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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모하비에 쓰인 최신 기술들

플래그십 SUV라면 가져야 할 국내 최초와 최고의 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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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동차 브랜드라도 플래그십 모델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한 브랜드를 대표하기에 강렬한 존재감은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는 라인업을 대표하는 플래그십다운 크기와 웅장한 외장 디자인, 넓은 실내가 주는 안락함과 탑승자가 실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내장재의 고급스러움 등이 포함된다. 동급 시장을 이끄는 기술적인 우수성도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 혹은 국내 최초 등 동급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기술 등이 어우러질 때 모든 면에서 앞서는 플래그십다운 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단순히 크고 비싸다고 해서 플래그십이 되기는 힘들다.

모하비는 기아자동차 SUV 라인업의 플래그십이자 맏형이다. 최근에 나온 신형 모하비는 상품성 개선 모델임에도 겉모습과 실내를 먼저 나온 K7 프리미어처럼 신차 수준으로 바꿨다. 기술적인 부분도 주목할 만한데, 국내 유일의 독보적인 파워트레인은 계승하면서 트렌드에 걸맞은 각종 첨단 장비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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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모하비, 즉 모하비 더 마스터의 엔진과 변속기는 2016년 초에 출시했던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그것을 이어받았다. 국산 SUV 유일의 V6 3.0L 디젤 엔진은 당시 강화된 유로6C 배출가스 기준에 맞춰 요소수를 이용한 선택적 환원 촉매(SCR)가 들어가면서 엔진 코드명이 S2가 되었다. 최고출력은 260마력/3,800rpm이며 최대토크 57.1kg·m는 1,500~3,000rpm에서 고르고 넓게 나온다. 대배기량 고출력 엔진 특유의 뿌듯하고 여유로운 가속이 가능한 이유다. 5인승 4WD 20인치 타이어 기준 공차중량 2,250kg은 동급과 비교해 100kg 정도 무거운 수준이지만, 다른 차들의 디젤 엔진이 모두 4기통 2.0~2.2L라는 점을 생각하면 별다른 핸디캡은 아니다.

오히려 대배기량 V6 디젤 엔진의 넉넉한 힘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디젤 SUV 중에서 가장 빠른 8.7초다. 더욱이나 실제 도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시속 80km에서 12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5.7초다. 이를테면 고속도로에서 느리게 가는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하는 데 5.7초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최소한 7초 이상 10초 가까이 걸리는 동급 디젤 SUV는 물론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얹은 SUV와 비교해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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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빠른 것, 그중에서도 최고속도가 높은 것은 플래그십 SUV에 그리 중요한 덕목은 아니다. SUV는 각진 형태와 높은 차체 등 구조적으로 고속 주행에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유 있고 풍요로운 가속 성능은 대형 SUV에서 중요하다. 엔진을 쥐어짜 뽑아낸 출력으로 간신히 속도를 높이는 것과 승차 정원과 짐을 가득 싣고도 여유롭게 달리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후륜구동을 바탕으로 한 V6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모하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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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장점은 국산차 최초로 4WD 로(Low) 기어가 포함된 2단 트랜스퍼 케이스와 다양한 노면에 대응이 가능한 터레인 모드를 함께 결합했다는 점이다. 터레인 모드는 ‘오프로드에서 전문가처럼’ 달릴 수 있도록 엔진의 출력과 트랜스미션의 변속 타이밍, 전자식 4WD의 앞뒤 동력 배분 비율, 트랙션 컨트롤의 작동 방식 등을 각각의 노면에 맞춰 복합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소형 SUV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셀토스에도 같은 기능이 들어가지만, 앞바퀴굴림을 기본으로 하는 셀토스 등 여느 SUV들과 후륜구동을 기본으로 한 모하비는 작동 방식이 다르다.

눈이 다져져 미끄러운 상태에서 사용하는 스노(Snow) 모드일 때를 생각해보자. 바퀴가 헛돌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 기본적인 구동 토크를 낮추는 것은 물론 출발할 때 갑자기 큰 힘이 바퀴에 가지 않도록 출력을 제어해야 한다. 여기에 변속기도 2단으로 출발하고 이후 가능한 한 빨리 기어를 올려 실제 바퀴에 걸리는 구동력을 줄여 타이어가 최대한 미끄러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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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바퀴로 동력을 나누는 AWD도 부드럽게 작동해야 하는데, 어느 한쪽으로 급격하게 동력이 전달되어 바퀴가 헛도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반면 노면 저항이 크고 소프트한 샌드 모드에서는 큰 구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엔진의 반응이 빨라지고 기어는 가능한 낮은 단수를 유지하며 AWD도 훨씬 적극적으로 동력을 나눠야 한다. 이때 기본 구조가 앞바퀴굴림인 차와 뒷바퀴굴림인 모하비는 동력 배분과 출력 조절에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 ‘터레인’이란 이름은 같지만 다른 기술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2단 트랜스퍼 케이스가 가진 4WD 로(Low) 기어와 리어 디퍼렌셜에 들어간 락킹 디퍼렌셜(LD) 덕에 모하비의 험로 주행성능은 어설픈 도심형 SUV들이 따라올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로 기어는 흔히 부변속기라고 불리는 것인데, 기존의 8단 변속기 뒤에 1/2단 기어로 구성된 변속기가 하나 더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평소 주행하는 4WD 하이(High)에서는 기어비 1.0의 2단으로 달린다. 반면 4WD 로(Low)를 선택하면 기어비가 2.717의 1단 기어에 넣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결국 같은 엔진 회전수에서 차의 속도는 1/2.717이 되고 엔진에서 나와 바퀴로 전달되는 토크는 2.717배로 커진다. 더 커진 힘으로 천천히 달리면서 험한 바위도 타고 넘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락킹 디퍼렌셜(LD)이 조합되면 뒤쪽 좌우 바퀴의 회전 차이가 생길 때 말 그대로 디퍼렌셜 기어를 잠궈 같은 속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해외의 유명한 오프로드 전문 SUV들이 4WD 로(Low) 기어와 락킹 디퍼렌셜(LD)를 갖추는 것은 전자장비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험로를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이기 때문이다.

이번 모하비에서 달라진 안팎만큼이나 큰 변화는 좋아진 조종성과 승차감, 그중에서도 뒷좌석의 안락함을 꼽을 수 있다. 조향 시스템이 유압식에서 R-MDPS로 바뀌면서 피니언 기어를 움직이는 데 훨씬 정밀한 제어가 가능한 벨트 타입을 쓴 것은 물론이고 구형 모하비보다 조향 기어비도 커졌다. 덕분에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차의 움직임이 빨라졌고, 주차할 때에도 더 손쉽고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운전대로 직접 전달되는 노면 진동도 줄어 승차감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스프링이 줄었다가 늘어날 때 잡아주는 댐퍼에 차세대 밸브 시스템을 사용하고, 스프링이 늘어나는 거리인 스트로크도 늘려 여러 번 출렁이지 않도록 했다. 특히 뒤쪽 댐퍼는 옆에서 봤을 때 앞쪽으로 기울어진 정도를 7도 정도 세우고, 정면에서 봤을 때도 더 수직으로 선 상태로 고정할 수 있도록 위치를 조절했다. 덕분에 뒷바퀴로 오는 충격은 물론 달리면서 느낄 수 있는 진동도 줄어 훨씬 고급스러운 차가 되었다.

모하비 같은 프레임 바디(바디 온 프레임) 타입의 차는 사다리꼴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고 연결되는 부분 8군데를 볼트로 고정한다. 이때 보디와 프레임 사이에 보디 마운트 부싱이 들어가는데, 이 부품의 재질과 특성에 따라 노면의 충격은 물론 휠의 움직임이 운전자와 탑승자의 엉덩이에 전달되는 정도가 달라진다. 충격 흡수를 위해 재질을 너무 부드러운 것으로 끼울 경우 노면과 연결된 바퀴가 달린 프레임과 사람이 타고 있는 보디가 따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지나치게 단단한 것을 끼우면 충격이 그대로 전달되어 승차감이 나빠진다. 신형 모하비는 이 마운트 부싱을 바꿔 좌우 흔들림과 요 방향의 흔들림에서 프레임과 바디가 거의 함께 움직이도록 개선했다. 덕분에 험로에서의 뒷좌석 승차감이 크게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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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커진 앞 브레이크 사이즈로 더 짧아진 제동거리를 비롯해 동급에서 가장 접지면적이 넓은 새로운 20인치 타이어(265/50 R20), 내비게이션 기반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아자동차 RV 중에서는 처음으로 적용된 윈드실드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수없이 많은 장비들이 더해졌다. 개별적으로 보면 다른 차에 있거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에 힘을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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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모하비를 타보면 기아차가 얼마나 많은 물량과 기술을 이 차에 투입했는지 느낄 수 있다. 처음 나올 때도 그랬지만 지금의 모하비 더 마스터도 여전히 기아차 SUV를 대표하는 이 시대의 플래그십다운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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