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냥 먹기만 했는데 55억원어치 팔렸대요"

조회수 2021. 3. 20.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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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정국 말 한마디로 생긴 일

요즘 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톱스타를 모셔와 광고를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한다. 억 소리 나는 돈을 주고 유명인을 모델로 삼아 광고를 찍어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제품이 좋다고 소리쳐도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명인들이 돈과 무관하게 제품을 소개할 때는 소비자들 눈빛이 달라진다. 의도하지 않고 제품 홍보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유명인이 사심 없이 소개하면 돈 들여 광고한 것보다 물건이 더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

출처: 네이버 브이라이브 캡처
브이라이브에서 콤부차를 소개하는 정국

방탄소년단 정국은 2월 27일 브이라이브에서 콤부차를 소개했다. 브이라이브란 스타와 팬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인터넷 방송이다. 그는 방송에서 “콤부차 레몬가루가 있는데 좋다길래 하루에 2포 정도 먹는다”고 했다. 그러자 콤부차 판매 대란이 일어났다. BTS 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콤부차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3월 첫 주 콤부차 업체 ‘티젠’은 콤부차 매출이 전주 대비 5배 상승했다고 한다. 티젠 측은 3월 4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정국의 한마디에 한 달 치 콤부차 물량이 단 3일 만에 모두 팔렸다”는 글을 올렸다. 품절 소식을 들은 정국은 7일 브이라이브에서 “저로 인해 제품을 사주시니까 코로나 19로 힘든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국은 전에도 여러 차례 사심 없이 품절 사태를 만들었다. 2019년 1월 20일 정국은 팬 카페에서 팬들과 채팅을 하던 중 ‘다우니 어도러블’ 섬유유연제를 쓴다고 말했다. 이후 다우니 섬유유연제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다우니 측은 두 달 치 판매수량이 하루 만에 팔려 재고가 부족하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는 또 2019년 2월 17일 네이버 브이라이브에서 “얼굴이 빛나죠? 호호바오일 발랐다”고 말했다. 팬들은 정국이 사용한 호호바오일이 ‘보나쥬르’ 제품이라고 추측했다. 해당 제품은 쿠팡 등 일부 사이트에서 한동안 사라졌다. 팬들이 다 사들여 동이 난 것이다.

출처: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캡처
Feel Enuff의 옷을 입은 정국

정국이 입은 옷도 품절 대란이 난다. 2019년 7월 정국은 일본에서 콘서트를 하기 위해 공항에 갔다. 그때 입은 생활한복이 사람들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정국이 입었던 생활한복 업체 ‘지장사’의 매출은 10배 정도 늘었다. 정국이 2월 24일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 올린 사진 속 옷을 만든 회사도 대박이 났다. 사진 공개 약 20분 후 정국이 입은 옷이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 스토어에서 품절됐다. 24일 이 옷을 만든 ‘Feel Enuff’ 측은 “정국이 입은 옷이 품절되어 사전주문을 받고 있다”며 정국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곱창부터 맥주, 간장까지 관찰 예능으로 광고 효과 본 먹거리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서지혜, 화사, 라미란

평소 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다가 의도하지 않게 품절사태를 일으킨 대표적인 연예인은 마마무 화사다. 2018년 6월 가수 화사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장한평역 근처 곱창집에 갔다. 그는 곱창 2인분과 전골, 그리고 볶음밥을 주문해 남김없이 먹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화사 곱창’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포털사이트의 ‘곱창’ 검색량은 방송 전날 대비 최대 730% 이상이었다. 전국 곱창집에는 수많은 손님이 몰려 ‘곱창 대란’이 일어났다. 경남 통영의 한 곱창집은 “전국 도축장에서 곱창을 구할 수 없어 장사할 수 없다”고 휴업 안내문을 붙였다.


방송 직후, 화사가 간 곱창집에 오픈 시간인 3시에 가도 대기 줄을 섰다고 한다. 또 이 곱창집은 방송 이후 일산, 선릉, 야당 등 전국에 체인점을 70호점 이상 만들었다. 2020년 3월에는 화사가 속한 그룹 마마무와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마장 축산물 시장 관계자는 ‘곱창 열풍’을 만든 화사에게 감사패와 곱창 상품권 100만 원을 전하기도 했다.


연예인이 좋아한다고 말해 대중의 관심을 끌었지만 매출은 그다지 늘어나지 않은 제품도 있다. 배우 서지혜는 2020년 10월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의도치 않게 ‘곰표’ 맥주를 홍보했다. ‘나 혼자 산다’는 스타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이다. 서지혜는 곰표 맥주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을 3곳이나 돌아다녔다. 곰표 맥주는 수제 맥주 전문회사 세븐브로이가 CU편의점과 손잡고 출시한 한정판 맥주다. 밀가루를 만드는 회사인 ‘대한제분’의 곰표 브랜드와 손잡고 만들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곰표 맥주에 관심을 가졌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마케팅과 광고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찍고 온라인상에서 광고 효과를 크게 봤다”고 했다. 하지만 곰표 맥주는 방송에 나가기 전부터 사기 힘든 상품이었다. 서지혜가 사려고 편의점을 여러 곳 돌아다닌 것이 그 증거다. 2020년 5월 출시한 곰표 맥주는 3일 만에 10만 개가 팔렸다. 또 한 달 만에 50만 개를 팔렸다. 말하자면 원래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았던 제품이다. 찾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방송이 나간 뒤 매출이 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방송 전과 비교했을 때 방송 이후 매출 변화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한 CU 점주는 “방송이 나간 후 곰표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고 했다.


배우 라미란은 2019년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왔다. 방송에서 라미란은 매니저와 아침 식사로 냉이와 달걀을 넣은 냉이 달걀덮밥을 먹었다. ‘전지적 참견시점’ MC인 전현무가 레시피를 궁금해하자 라미란은 맛있게 먹는 팁에 대해 말했다. 그는 “계란찜 하실 때 다시마 육수를 내는 분들이 있다. 저는 간편하게 홍게 간장을 넣는다”고 말했다. “홍게 간장을 넣는 순간 육수를 넣은 것처럼 달라진다”는 설명이었다.


방송이 나간 후 홍게 간장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왔다. 또 일부 마트에서는 홍게간장 품절 대란이 나타났다. 홍게 간장은 일반 맛 간장과 비슷하다. 하지만 홍게를 통째로 삶은 추출액에 멸치, 다시마, 마늘, 양파, 대파, 생강, 표고버섯 등을 넣어 만든 조미식품이다. 홍게간장 제조업체인 홍일식품은 방송 후 홍게간장 매출이 방송 전 대비 20% 상승했다고 했다.


◇'효리네 민박’을 통해 광고 효과 본 제품들

출처: JTBC '효리네 민박' 캡처

JTBC ‘효리네 민박’에 출연한 소녀시대 윤아는 주방가전 제품 매출을 크게 올렸다. 2018년 2월 4일 방송에는 효리네 민박집 아르바이트생 윤아가 들고나온 와플 기계가 화제였다. 그는 이효리·이상순 부부에게 와플을 구워 대접했다. 방송 직후 ‘윤아 와플 기계’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또 시청자 게시판에는 기계 브랜드를 묻는 문의가 쏟아졌다.


방송 전 해인 2017년 윤아가 쓴 와플 기계를 만든 버티컬 와플메이커 매출은 약 2억원 정도였다고 한다. 일 년에 3000개 정도 팔리던 수준이었다. 하지만 방송에 등장한 이후 판매량은 급증했다. 2018년 판매 수량은 8만대로 매출은 약 55억원이었다.


방송이 나온 때는 겨울밤이었다. 브라운관 속 노릇노릇 한 와플은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추운 날씨 집에서 간단하게 와플을 해 먹는 윤아의 모습이 구매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기계에 반죽을 넣는 등 와플 만드는 과정이 마치 홈쇼핑처럼 자세히 나갔다. 네티즌은 와플 기계가 PPL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부인했다. 윤아가 음식 솜씨를 선보이기 위해 서울에서 직접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효리네 민박’ 담당 PD는 “편집하는 나도 눈여겨보다 제품을 따라 샀다”고 밝혔다.

출처: MBC '라디오 스타' 캡처

배우 이천희가 운영하는 브랜드 ‘하이브로우’ 의자도 효리네민박 덕을 봤다. 하지만 하이브로우도 사람들의 관심에 비해 매출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이천희는 2020년 2월 MBC ‘라디오스타’에 나와 이효리·이상순 부부 덕분에 브랜드 광고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후 주문이 폭주했고 의자가 품절됐다”고 말했다. 하이브로우’는 매년 미리 계획한 수량만 찍어내는 한정판 가구를 만든다. 방송에 나온 그 의자가 한정판이었다. 찾는 사람은 많았지만 금방 더 이상 팔 물건이 없어졌다. 이천희는 “사람들이 안 팔 거면 왜 방송에 내보냈는지 물어봤다. PPL(Product PLacement)도 아닌데 억울했다”고 했다.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정성은 교수는 “일상에서 쓰는 제품을 의도치 않게 보여줄 때 광고효과가 가장 좋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 jobsN 왕해나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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