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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입을까" 걱정 끝, 스타일리스트가 골라 보내드립니다

조회수 2021. 4. 19. 10: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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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에 입을 만한 옷이 없다면 저를 찾으세요

투모런스 최재영 대표

스타일리스트가 옷 골라서 보내줘

마음에 들면 구매, 별로면 무료 반품


누구나 한번 쯤 옷장을 열고 '입을 옷이 없다'는 말을 해본 경험, 아침마다 옷을 고르다 시간이 다 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요즘 코로나로 오프라인 쇼핑이 꺼려지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을 위한 쇼핑 서비스가 있다. 바로 '핏코'다. 스타트업 투모런스가 운영하는 핏코는 고객의 취향, 신체 정보 등에 맞는 옷 다섯 벌을 스타일링해서 보내준다. 옷이 마음에 들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만약 사이즈나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추가 비용 없이 반품도 할 수 있다. 누적 이용자는 4000여명. 하루에 20여건의 주문을 받는다. 구매율은 50% 이상이다. 2020년 11월에는 프라이머 투자도 받았다. "온라인 쇼핑에서 생기는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했다"는 투모런스 최재영(29)대표를 만났다.

출처: jobsN
투모런스 최재영 대표.

◇학업 멈추고 창업 시작


여성의 취향을 저격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최재영 대표가 처음부터 패션업에 종사했던 건 아니다. 연세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언젠가 창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사업을 하셔서 자연스럽게 창업도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처럼 선택지 중에 하나였습니다. 대학원 재학 중에 창업을 처음 하게 된 계기가 생겼어요. 인바디 대표님께서 저희 과선배입니다. 선배가 당시 헬스케어 분야에 대해 말씀해주시면서 창업을 해봐도 좋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걸 계기로 잠시 학업을 멈추고 창업을 시작했죠."


그렇게 최재영 대표는 대학원 동기와 함께 다이어트 동기부여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다.


"3D 모델을 보여주면서 우선 다이어트 원하는 사람을 촬영합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했을 때의 모습을 3D 모델링으로 구현해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돕는 스타트업이었어요. 현재 모습에서 체지방, 근육량 등을 조절해 모델링을 하고 운동 후 외형이 이렇게 변할 것이라는 걸 직접 보여주는 것이죠. 1년 정도 준비했습니다. 하드웨어 장비를 직접 만들어야 했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또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역동적이고 생기 넘치는 일을 기대했는데, 막상 기술 개발에만 집중해야 했습니다. 결국 그만뒀습니다."

출처: 투모런스 제공
스타일리스트가 추천한 상품. 고객은 스타일링 된 옷과 설명을 받아볼 수 있다.

◇시행착오 끝에 찾은 ‘핏코’


다이어트 동기부여 솔루션 사업은 접었지만 창업을 그만둔건 아니었다. 다른 아이템을 기획했다. 이번엔 헬스케어가 아닌 패션쪽이었다. 함께 창업을 해오던 친구가 패션에 관심이 있어 아이템을 제안했다. 최 대표 역시온라인 쇼핑 수요가 많지만 거기에서 오는 불편함을 해결해보고 싶었다.


"내가 가진 옷을 바닥에 놓고 찍으면 그 옷과 비슷한 사이즈의 옷을 찾아주는 서비스였습니다. 인터넷 쇼핑은 실제로 입어볼 수 없기 때문에 사이즈로 많이 고민합니다. 이걸 해결해주고 싶었어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 출시했습니다. 사이즈 정확도가 높아 시장 반응도 좋았죠. 앱으로 사이즈를 측정하고 구매까지 연결해 지금의 지그재그와 같은 형식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지 않았고 구매까지 연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용자가 옷을 고를 때 사이즈만 측정하는 게 다였습니다. 또 생각보다 앱을 자주 이용하지 않더라고요. 한계를 느껴 1년 반 정도 운영하다가 다른 아이템을 찾았습니다."


아이템을 찾다가 미국의 스티치픽스(Stitch Fix)를 발견했다. 스티치픽스는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 스타일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미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 비슷한 서비스가 꽤 있었다. 최재영 대표는 국내에도 인터넷 쇼핑의 불편함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그렇게 지금의 핏코를 시작했다.

출처: 투모런스 제공
핏코가 보내준 옷.

◇주 고객층 바꾸고 정착


핏코는 이용자 사이즈, 취향에 맞는 옷 다섯 벌을 집으로 보내준다. 옷을 받아본 이용자는 직접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구매하면 된다. 만약 사이즈나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반품할 수도 있다. 이때 반품 비용은 따로 들지 않는다. 제품은 최 대표가 직접 가져와 포장해서 고객에게 보내준다. 제품은 협약을 맺은 몇몇 패션 브랜드와 아울렛에서 소싱해온다.


"서비스 신청 고객에게 약 40개 질문이 담겨있는 설문지를 보내드립니다. 취향, 사이즈, 평소 스타일 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에요.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어울리는 옷을 10~15벌 정도 고릅니다. 이때 고객을 위한 옷을 고르는 스타일리스트가 따로 있습니다. 현재 16명이 핏코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SNS에서 패션 관련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직접 연락해서 모집했습니다. 연락을 드려 OT를 진행한 후 선정했습니다. 패션 매장 매니저, 디자이너 등도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이죠. 스타일링 비용은 9900원이에요. 이렇게 고른 옷 중 고객이 다섯 벌을 고르면 집으로 보내줍니다."


처음에는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6개월 정도 운영했지만 반응이 별로였다. 최 대표는 "생각보다 남성 고객의 유료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 2020년 10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타깃을 바꿔서 도전했다. 이번에는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삼았다. 여성으로 타깃을 바꾸자 바로 반응이 왔다. 지금까지 낸 서비스 중 가장 반응이 좋았다. '여긴 시장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고객이 핏코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피드백도 전달해줘서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비대면 서비스다 보니 처음부터 고객을 만족을 드리기가 어려웠습니다. 고객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때 아쉬웠던 부분, 만족했던 부분을 말씀해주십니다. 저희는 그걸 듣고 서비스에 반영하죠. 예를 들어 처음에는 스타일리스트가 옷을 골라서 바로 고객에게 보내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이미 갖고 있던 옷과 겹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한 고객께서 이 부분을 보완하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우선 스타일리스트가 10~15벌을 고르면 고객이 다시 한번 고르는 과정을 추가했죠."

출처: 투모런스 제공
핏코에서 보내준 옷으로 스타일링 한 후기.

◇체형 알고리즘 개발할 것


현재 핏코 이용자는 일평균 20여명. 구매율은 50%다. 첫 창업 시작 후 여러 번의 피벗을 거친 후라 핏코에게는 의미 있는 결과다. "남성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접을 때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창업은 나랑 맞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래도 하나를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계속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또 지금은 빠르진 않지만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핏코의 목표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또 데이터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조금 더 만족스러운 옷을 추천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지금은 고객분들이 더 만족스럽게 옷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고객 체형에 대한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고객 체형 알고리즘을 개발해 조금씩 적용 중입니다. 청바지 같은 경우 체형 알고리즘을 적용한 후 구매율이 2.2배 증가했습니다. 이런 발전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고객층을 남성, 어린이까지 확대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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