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k-plaza

쏘울이 소형 SUV 시장에 던진 메시지

그냥 소형 SUV로 분류하기에는 재능이 무척 많다

14,700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세계 시장에서 기아차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시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대중차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자동차 선진국에 뿌리를 둔 전통적인 강호 브랜드와 비슷한 선상에서 비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각종 디자인 어워드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아차들

후발 주자이기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오랫동안 활약해 온 유수 브랜드들의 아성을 단번에 뒤흔들기는 쉽지 않은 일. 그럼에도 기아가 자체 브랜드로 이들 선진 시장에 수출을 시작한 지 채 30년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지금의 성과는 실로 대단하다.

북미 SUV 시장을 공략하는 텔루라이드

이렇게 세계 시장에서 기아차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히 이야기하기 어렵다. 후발 브랜드로서 새로운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쟁쟁한 다른 브랜드 차를 대신해 선택하려면 소비자에게 호소력 있는 장점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한 스팅어

기아차의 경우에는 시기와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단숨에 모든 장점을 다 갖춘 것이 아니라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서며 장점을 더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뛰어난 값 대비 가치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신뢰성, 경제성, 안전성 등을 꾸준히 더했고, 이젠 성능을 내세울 수 있는 모델도 내놓고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니로 EV

이는 어쩌면 후발업체가 성공을 위해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 과정을 밟아 나간 것만으로는 기아차가 이처럼 짧은 시간에 지금과 같은 인지도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느 제품이든 시장에서 빠르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긍정적인 힘을 가진 ‘파격’을 보여주어야 한다.


기아차의 첫 룰 브레이커였던 1세대 스포티지

그런 관점에서 기아차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요즘 유행하는 ‘룰 브레이커(Rule Breaker)’의 역할을 한 것을 들 수 있다. 룰 브레이커는 틀에 박힌 관념이나 관성적인 흐름을 깸으로써 ‘창조적 파괴’를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즉 그동안 볼 수 없던 새로운 가치를 제안함으로써 소비자의 주목을 받아야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기아차가 내놓은 차들 가운데 1세대 스포티지와 더불어 대표적인 룰 브레이커 역할을 했던 것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쏘울이다.

2006년에 나와 큰 반향을 일으켰던 쏘울 콘셉트카

쏘울이 첫 선을 보인 것은 2006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국제오토쇼(NAIAS), 흔히 말하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다. 미국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와 남양 디자인센터가 공동으로 디자인한 쏘울 콘셉트카는 공개와 함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다른 어느 차와도 닮은 점을 찾기 어려운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했을 뿐 아니라, 장르 면에서도 신선했기 때문이다. 크기 면에서는 소형차에 가까우면서도 평범한 해치백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스타일은 SUV의 이미지를 담고 있었다.

1세대 쏘울은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반영했다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은 양산차를 내놓으며, 기아는 쏘울에 ‘SUV의 스타일에 미니밴의 다목적성과 세단의 승차감을 접목한 신개념 크로스오버 차’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를 간단하게 표현하면 ‘장르 파괴형 차’라고 할 수 있다. 쏘울이 타고난 룰 브레이커였다는 뜻이다.

쏘울은 일본의 박스카를 넘어서는 잘 만든 크로스오버였다

당시 쏘울은 한창 일본 업체들이 시도했던 상자형 해치백, 즉 ‘박스카(Box Car)’와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박스카들은 일본 소비자들의 요구와 취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탓에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는 특이하거나 신기한 차 이상의 반응을 얻기 어려웠다. 쏘울은 그에 비하면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개성을 좀 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잘 버무렸고, 오히려 합리적인 크로스오버로 받아들여지기 좋은 차였다.

실내 역시 콘셉트카의 그것을 많이 반영했다

그러나 쏘울이 ‘크로스오버’ 개념을 내세운 것이 꼭 유리하게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쏘울 등장 전후로 시장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크로스오버들이 낳은 부작용 때문이다. 크로스오버 성격의 차는 여러 장르의 장점을 하나의 차에 구현해 폭넓은 소비자의 요구와 취향을 충족하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다양한 장르의 특징을 하나의 차에 잘 버무려 넣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크로스오버 차들이 그 과정에서 실패해 단명에 그치고 말았다.

쏘울은 가장 성공한 크로스오버 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1세대 쏘울 역시 여러 장르의 특징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기아차에게도 쏘울과 같은 크로스오버는 처음 시도하는 장르였고, 한정된 자원과 짧은 개발 기간 등 한계도 분명했다. 그럼에도 1세대 쏘울이 갖는 의미는 크다. 세계 시장에 기아차가 남들과 다른 크로스오버를 만들 수 있음을 알렸다는 선언적 의미가 그렇고, 그 시도가 비교적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낳았으며, 무엇보다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세계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자리에 모인 1~3세대 쏘울

국내에서는 폭넓은 소비자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지만, 그것은 개성이 뚜렷한 차가 어쩔 수 없이 갖는 한계다. 그러나 북미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시장에서는 뛰어난 값 대비 가치라는 기아차 고유의 장점과 더불어 그와 같은 신선한 감각과 독특한 개성이 쏘울은 물론 기아 브랜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2015년 1월에 이미 쏘울의 생산량은 100만 대를 넘었고, 전체 생산량의 대부분(2014년 생산물량 중 98.3%)이 수출된 것에서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2009년에 선보인 쏘울스터 콘셉트

이렇듯 쏘울이 소비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파격’과 ‘신선함’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쏘울이 갖는 의미가 더 큰 이유는 파격과 신선함을 새로운 감각으로 표현하는 일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는 데 있다. 양산 전에 나온 것은 물론이고, 이후로 쏘울을 주제로 만든 기아차의 여러 콘셉트카는 대중차 브랜드에서 보기 드문 재치 있고 호감 가는 것들이 많았다.

2012년에 선보인 트랙스터 콘셉트

2015년에 선보인 트레일스터 콘셉트

200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쏘울스터는 작고 깜찍한 픽업트럭의 이미지를 담았고, 2012년 시카고 오토쇼에 나온 트랙스터 콘셉트카는 2세대 쏘울의 디자인 특징을 미리 선보이면서 고성능 3도어 쿠페로 꾸민 시도가 흥미로웠다. 그리고 2015년 시카고 오토쇼에 등장한 트레일스터 콘셉트카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오프로더 스타일이 돋보였다. 특히 트레일스터 콘셉트카는 이전까지의 크로스오버 개념에서 방향을 전환해 좀 더 SUV의 특성을 강조함으로써 뒤이어 나올 3세대 쏘울에서 이루어질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벌써 두 번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쏘울은 숙성될 만큼 숙성되었다

기아는 3세대 쏘울인 쏘울 부스터를 애써 소형 SUV라고 강조한다. 주관적인 관점에서는 솔직히 쏘울은 그냥 SUV로 치부하기에는 아까운 점이 많은 차다. 세대교체가 두 번 이루어지면서 숙성될 만큼 숙성되어 크로스오버의 본질인 ‘다재다능한 차’로서의 장점이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많은 자칭 SUV도 대부분 SUV 이미지를 담은 크로스오버다. 그렇게 본다면 쏘울도 당연히 SUV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잘 만들어진 SUV라고.

쏘울은 소형 SUV의 새로운 룰을 만들어냈다

돌이켜 보면 쏘울은 원래 그런 차였다. 쏘울이 제시한 ‘SUV 이미지를 담은 크로스오버의 성공 방법론’이 최초의 것은 아닐지언정, 스스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며 당위성을 입증한 것은 분명하다. 룰 브레이커인 쏘울이 소형 SUV의 새로운 룰을 쓴 셈이다.

류청희(자동차 칼럼니스트)

작성자 정보

k-plaza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