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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수입차와의 경계가 사라진다

신형 K5 같은 차가 나오면서 이젠 국산차와 수입차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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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의 승자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걸어간 거북이다. 요즘 국산차를 보면 거북이가 떠오른다. 한국은 자동차 산업에 늦게 뛰어들어 앞서가는 해외 업체와 격차가 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놀랄 만큼 수준이 높아졌다. 거북이가 토끼를 따라잡듯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고, 어떤 분야는 역전했다.

국산차도 해외에 나가면 현지에서는 엄연한 수입차다. NBA 올스타 블레이크 그리핀이 등장하는 기아차 K5 미국 시장 광고 (2014년)

출처기아자동차

국산차와 수입차는 늘 비교 대상이 되지만 그동안은 사실 대등한 비교가 아니었다. 동급이라도 국산차를 한 단계 낮은 차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제대로 된 비교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입차는 해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같은 급이라고 해도 국산차보다 가격이 비싸다. 같은 대중차인데도 가격이 높다 보니 한 단계 윗급으로 여겨졌다. 해외 시장에서 동급으로 취급받는 차가 국내에 들어오면 등급이 높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캠리, 어코드, 알티마는 미국 시장에서 K5, 쏘나타와 동급 중형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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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와 수입차는 별개로 여기는 시장의 분위기도 제대로 된 비교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해외 시장에서는 동급인데도 국내 시판 가격에 차이가 나고, 또 대중 브랜드의 수입차도 대부분 고급차라고 내세우며 국산차와 거리를 두니, 한데 섞여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해외 시장에서는 치열하게 부대끼며 경쟁하는 관계인데, 국내에서는 우리가 언제 그런 사이였냐는 듯 남남으로 여긴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차이가 점차 줄어들어 이젠 한데 섞일 법도 한데, 둘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멀었다.

3세대 K5가 12월 12일 공식 출시됐다

좁힐 수 없을 듯하던 국산차와 수입차의 거리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좁혀지고 있다. 수입차가 내려왔다기보다는 국산차가 치고 올라가서다. 디자인과 성능, 품질, 완성도 등 여러 분야에서 국산차의 수준이 괄목할 만큼 높아졌다. 예로부터 국산차는 실내 공간 여유나 가격 대비 편의장비에서 수입차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전부터 인정받던 장점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향상이 이뤄지니 경쟁력이 높아졌다.

신형 3세대 K5는 각종 업그레이드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얹고 있다

국산차의 가격이 오르고 수입차가 공격적인 판매 경쟁을 벌이면서 둘 사이의 가격 차이도 많이 줄어들었다. 과거 국산차의 가격 인상에 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수준에 비추어 적절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알맹이는 없으면서 가격만 수입차에 가까워지면 부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처럼 동급 수입차 대비 확연하게 나은 장비들을 기본 장착하는 등 국산차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이젠 국산차와 수입차가 대등한 관계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K5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만든 1세대 모델

출처기아자동차

국산차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차로 최근에 나온 기아자동차 3세대 K5를 꼽을 수 있다. 기아차 디자인 혁신 작업과 맞물려 2010년에 나온 1세대 K5는 디자인에 강점을 보인 중형 세단이다. 이번에 나온 3세대 K5 역시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가 뛰어나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세대의 디자인 정체성을 이은 2, 3세대 K5
출처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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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는 태생부터 여느 국산차와 달랐다. 그동안의 국산차 중에서는 독보적이라 할 만큼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고, 대중차면서도 패밀리룩을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족용 세단이지만 스포츠 세단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역동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다. 세대교체를 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보다는 정체성을 유지해 K5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완성해냈다. 이런 전략은 주로 유럽의 고급차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식이다. 대중차의 틀을 넘어서고자 하는 기아차의 전략이 K5에 담겨 있다.

신형 K5 역시 파격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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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만으로도 K5는 이미 수입차와 대등한 경지에 올라섰고, 보기에 따라 수입차보다 더 나은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국산차라는 인식만 없다면 오히려 수입차로 여길 정도로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만 좋다고 수입차와 대등한 관계라고는 할 수는 없다. 품질과 완성도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최신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할 뿐만 아니라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고급스럽게 다듬은 신형 K5의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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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이기도 하고, 다른 브랜드 차와 차별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특히 무난한 수준에 맞춰온 대중 브랜드는 고급화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역량 있는 몇몇 대중 브랜드는 대중차 수준에서 벗어나 준프리미엄급으로 수준 향상을 꾀하고 있으며, 그러한 노력의 결과는 3세대 K5를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신형 K5는 소재의 품질이나 감성이 이전 세대보다 한층 고급스럽다. 대중차 단계는 이미 넘어섰고, 동급 수입차보다도 우수한 면이 많다.

신형 K5의 NFC 스마트키 / 원격 주차 보조 / 공기 정화 시스템 / 테마형 풀 컬러 디스플레이
출처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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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중형 세단의 첨단기술이나 편의장비 수준은 이미 높아진 지 오래다. 3세대 K5는 최신 모델인 만큼 더욱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각종 운전자 보조 장치와 LED 헤드램프, 풀 컬러 디스플레이 계기판, 전자식 변속 다이얼 등 요즘 트렌드에 맞는 기능을 풍부하게 갖췄다. 또한 음식인식 차량 제어 시스템이나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 공기청정 시스템, 카투홈, 디지털 키, 빌트인 캠,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 동급을 뛰어넘는 장비도 많다. 기본에도 충실해 차세대 플랫폼으로 뼈대를 바꾸고 NVH 성능을 개선했다. 가솔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LPi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도 K5의 강점이다.

국산차는 수입차보다 첨단 장비의 도입 속도가 빠르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결정적인 증거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국산차도 동급 수입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오히려 더 좋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국산차가 강세를 보이는 준중형~준대형급 세단 분야에서는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못하다는 편견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전문가들의 평가나 비교를 보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좋은 반응이나 결과가 정말 많아졌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차이를 굳이 따지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그동안 국산차와 수입차가 별개라는 인식이 강했고, 동급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았다. 국산차든 수입차든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이 이뤄져야 구매자가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미국 시장만 봐도 국산차 수입차 구분 없이 하나가 되어 차별 없는 경쟁이 이뤄진다.

K5 같은 국산차가 계속해서 나온다면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는 사라질 것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구분 없이 ‘자동차’라는 하나의 관점에서 공평한 경쟁이 이뤄지려면 앞으로도 K5 같은 경쟁력 있는 국산차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임유신(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K-PLAZA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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