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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은하수 그리고 모하비에 관한 10가지 이야기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찾아 떠난 SUV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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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별 보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어릴 때 별이 잘 보이는 시골에서 지낼 땐 별빛 가득한 밤하늘의 풍경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는데, 대학생이 되고 도시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밤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광해(光害)에 가려 혼탁한 빛을 내는 몇 개의 별만 만날 수 있을 뿐이었죠. 그래서 내 차가 생긴 뒤로는 일부러 밤하늘을 보기 위해 한적한 곳을 찾아가는 드라이브를 종종 하곤 했습니다.

언젠가 그런 드라이브에 ‘모하비를 타고 떠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당한 체구에 튼튼한 골격, 넘치는 힘까지 갖춘 모하비는 내가 밤하늘을 보기 위해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데려다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 소원이 이뤄져 모하비와 화천 조경철 천문대에 다녀오게 됐습니다. 오늘은 별, 은하수 그리고 모하비에 대한 시시콜콜한 10가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1 천문대로 가는 험난한 길

밤하늘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천문대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천문대가 들어선 곳은 우리나라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기로 검증된 곳이라는 뜻이니까요. 천문대는 도심으로부터 멀리 벗어난 산 정상에 자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천문대를 오르는 길은 대부분 험난합니다. 모하비의 장점은 이런 곳에서 드러납니다.

험난한 길을 오르기 적당한 차체 구조, 넉넉한 힘을 내는 엔진, 진정한 오프로드 주행에 필요한 로(low) 기어를 갖춘 풀타임 4륜구동 방식은 어떤 길이라도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거든요. 평소 일반 자동차로도 오르던 길이기는 하지만, 모하비로 이 길을 달려 보니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기분으로 길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괜히 옆으로 새서 길이 아닌 진짜 오프로드를 달려보고 싶다는 기분이 자꾸 생겨날 정도로 말이죠.

#2 최대한 어둡게

천문대 근처에 다다랐다면 가능한 헤드램프를 끄거나 미등만으로 오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 상태만으로 안전한 시야가 확보될 수 있다는 상황이어야 하겠죠. 천문대에 올라 차를 주차한 뒤에도 가급적이면 주변을 밝히는 헤드램프와 밝은 등화장비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별을 보러 온 다른 이들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배려가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죠.

#3 빛의 속도 299,792,458 m/s

천문대에 도착해 하늘을 올려다보면 신비한 기분에 휩싸입니다. 빛은 1초에 무려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돌 수 있다는데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려오는 데도 우리가 바라보는 별빛은 까마득한 과거로부터 온 것들입니다. 수십 년 혹은 수십억 년 전 머나먼 별에서 출발한 빛이 이제서야 지구에 도착해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이죠. 

심지어 우리가 보고 있는 태양마저도 8분 전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천문학자들을 ‘천체망원경이라는 이름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빛의 세계로 돌아가 역사를 규명하는 사람들’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4 우주의 경이

2019년 4월 10일, ‘블랙홀’이라는 단어가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 맨 윗줄을 차지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의 사진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죠. 전 세계 8개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묶어 오랜 시간 밤하늘을 관찰하던 EHT(Event Horizon Telescope) 팀이 M87 은하 중앙에 있는 블랙홀을 촬영한 것인데요. 비록 희미한 오렌지색 고리일 뿐이지만 우주의 경이를 느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사실, 전파망원경은 가시광선이 아닌 전파를 관측하는 것인데 전파 신호는 색이 있을 수 없습니다. 즉 사진이 묘사하는 블랙홀의 모습은 실제 오렌지색은 아니라는 뜻이죠.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연구진이 오렌지색을 블랙홀 주변 고리 부분에 채색했을 뿐입니다.

저 희미한 붉은 고리 모양이 인위적으로 채색된 것이라는 데 실망한 분들도 있겠지만, 이 사진은 인류의 우주 관측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사용된 장비와 기술적 여건에 한계가 있어 이 정도의 모습을 얻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는 훨씬 자세한 형태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는 데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겠죠.

#5 은하수의 계절

한편, 4월부터는 반가운 손님이 밤하늘에 찾아옵니다.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별은 계절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일 같은 곳에서 만날 수 없습니다. 겨울에도 은하수는 여전히 하늘 위에 있지만 그땐 낮 시간이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이죠.

은하수가 뚜렷하게 잘 보이는 시기는 4월부터 6월 초까지입니다. 별은 매일 약 4분씩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 빨라지기 때문에 4월은 밤 2~3시, 5월은 자정~1시, 6월은 22~23시쯤부터 은하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에 빼곡히 박힌 별들과 동남쪽의 궁수자리와 전갈자리 쪽으로 부드럽게 은하수가 펼쳐진 밤하늘은 보는 것만으로 황홀하기 그지없습니다.

한 가지 더, 은하수라는 이름은 은빛의 강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인데, 제주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미리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용을 가리키는 ‘미르’와 천을 뜻하는 ‘내’가 합쳐져 ‘용이 사는 신비스러운 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는군요. 영어로는 ‘Milky Way’라고 부르는데, 그리스 신화에서는 헤라가 헤라클레스에게 우유를 먹이다가 쏟은 흔적이라고 하죠.

#6 모하비에서의 기다림

은하수를 보기 위해 천문대에서 꽤 긴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여름이라고는 해도 산 정상의 새벽 날씨는 쌀쌀하기 그지없습니다. 아무리 별빛이 쏟아지는 풍경이 아름답다고는 해도 밖에서만 있기에는 너무 춥죠. 이럴 때 모하비의 넓은 실내공간은 훌륭한 쉼터가 되어줍니다. 2, 3열을 접고 침낭이나 이불을 펴면 성인 두 명이 넉넉히 누워 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생겨나거든요.

#7 별을 담을 준비

하늘의 별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달빛이 어두운 그믐달이나 초승달일 때가 좋습니다. 달빛이 너무 밝으면 주변의 별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그뿐만 아니라 다른 운도 따라주어야 합니다. 하늘을 가리는 구름 없이 맑은 날이어야 하고, 빛을 뿌옇게 만드는 미세먼지도 없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별을 볼 때는 무작정 떠나기보다 월령(달의 모양), 날씨, 미세먼지 등을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별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싶다면, 아무래도 전문적인 카메라를 쓰는 것이 좋은데요. 좋은 카메라와 렌즈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물건은 삼각대입니다. 카메라를 고정시켜야만 어둠 속에서 별의 모양과 궤적을 제대로 찍을 수 있으니까요. 별자리를 알려주는 증강현실 어플을 사용한다면 북극성과 별자리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구도 잡기에 도움이 됩니다.

#8 별을 보면 떠오르는 것

은하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차에서 내려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예전에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네가 막 태어나고 눈을 가득 메운 새까만 눈동자를 처음으로 바라봤을 때는 온 우주가 나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기분이었단다.”

평소 감상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분이었기에 당시에는 어머니의 그 말이 무척 어색하다 느꼈었는데 시간이 흘러 제가 직접 딸이 태어나는 장면을 마주하던 순간, 어머니가 해주셨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별이 쏟아질 듯 가득 채워진 밤하늘을 보는 지금도 어머니의 말이, 딸아이의 눈이 떠오르는군요.

#9 다시, 모하비 이야기

천문대를 오가면서 모하비의 큰 장점을 발견했습니다. 직접 타보기 전까진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죠. 바로 넉넉한 힘과 정숙성입니다. V6 3.0L 엔진은 프레임 방식의 국산 디젤 SUV로는 유일하게 모하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데, 국산 승용 디젤로서는 대배기량에 속하는 엔진이 뿜어내는 큰 힘과 6기통 특유의 부드러움이 돋보입니다. 상당히 정제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며, 방음처리도 잘 돼 있어 고급차다운 정숙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토크감도 대단해 일반도로에서 급하게 가속할 때나 가파른 언덕을 오늘 때 마음먹은 대로 넘치는 힘을 다룰 수 있어 호쾌했습니다. 엔진과 차량 특성, 무게 등을 따졌을 때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지만, 모하비가 뿜어내는 57.1/kg·m의 토크는 P사의 911 GTS보다도 높은 수준의 토크입니다. 토크라는 힘의 수치만 놓고 보자면 스포츠카 수준의 넘치는 힘을 맛볼 수 있다는 뜻이죠.

#10 Oldies but Goodies

2008년 출시된 모하비는 11년째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SUV의 길을 묵묵하게 달리고 있습니다. 다소 오래된 모델 아니냐는 핀잔이 여기저기서 들리긴 하지만,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차체, V6 3.0L 디젤 엔진 등은 모하비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특권이 되었죠. 

이런 특권은 야심한 밤 좁고 가파른 산길을 달리며, 산 정상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맞으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며, 온전히 즐거움과 편안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수천만 년의 시간을 거쳐 지금에서야 내 눈앞에 떨어지는 별빛이 새삼 신비롭게 느껴지던 이날, 여행을 함께한 모하비가 ‘Oldies but Goodies’의 뜻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주었습니다.

글, 사진 주태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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