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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중형차의 자존심, K5의 가치

개성 있는 스타일과 포용력 있는 패키징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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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승용차 시장의 중심에는 오랫동안 중형 세단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중형 세단의 인기는 하향곡선을 그려 왔다. 풍부한 편의 및 안전 장비를 내세우는 준대형 세단과 세대가 바뀔 때마다 덩치는 커지고 경제성은 높아지는 준중형 세단의 협공, 소비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크기를 불문하고 SUV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중형 세단이라는 장르 전반이 그렇다 보니, 기아 K5도 그런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현재 판매 중인 기아차의 중형 세단, 더 뉴 K5

그럼에도 전성기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 않을 뿐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중형 세단을 찾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크기 면에서는 소형에서 초대형에 이르는 세단의 스펙트럼에서 가운데 놓이는 차급이기도 하고, 개인용은 물론 가족용에서 업무용, 렌터카와 택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요를 폭넓게 소화하기에 알맞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양한 필요와 쓰임새를 고려해 꾸준히 발전해 온 만큼, K5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의 중형 세단은 다목적으로 활용하기에 좋다는 점에서는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동급 차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한 수준이다.

지난해 1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더 뉴 K5로 거듭났다

출처기아자동차

그런 가운데, K5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4만8,503대가 팔려 중형 세단 중 2위 자리를 지켰다. 이와 같은 판매량은 3위와는 두 배, 4위와는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숫자이고, 2018년에 팔린 전체 중형 세단 열 대 가운데 세 대는 K5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쟁 모델들의 공세로 잠시 흔들렸던 시기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K5의 입지는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고, 지난해 초에 있었던 페이스리프트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도 영향을 주었다.

더 뉴 K5의 스포티한 뒷모습

출처기아자동차

물론 그 바탕에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지지를 보내고 있는 K5의 근본적인 매력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언뜻 가볍게 여길 수도 있는 그 매력들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 K5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온 매력과 가치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되짚어 보고자 한다.

개성 있는 스타일

2010년에 데뷔한 1세대 K5

출처기아자동차

자동차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주관적인 기준이 있는 만큼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호불호를 떠나 K5는 2010년에 1세대 모델이 데뷔할 때부터 뚜렷한 개성을 느낄 수 있었다. 1세대 K5는 이전 세대 기아 중형 세단 디자인과도 차별화된 것은 물론, 세계로 시선을 넓혀도 파격적이라 할 만큼 혁신적인 디자인이었다. K5는 국내외에서 여러 디자인 관련 상을 받기도 했고, 인터넷 상의 여론과 판매를 통해서도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이 입증된 바 있다. 즉 K5는 무엇보다도 디자인을 통해 기아의 이미지를 새롭게 바꾼 주역으로서 의미가 크다.

1세대 K5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한 더 뉴 K5

사실 대중적인 성격의 중형 세단은 폭넓은 소비자의 요구를 채울 수 있도록 무난한 디자인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디자인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차는 출시 시기의 보편적인 소비자 정서와 잘 맞아 떨어진다면 대성공을 거둘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크게 실패할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K5는 무색무취의 중형 세단 디자인에서 벗어나, 공간이나 성능, 편의성 등 상품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인을 반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안정감과 중후함이 담긴 차체 형태에 날렵하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요소를 절묘하게 접목한 결과였다.

2018년 페이스리프트 때 수직형 그릴이 더해졌다

2015년 출시된 2세대 K5의 디자인이 많은 변화가 있었으면서도 언뜻 1세대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 것도, 1세대 K5의 디자인 완성도가 그만큼 높았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상투적인 표현이기는 해도, 1세대 K5에서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것은 발전시키는’ 방식의 변화를 추구한 것이 2세대 K5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18년 초에 있었던 페이스리프트에서는 앞뒤 범퍼를 중심으로 다소 가벼운 느낌을 주었던 요소들이 수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더불어 좀 더 안정감을 주는 모습으로 바뀌면서, 다시금 속도감과 안정감의 적절한 균형을 찾았다. 이렇든 K5는 전체 기아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중심에 서 있을 뿐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개성 있는 중형 세단이라는 K5 고유의 이미지를 이어 나가고 있다.

부족함은 최소한, 넉넉함은 최대한

날렵한 외모와 달리 실내도 넉넉하다

K5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사람들은 날렵한 외모 때문에 차가 작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착시효과에 따른 오해다. 그런 사람들에게 K5는 반전의 차다. 일단 좌석에 앉고 나면 중형 세단이라는 선입견을 어렵지 않게 털어낼 수 있을 만큼 실내가 넉넉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치열한 경쟁이 계속된 장르인 만큼, 어느 하나 경쟁에서 밀리면 금세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마련. K5의 실내 공간은 그런 점에서 다른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안정감 있고 차분한 느낌의 대시보드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지금 팔리고 있는 2세대 K5는 1세대보다는 좀 더 보수적인 느낌이 든다. 스포티하고 운전자 중심으로 디자인되었던 1세대 K5의 대시보드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에 비해 2세대의 대시보드는 가로로 넓게 뻗은 형태를 바탕으로 은은한 곡선과 곡면을 넣어 안정감 있고 차분한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되었다. 외모에 비하면 개성을 조금 누그러뜨린 대신, 세대나 성별, 취향에 관계없이 보편적 감성을 두루 충족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뀐 것이다. 게다가 퀼팅 패턴으로 마무리한 가죽 시트를 비롯해, 상위 모델의 고급스러운 마무리는 윗급 차와 견주어도 좋을 정도다.

암레스트와 기어 레버의 높이가 절묘하다

감성적 측면은 물론 조작성 면에서도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장비 배치가 거의 정석에 가깝게 되어 있어, 자주 쓰는 장비들의 스위치들은 눈에 잘 띄고 손을 뻗기 좋은 위치에 놓여 있다. 일부러 비교하기 전에는 실감하기 어려운 장점 중 하나는 앞좌석 도어 암레스트와 센터 콘솔 암레스트의 높이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 정차 중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잠시 쉴 때에도 몸이 기울지 않아 편안하다. 주행 중에도 기어 레버가 D 위치에 있으면 오른팔을 암레스트에 놓은 상태에서 손을 뻗기만 하면 바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여유 있고 안락한 뒷좌석

좌석은 약간 낮게 자리를 잡고 있어, 실내가 차에 탄 사람을 든든히 감싸고 있는 느낌을 준다. 특히 뒤로 갈수록 위로 올라가는 옆 유리 아랫부분 덕분에,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느끼는 시각적 안락함의 수준은 더 높다. 적당한 각도로 기울어 있어 몸을 편안히 기댈 수 있는 뒷좌석 등받이는 앉은키가 큰 사람도 부담 없을 정도이고, 앞좌석과의 사이는 물론 머리 위 공간도 충분한 여유가 있다. 차를 어떤 용도로 쓰더라도 뒷좌석과 앞좌석에 앉은 사람 모두 공간에 불만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폭넓은 요구를 충족하는 상품 구성

트렁크 공간이 꽤 여유롭다

차급 특성 상 트렁크 공간도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 설계에 반영되기 마련. 중형 세단은 차 전체 공간에서 뒷좌석과 트렁크의 공간 배분이 자유로워지기 시작하는 차급인데, K5는 그런 관점에서 보더라도 트렁크 공간이 꽤 여유로운 편이다. 쿠페 스타일의 지붕선과 높은 트렁크 리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그 아래에 충분한 공간이 만들어진 덕분이다. 열리는 부분이 넓고 높아 골프백처럼 긴 짐을 가로로 싣기에도 부담이 없고, 안쪽도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한 덕분에 다용도로 쓰기에 좋다.

K5의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LPI, 디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하다

다양한 동력계 구성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K5의 매력 중 하나다. K5에 마련되어 있는 동력계는 2.0L 163마력 가솔린, 1.6L 180마력 가솔린 직접분사 터보(T-GDi), 1.7L 141마력 디젤, 2.0L 151/153마력 LPI, 2.0L 156마력 가솔린 엔진과 51마력 전기모터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동력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섯 종류가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차를 주로 쓰는 환경과 방식, 구매와 소유 형태 등 다양한 조건에 알맞게 동력계를 선택할 수 있다. 주행감각도 적당한 여유와 차분함이 조화를 이뤄, 어떤 운전자가 몰더라도 부담 없이 몰고 쓸 수 있다.

K5는 스타일에서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중형 세단을 주로 찾는 소비자들의 보편적인 요구를 고루 충족하는 자질을 갖추고 있으면서, 다른 동급 차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스타일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K5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잘 맞는 차를 찾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자동차를 보수적으로 선택하는 성향이 있는 세단 소비자들에게서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자동차 선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는 스타일에서 확실한 개성을 가진 K5는 국내 중형 세단 가운데에서도 최신 트렌드에 걸맞은 모델로 돋보이는 존재다.

류청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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