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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SUV의 오리지널, 스포티지의 막중한 임무

승용 SUV 시장을 개척한 스포티지의 역할
k-plaza 작성일자2019.01.28. | 12,270  view

SUV의 무서운 기세는 좀처럼 꺾일 줄을 모른다. 지금까지 세단이 맡고 있던 승용차의 주류 역할을 SUV가 가져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세단이나 해치백 등 승용차가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라인업을 갖추는 것처럼 SUV도 거의 모든 체급에 모델을 내놓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오히려 승용차가 일부 라인업에서 철수하고 SUV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모양이 심심치 않게 보일 정도다. 그만큼 SUV 시장이 호황인 것이다.

기아 스포티지 더 볼드

하지만 호황 가운데에서도 마음 졸이는 이는 있기 마련인 모양이다. SUV 시장도 다르지 않다. 바로 준중형 SUV가 그 장본인이다. 패밀리 세단을 대신하여 주류 시장을 접수하고 있는 중형 SUV와 해치백 승용차를 시장에서 거의 퇴출시키며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소형 SUV의 사이에서 존재감에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과 중형 SUV가 준중형 SUV를 위협하는 것은 단순히 둘 사이의 세그먼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소형과 중형 SUV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그 안에서도 시장의 분화가 일어나면서 공략하는 시장이 넓어지고, 따라서 준중형 SUV의 시장을 직간접으로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어퍼 미들 SUV, 쏘렌토

예를 들어 중형 SUV는 7인승이 가능한 넉넉한 크기를 가진 어퍼 미들과 5인승 중심의 비교적 경쾌하고 시가지 운행에 적합한 로워 미들 클래스로 분화하고 있다. 실제로 어퍼 미들 SUV를 형성하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 싼타페는 길이 약 4.8m, 폭 1.9m, 휠베이스 2.8m의 큰 차체로 5인승과 7인승을 모두 제공하고 엔진도 2.0~2.2L급 디젤이 주력인 반면, 르노삼성 QM6와 쉐보레 이쿼녹스는 길이 4.6~4.7m, 폭 1.85m, 휠베이스 2,7m의 다소 콤팩트한 차체로 5인승만을 제공하며 엔진도 출력이 다소 낮은 편이다.

기아차의 소형 SUV, 스토닉

소형 SUV의 경우는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분화의 속도나 범위가 더 격렬하다. 기아 스토닉이나 현대 코나, 르노삼성 QM3는 기존의 해치백과 소형 SUV의 사이에 해당하는 비교적 짧은 차체와 낮은 지붕으로 역동적이거나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보다 차체가 살짝 크고 높으며 보다 정통 SUV의 비율에 가까운 쉐보레 트랙스와 쌍용 티볼리는 보다 전통적인 SUV 고객들에게 어필한다. 마지막으로 4.4m 전후의 차체 크기를 가진 기아 니로와 쌍용 티볼리 아머는 차체 크기에서는 준중형 SUV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인 완벽한 세그먼트 파괴형 모델들이다.

준중형 SUV에 가까운 친환경 SUV, 기아 니로

성장세에 있는 아래와 위의 세그먼트가 밀고 들어오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준중형 SUV들은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제는 거의 사라진 MPV들과 같은 신세가 될 리는 없겠지만 가만히 있다가는 입지가 축소될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인 흐름이다. 즉,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기아차의 준중형 SUV, 스포티지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된 준중형 SUV들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첫 번째 그룹은 중형 SUV를 닮아가는 모델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 투싼이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그 방향성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원래는 경쾌하고 발랄한 모델이었던 투싼이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싼타페 TM이 이룩한 세단에 가까운 안락함과 차분한 감성을 이어받은 것이다. 즉, 투싼은 굳이 싼타페처럼 큰 SUV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세단에 버금가는 안락함과 SUV의 유틸리티를 원하는 보편성이 중요한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정했다. 

이에 비해 준중형 크로스오버 SUV의 세계적 강자인 토요타 RAV4는 반대의 방향을 추구한다. 기존의 RAV4는 남녀소노에 관계없이 거부감을 주지 않은 무난한 디자인과 주행 특성으로 범용성의 극대화를 포지셔닝으로 삼았었다. 하지만 지금의 토요타는 탄탄한 기본기 위에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감성적 만족도를 추구하는 브랜드로 변신 중이고, 이미 프리우스와 캠리, 아발론 등의 세단 라인업은 이미지 변신을 마친 상태다. 따라서 가장 감성적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모델인 RAV4도 당연히 이전보다 훨씬 와일드한 외모와 현대적인 인테리어, 탄탄한 달리기 실력으로 무장하고 나온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도시형 크로스오버 SUV 시장을 개척한 1세대 스포티지

source : 기아자동차

자, 지금까지는 서론이었다. 토요타 RAV4 이야기를 굳이 끄집어낸 이유가 궁금하셨을 것이다. 당연히 이유가 있다. RAV4는 기아 스포티지와 더불어 오늘날 크로스오버 SUV라는 장르를 창시한 선각자, 즉 오리지널 모델들이기 때문이다. 1993년에 등장한 스포티지는 승용차처럼 도시에서 사용하기에 알맞은 크로스오버 SUV의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제시하였으며, RAV4는 승용차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크로스오버 SUV의 기술적 토대를 완성했다. 

스포티지는 RAV4와 함께 크로스오버 SUV 장르를 개척했다

source :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

즉, 크로스오버 SUV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모델인 기아 스포티지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토요타가 엄청난 기술력과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그동안의 실용적 사고방식에 녹여 넣어 새로운 만족의 공식을 만들어 내려는 것처럼 말이다.

초대 스포티지는 각종 랠리에서 맹활약했다

source : 기아자동차

그런데 기아차는, 그리고 스포티지는 토요타도 갖지 못한 강점을 갖고 있다. 그것은 첫째, 스포티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도전하지 않은 적이 없는 영원한 개척자라는 사실이다. 현재의 스포티지가 처음 나왔을 때 디자인을 놓고 벌어졌던 갑론을박을 기억하는가? 마치 초대 스포티지가 세상에 나왔을 때 ‘이건 SUV도 아니고 승용차도 아니고 도대체 뭐지?’라는 의문들이 지금의 크로스오버 SUV 세상의 출발점이 되었듯이 스포티지는 항상 기존의 틀에 도전해온 모델이라는 것이다. 그런 도전 정신이 지금 준중형 SUV에게 닥친 위기를 헤쳐 나가는 중요한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의 최종 진화형, 스포티지 더 볼드

둘째로 오리지널 브랜드의 파워다. 이제는 많이 좋아졌지만 우리나라 자동차는 해외 시장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경쟁하는 것이 통례였다. 하지만 스포티지를 필두로 기아차의 SUV 라인업은 오리지널 장르를 개척한 브랜드의 모델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선전할 수 있었다. 즉, 오리지널 브랜드가 한다면 거기에는 정통성과 정당성이 있다는 믿음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다는 뜻이고 그런 힘이 스포티지에게는 있다는 뜻이다.

유럽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아차 프로씨드

source : 기아자동차

마지막으로 기아차와 스포티지가 가진 강점은 유럽 시장에서의 강세다. 21세기를 관통하는 두 가지 테마인 프리미엄 브랜드와 SUV의 약진에는 유럽 브랜드들의 영향이 매우 크다. 기아차는 유럽에서 다이내믹한 해치백인 씨드와 프로씨드를 통해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왔으며, 스포티지는 유럽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월드와이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스포티지는 유럽 시장에 2.0L 디젤 엔진에 최초로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감성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더해 앞선 테크놀로지의 프리미엄 모델로서 인정받고 있다. 즉, 기아차는 유럽에서 디자인과 하이테크 등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준중형 SUV 시장에서 오리지널의 활약을 기대한다

따라가는 자는 많다. 하지만 그들은 오리지널이 될 수 없다. 오리지널은 단 하나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오리지널인 기아 스포티지만이 준중형 SUV에게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것이 오리지널만이 해낼 수 있는 오리지널의 임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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