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만 일하고, 월급은 그대로 받아 가세요"

조회수 2021. 4. 16.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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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부터 은행까지, 근무시간 줄이는 기업들
스페인, 주4일제 시범 사업 추진
일본에선 근무일과 함께 연봉도 줄여
근무일 줄여도 연봉 유지하는 에듀윌

#스페인 정부가 주4일 근무제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 직원들은 앞으로 3년 동안 일주일에 4일만 일한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생기는 비용은 정부에서 일부 지원한다. 사업 첫 해에는 전액을, 둘째 해에는 절반을, 3년 차에는 33%를 보전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1년 가을부터 200개 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3000~6000명이 주4일 근무를 시작한다.


#일본에서도 주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단축 근무를 원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4일 일하고 3일 쉬는 ‘선택적 주4일 근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주4일제를 시행하면 먼 거리를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장거리 통근자를 위한 교통비와 체재비 지원 방법도 고민중이라고 한다. 선택적 주4일제를 도입하면 도시에 집중된 인구가 지방으로 분산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크랩 유튜브 캡처
일주일에 6일 일했던 2000년대 초반에는 주5일제 도입을 두고 반대 여론이 거셌다.

◇스타트업부터 은행까지, 근무시간 줄이는 기업들


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기존 근무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회사들이 늘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스타트업을 비롯한 IT업계다. 카카오게임즈 직원들은 2018년 7월부터 매월 마지막주에 ‘놀금’(노는 금요일)을 보냈다. 사측은 2021년 4월 ‘놀금’을 월 2회로 늘렸다. 사실상 회사를 주4.5일제로 운영하기 시작한 셈이다. 격주 금요일마다 쉬면 다른 직장인보다 1년에 26일을 추가로 쉴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임직원 워라밸 향상과 행복 증진을 위해 게임업계 최초로 전사적인 ‘놀금’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에 출근하는 방식으로 주4.5일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여기어때 운영사 여기어때 컴퍼니, 바로고 등이 주4.5일 근무를 하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는 “월요일 오전에 쉬는 것만으로도 ‘월요병’이 사라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출처: 에듀윌 공식유튜브 캡처

최근에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금융권에서도 주4일제 도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기업은행 노조가 2021년~2023년 중장기 목표 중 하나로 주4일제 도입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나 방식은 정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주4일제 도입을 두고 찬반 여론이 나뉘고 있다고 한다. 찬성파들은 “쉬는 시간이 늘어나면 취미나 자기계발 등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반대파들은 급여 삭감을 걱정한다. 이들은 “만일 주4일제를 도입해 임금이 줄어들면 가족을 부양하는 직원들은 쉬는 날에도 부업을 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반발한다. 실제 외국 기업 중에서는 줄어드는 근무 시간만큼 임금을 줄이는 곳도 있다. 2020년 12월 주3·4일제 희망자를 받기 시작한 일본 금융사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휴무 일수에 따라 연봉을 다르게 지급한다. 주3일 일하는 직원은 기존 연봉의 60%를, 주4일 근무하는 직원은 80%만 받는다.


◇임금 줄이는 대신 효율적으로 일하고 고용 늘리기도


모든 기업이 근무 일수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연봉을 함께 삭감하는 것은 아니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은 2019년 6월 월~금요일 중 하루를 골라 쉬는 주4일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주4일제 도입 전 받던 연봉을 똑같이 받는다. 줄어든 근무 일수를 임금 계산에 반영하면 연봉이 20%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에듀윌 직원들은 주4일 근무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바꾸고, 근무 시간에 더 몰입해 일하는 것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일할 때 확실히 일하고, 쉴 때 제대로 쉬는 업무 방식이 사내 문화로 자리잡았다. 에듀윌 관계자는 “근무일 단축으로 오히려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이 올랐고,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도 올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은 주중 휴무일인 ‘드림 데이’(dream day)에 주로 운동, 여행이나 자기계발을 해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했다.

출처: SK 유튜브 캡처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잘 된다고 말하는 최태원 SK 회장.

에듀윌뿐 아니다. 대기업에서 처음으로 금요일 휴무제를 도입한 SK그룹 지주사 SK(주)와 SK수펙스추구협의회도 직원 임금 체계에 손대지 않았다. 직원들은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 금요일에 출근하지 않지만, 기존 연봉을 그대로 받는다. “좀 더 행복한 회사로 변하는 게 새롭게 사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최태원 SK 회장의 뜻이 담겼다는 평이 나온다. IT 기술 발전으로 업무 효율화가 가능해져 직원들이 회사에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2020년 매월 셋째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정한 SK텔레콤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업무에 적용한 덕에 직원들의 근무시간 단축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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