.

국내 출시 가격은 공홈 기준으로 히어로9 블랙 단품이 59만8천원, 히어로9 블랙 번들 패키지는 67만8천원이다. 그러나 1년에 5만5천원을 내는 고프로 플러스(GoPro+) 구독자들에게는 히어로9 블랙이 47만8천원, 번들 패키지는 55만8천원에 판매된다.

무제한 클라우드 저장소와 고프로 공홈에서 최대 50% 할인(연간 최대 10개 품목), 동일 모델에 한해 1년에 최대 2번 카메라 완전 교체 서비스 등이 포함된 고프로 연간 구독 비용을 빼고도 할인 금액이 크기 때문에 구독 가입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좀더 유리하다. 다만 국내에서는 카메라 교체 서비스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

고프로 히어로9 블랙은 이전 모델에서 스펙과 디자인이 업그레이드 된 모델이 맞지만 필자 생각에 히어로9 블랙 개발에 영향을 준 제품은 경쟁사 DJI의 오즈모 액션(OSMO Action)이 아닐까 싶다.

한때 드론 제조사와 거기에 장착 가능한 액션캠 제조사로 가까웠던 두 회사는 DJI가 카메라와 짐벌을 자체 제작하고 고프로가 드론을 만들면서 경쟁 관계로 돌아섰는데, 고프로 드론이 실패한 반면 DJI 액션캠은 기계식 짐벌이 들어간 오즈모 포켓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고프로 액션캠과 닮은 오즈모 액션도 전면 디스플레이 셀피 촬영과 더 커진 후면 터치스크린, 그리고 카메라 렌즈 커버 등 고프로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했다.

물론 DJI는 고프로가 히어로8 블랙에 접이식 마운트 핑거와 모듈 액세서리를 들고 나올 줄 몰랐고, 고프로는 DJI가 전면 컬러 스크린을 넣을 거라 생각 못했을테니 작년 두 회사의 신제품은 정면 대결은 아니었다.

미디어 모듈과 디스플레이 모듈로 브이로그 환경과 셀피 촬영을 나름 대비했던 고프로였지만 값비싼 별도의 액세서리를 구매하는 것과 본체에 전면 컬러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것은 편의성과 휴대성, 그리고 비용 측면에서 차이가 컸다.

양쪽이 서로 가진 패를 확인한 다음 올해 출시된 고프로 히어로9 블랙은 무엇보다 먼저 DJI 오즈모 액션의 장점 전면 컬러 스크린과 더 커진 후면 터치스크린을 가져왔다. 오즈모 액션과 똑같이 실시간 미리보기가 가능한 1.4인치 전면 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은 물론, 후면 터치스크린은 히어로8 블랙보다 16% 더 커진 2.27인치로 오즈모 액션에 사용된 2.25인치 디스플레이보다 미세하게 크다.

이전 모델(히어로8 블랙)과 비교하면 크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이 때문에 기존 미디어 모듈도 호환되지 않아 새로 출시하게 됐으니, 호환성 유지보다 경쟁 제품 스펙을 타겟으로 한 변경이라고 생각된다.

히어로9 블랙의 전면 1.4인치 컬러스크린은 오즈모 액션처럼 꽉 찬 화면과 촬영 비율에 맞춘 화면을 표시할 수 있으며, 기존 상태 표시창에 보여지던 촬영 정보는 화면 모서리에 나타나고 세로 모드에 맞춰 회전한다. 카메라 장면 빼고 상태 표시창만 나타나는 옵션도 제공된다.

나중에 출시된 제품 답게 개선된 점도 있다. 오즈모 액션의 경우 전면과 후면 둘중 하나의 디스플레이만 켤 수 있기 때문에 측면에 달린 QS(Quick Switch)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전환해야 했으나, 히어로9 블랙은 전후면 디스플레이를 동시 출력이 가능하다.

따라서 촬영 도중 표시 화면 변경으로 인한 지연 시간 없이 전후면 전환이 가능하고 촬영자와 모델이 동시에 화면을 보면서 촬영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오즈모 액션은 고프로 액션캠 기본 배터리(1,220mAh)보다 약간 늘어난 1,300mAh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했는데, 히어로9 블랙은 기존보다 41% 증가한 1,720mAh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다. 고프로 자체 테스트에서는 1080p 60fps 촬영 기준으로 이전 모델보다 배터리 수명이 30% 늘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기존 고프로 사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1,220mAh 추가 배터리나 전용 충전기와 맞지 않으므로 배터리 관련 액세서리를 새로 사야하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 만큼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다면 히어로9 블랙 기준으로 여분의 배터리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그 밖에 히어로8 블랙에서 빠져서 아쉬웠던 교체용 렌즈 지원 기능이 돌아왔다. 단순히 렌즈 커버만 교체하는게 아니라 히어로9 블랙과 함께 새로 출시되는 'Max 렌즈 모듈(별매)'을 장착하면 Max HyperSmooth로 최대 2.7K60 동영상 안정화 및 초광각 155도 FOV 촬영을 지원한다.

오즈모 액션은 렌즈 커버가 매우 단단하게 고정되어 손으로는 분리하기 어렵고 금속 재질이라 본체 발열이 전달되어 장시간 촬영 후 커버를 만지기 힘들었는데, 히어로9 블랙은 플라스틱 재질에 내부 고정 클립이 달려있어 오즈모 액션과 비교해 쉽게 분리되고 발열 걱정도 없다.

기존 히어로8 블랙은 최대 1,200만 화소 사진 촬영이 가능했지만 새로 발표된 히어로9 블랙은 슈퍼포토(SuperPhoto) 기능을 통해 2,000만 화소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며, 5K 비디오에서 사진 가져오기 기능으로도 이전 모델보다 높은 1,470만 화소 스틸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히어로9 블랙은 배터리 용량을 이전 모델보다 약 41% 늘린 새로운 1,720mAh 배터리팩을 사용한다. 여기에 보드 디자인 재설계로 배터리 소모 부담을 줄여 고프로 자체 테스트 결과 1080p 60fps 촬영 기준으로 배터리 수명을 30% 늘렸다고 밝히고 있다.

보드나라 테스트에서는 5K 촬영 가능한 제품을 굳이 1080p 모드로 낮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히어로9 블랙 스펙에 맞게 5K 30fps 모드에서 배터리 시간을 측정했다. 전후면 듀얼 스크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늘어날까 걱정했지만 촬영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화면이 꺼지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5K 30fps 촬영 1시간 뒤 화면을 터치해서 남은 배터리 용량을 살펴보니 약 35% 가량으로 표시됐다. 이 정도면 따로 추가 배터리팩을 쓰지 않고도 1시간 이상 충분히 촬영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1시간 동안 촬영한 뒤 열화상 카메라로 온도를 측정해보니 이전 모델과 크게 차이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 촬영 중 사용자가 만지게 되는 터치스크린이나 커버, 버튼, 렌즈 등에 발열이 집중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경쟁 제품인 오즈모 액션은 렌즈 커버와 그 아래 배기구 쪽에 발열이 집중되어 장시간 촬영시 온도 때문에 렌즈를 교체하기 어려운데, 히어로9 블랙은 교체용 렌즈로 발열이 넘어가지 않으므로 문제 없다.

이번 리뷰에서는 필자가 관심있던 히어로9 블랙의 새로운 동영상 기능만 집중적으로 살펴봤지만 이 외에도 1080p FHD 캡처를 지원하는 '웹캠 모드', 스마트폰을 거치지 않고도 가능한 '라이브 스트림', 다양한 모듈 지원 등도 포함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보드나라의 이전 기사 '5K 영상과 전면 LCD 그리고 Max 렌즈 모듈 지원, 고프로 히어로9 블랙 발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고프로 히어로9 블랙의 국내 출시 가격은 59만8천원(449.99달러). 히어로8 블랙 국내 출시 가격이 51만8천원(399.99달러)이었으니 성능 향상과 함께 기존 모델보다 가격이 비싸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프로(GoPro) 1년 구독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할인된 가격인 47만8천원(349.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고프로 구독 프로그램은 무제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고프로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마운트 및 액세서리 최대 50% 할인, 향상된 라이브 스트리밍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해외에서는 카메라 파손시 1년에 최대 2대까지 교체해주는 서비스가 포함되지만 한국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으므로 일단은 고프로 액세서리를 많이 사용하거나 라이브 스트리밍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하다.

사실 고프로 1년 구독 비용은 55,000원이니 그냥 히어로9 블랙 단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고프로 구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비용을 절약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