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격증 있으면.." 한 줄기 희망에 수험생 몰린다

조회수 2021. 3. 19.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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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기회"..꽁꽁 언 취업 시장에 취준생 자격증 '원정 시험' 몰린다

제주도에 사는 취업준비생 A(25)씨는 이달 초 당일치기로 서울을 방문했다.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실기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다. A씨는 “필기시험에 합격해 올해 4월까지 실기 시험을 봐야 하는데, 제주도에서는 이미 4월 안에 열릴 예정인 시험이 모두 마감된 상태”라고 말했다.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상시 시험이 더 자주 열리고 아직 자리가 남은 서울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사태로 채용은 줄었지만, 자격증 시장은 호황이다. 시험을 보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 A씨처럼 ‘원정 시험’을 보러 다니는 청년들도 많다. 코로나19 사태에 취업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자격증이라도 취득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준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신입 공채가 줄면서 장수 취준생이 누적됐고, 집단감염 우려로 시험 횟수 자체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광주상의 주관 시험 응시 인원, 전년보다 9% 넘게 늘어  


자격증 시험 접수 자체가 어려워지자 원정 시험은 흔한 풍경이 됐다. 올해 초에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한국어능력시험을 보려는 응시자가 몰리면서 신청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마감됐다. 사는 지역에 자리가 없어 우선 다른 지역까지 시험을 접수했다가 시험 일정이 다가올 때 취소하는 자리를 노려 다시 신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취준생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험 신청 빈자리가 생기면 서로 알려주고, 시험을 양도하기도 했다. 


실제 자격증 시험 응시 인원이 늘었다는 상공회의소 조사 결과도 나왔다. 광주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광주 상공회의소가 주관한 자격증 시험 응시 인원은 7만5268명을 기록했다. 2019년 6만8976년보다 9.1%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 초기, 사회적 거리두기로 2달여간 시험이 중단된 것을 고려하면,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이들은 더 많았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출처: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 캡처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실기 시험 일정을 확인해본 결과, 시험 일자가 얼마 남지 않은 21일 서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도시에서 접수가 끝난 상태였다.

광주상의는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한 달 동안 약 8300명이 광주상의가 주관하는 자격증 시험에 응시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난 인원이다. 광주상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자격증 취득을 통해 구직난을 탈피하고자 하는 열망의 결과물”이라고 해석했다.


◇공기업 취업 시 유리한 컴활, 공부법은? 


그렇다면 어떤 시험에 응시생들이 몰렸을까.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자격증 시험은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전산회계운용사, 비서, 한글속기 등 국가기술자격시험과 무역영어, 상공회의소 한자 등 국가공인자격시험이다. 이중 수험생들이 많이 몰리는 시험은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이다. 


1급과 2급으로 나뉘는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은 사무자동화의 필수 프로그램인 스프레드시트(SpreadSheet), 데이터베이스(Database) 활용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각각 필기와 실기로 나뉘어 있어, 필기에 합격한 사람만이 실기에 응시할 수 있다. 응시 자격에 제한은 없지만,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만 2년 이내에 실기시험을 봐야 한다. 2년이 지나면 필기시험부터 다시 응시해야 한다.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은 국내외 일반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취업할 때 우대받을 수 있다. 공기업·공공기관을 비롯해 경찰공무원 경쟁채용과 해양경찰 채용시험, 소방공무원 경쟁채용에서 가산점도 인정받을 수 있다. 일반 취업준비생뿐 아니라 공무원 시험 준비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준비하는 자격증이다. 

출처: MBC 캡처
방송에서 개그맨 송은이가 엑셀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던 김숙

컴퓨터활용능력시험 자격증 과정을 운영하는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은 수강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출 기준으로 2021년 1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00% 이상 증가했다. 에듀윌 IT자격증 관계자는 “유사한 내용을 다루는 민간 자격증과 달리 컴퓨터활용능력 시험은 국가공인자격증이고, 공기업 취업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컴퓨터활용능력시험에 응시한다면,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에듀윌 IT자격증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시험이 전면 개정되면서 SW가 Windows 10 버전, Microsoft Office 2016 버전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는 운영체제 Windows 7과 Windows 10 버전의 공통 기능, 스프레드시트 및 데이터베이스 Microsoft Office 2010 버전으로 시험을 치렀다.  


시험 준비 요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에듀윌 관계자는 “필기에서 배운 내용을 실기 시험에서 시연해야 하기 때문에 강의 학습 시 예제 실현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정기 시험과 상시 시험으로 나뉘었던 시험이 상시 시험체제로 바뀐 만큼 기출문제의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전년도 모든 기출문제를 검토하는 것보다는 출제 빈도를 보고, 중요 기출문제만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취업 준비한다면 유통관리사 자격증 유리 


상공회의소 주관 자격시험 중 판매 및 유통전문가 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유통관리사 응시생도 꾸준히 늘었다. 에듀윌 유통관리사 수강생은 2017년과 비교해 2020년엔 630% 이상 증가했다. 


유통관리사 시험은 1급과 2급, 3급 3단계로 구분된다. 2·3급 시험에는 응시 자격 제한이 없지만, 1급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유통분야에서 만 7년 이상의 실무 경력이 있거나 유통관리사 2급 자격을 취득한 후 만 5년 이상의 실무 경력이 있어야만 한다. 혹은 경영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후 실무 경력이 만 3년 이상인 사람도 응시할 수 있다.  


유통관리사는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매장, 각 업체 직영판매장 등 유통관리 분야의 책임자로 근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백화점 및 유통분야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이들을 우대하는 곳이 많다. 

출처: SBS 캡처
드라마에서 백화점 직원으로 나왔던 장나라와 이청아.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업계 취업 시 우대받을 수 있다.

유통관리사 시험은 어렵지는 않지만, 공부해야 할 양이 꽤 많다. 에듀윌 유통관리사 관계자는 “최근 시험 과목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과목별 중복 출제, 중요 내용이 반복 출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각 과목을 연계해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문적인 내용의 출제 비중이 높아 난이도도 상승하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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