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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시장의 숨은 실속파, 기아 니로

국내에서 유일한 소형 하이브리드 SUV
k-plaza 작성일자2019.03.11. | 11,388  view

기업 오너가 좋을까, 건물주가 나을까? 가수라면 TV에 나와서 활발하게 얼굴을 알리는 게 나을까, 행사 위주로 활동하는 게 좋을까? 유명하면서 겉으로 화려한 삶을 사는 게 나은지, 덜 유명하더라도 실속을 챙기는 게 행복할지 사람마다 선호하는 바가 다르다.

유명한 기업의 오너는 돈은 많이 벌지만 신경 쓰고 책임져야 할 일이 많다. 얼굴도 알려져서 생활도 자유롭지 못하다. 건물주 중에서도 여러 빌딩을 소유한 사람은 기업 오너 부럽지 않을 만큼 돈을 벌면서도 생활면에서는 훨씬 자유롭다. 가수도 TV에 나오면 인기를 얻고 광고를 유치하는 데 유리하지만, 큰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개인 생활이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행사 위주로 활동하는 가수는 매스컴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 받지만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실속은 챙길 수 있다.

자동차도 인기 모델은 피곤하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 대상이다. 부분변경이나 완전변경을 거치면 디자인에 대한 평가부터 성능에 대한 판단까지 사사건건 화제에 오른다. 좋은 소리만 나오면 상관없지만 볼멘소리도 들어야 한다. 경쟁차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판매량이 조금이라도 줄면 한물갔다거나 끝났다는 소리도 들어야 한다. 늘 인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베스트셀링 모델만큼 관심이 쏠리지 않지만 꾸준하게 은근히 인기를 끄는 모델이 있다. 드러나게 화제를 몰고 다니지는 않지만 폭넓게 가치를 인정받는다. 베스트셀링 모델처럼 사소한 이슈에도 문제시되는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묵묵하게 자기 갈 길을 가면서 저변을 넓혀간다.

2016년에 나와 하이브리드 SUV 시장을 개척한 니로

어떤 차가 더 좋은 길을 가는지 단정해서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지만, 조용하게 자기 갈 길을 가면서도 은근히 소비자들 사이에서 많은 호평을 받으며 판매량도 상당한 차가 있다. 그런 차 중 대표를 꼽으라면 기아 니로다. 사실 니로는 기아자동차가 내놓은 소형 SUV 중 하나이고 하이브리드라는 사실 외에는 시선을 확 끄는 화려한 이슈는 없다.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권 밖에 있어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때문에 그저 그런 기아차의 라인업 중 하나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조차 있을 정도다.

오너들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한 모델이다

기아차 내에서 니로는 크게 튀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사실 굉장히 실속 있는 모델이다. 판매량도 꽤 되고, 하이브리드 저변 확대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니로가 처음 나온 때는 2016년 3월. 그해 판매량은 1만8,706대, 2017년에는 2만3,647대, 2018년에는 2만2,811대(EV 3,433대 포함)를 기록했다. 데뷔 연도의 판매량이 8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해마다 2만 대 이상 꾸준하게 팔렸다. 2018년 기준으로 기아차 RV 라인업 8개 모델 중에서 네 번째로 잘 팔린 모델이다. 기아차 RV 전체 판매량이 23만 대 남짓이었으니 10%는 니로가 책임진 셈이다.

최근 판매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EV를 포함한 월별 판매량은 올해 2월 1,774대, 1월 1,209대, 2018년 12월 2,020대, 11월 2,280대, 11월 2,099대로 1월에 잠시 줄었을 뿐 늘 2,000대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니로는 3월 7일 부분변경 모델이 선보였다. 보통 모델 변경을 앞두고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기 마련인데, 니로는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평상시에 꾸준하고 일정한 인기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연간 2만여 대의 판매량은 어찌 보면 그리 많다고 할 수 없지만 이 차가 하이브리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 주류 차종은 아니다. 니로는 지난해 전기차 버전가 나오기 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만 판매했다. 출시 첫해인 2016년과 이듬해 2년 연속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해에는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그럼에도 1만9,378대를 기록해 여전히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 번째로 많이 팔린 K7 하이브리드가 7,300대 남짓인 점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로서 니로의 판매량이 얼마나 큰 숫자인지 알 수 있다.

1세대 니로의 정갈한 실내. 최근 실내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됐다

니로가 꾸준하게 인기를 끄는 비결은 가려운 데를 골라서 긁어주는 매력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는 무난한 소형 SUV이지만 몇몇 요소가 구매를 자극한다. 우선 하이브리드다. 요즘 국산 하이브리드가 늘어서 하이브리드가 유일한 강점은 아니지만, 니로는 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에서 유일한 SUV이다. 하이브리드라고 해도 SUV는 덩치가 크고 무거워서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니로는 SUV면서도 체급이 부담스럽지 않아 복합연비가 19.5km/L나 된다. 게다가 실제로 타고 다니는 오너들은 대부분 공인 연비보다 더 높은 연비를 경험하고 있다.

소형 SUV답지 않게 뒷좌석도 넉넉하다

또한 니로는 소형급이지만 공간 활용성이 우수하다. 니로의 휠베이스는 2,700mm로 동급 소형 SUV 중에서 가장 길다. 트렁크 용량도 427L로 큰 편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1,425L로 늘어난다.

뒤 시트를 모두 접으면 트렁크 공간이 1,425L로 늘어난다

큰 차는 부담돼서 작은 차를 선호하고, 차는 작아도 공간 활용도는 우수하고, 가솔린의 장점은 누리면서 연비는 좋은 하이브리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다. 이런 조합들을 모두 갖춘 국산차는 현재로서는 니로가 유일하다. 틈새를 아주 잘 공략한 차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EV 모델이 더해졌다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나온 니로는 지난해부터 가지치기 모델로 전기차를 선보였다. 니로 EV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85km에 달한다. 100~200km대에 그치는 이전 전기차들과 비교해 거리가 획기적으로 늘었다. 하이브리드도 그렇고 전기차도 그렇고 니로는 비교적 엔트리 급에 속한다. 가격 부담이 덜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소형급이지만 공간이 여유로워서 가족차로 타기에도 적당하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가족차로 쓰려는 사람에게도 괜찮은 선택이다.

지난 3월 7일 디자인이 크게 개선되었다

니로라고 단점이 없지는 않다. 가장 큰 단점은 무난한 외모. 자동차는 외모 지상주의가 통하는 분야인 만큼 특색이 덜한 외모는 때론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니로는 지난 3월 7일에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디자인도 안팎으로 다듬어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상품성도 개선해 첨단장비와 편의장비도 대폭 늘었다. 소리소문 없이 잘 팔리면서 타는 이들의 만족을 끌어냈던 니로가 완성도가 높아지고 매력 요소도 늘어났으니 시장에서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품성 개선으로 니로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

자동차 시장은 주로 베스트셀러 모델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런 모델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는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속을 챙기며 꾸준하게 자기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모델도 있다.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으며 실속 있게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간다. 국산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는 니로가 독보적인 존재다. 적어도 이 분야에서만큼은 니로를 따라올 차가 현재로서는 없다.

임유신 (자동차 칼럼니스트, 월간 <탑기어> 한국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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