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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년이 1억으로 50억 벌 수 있었던 이유는..

조회수 2021. 2. 27.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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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증권사 박차고 나온 40대 중년들이 벌인 일

소위 인생의 황금기라고 하는 40대 중반에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무엇 하나 보장된 게 없는 창업의 길로 나선 두 사람이 있다. 10여 년간 증권맨으로 억대 연봉을 올렸지만,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직장 동료로 만난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쌓아온 IT 업무 역량을 살려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을 만들었다. 보통 홈페이지나 쇼핑몰 등을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이를 노 코드(No-code·코딩 없이 홈페이지나 앱 등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방법) 방식으로 해결했다. 사용자는 필요한 메뉴만 선택해 10분이면 원하는 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대부분 노 코드 플랫폼이 커머스 모델에만 국한돼있는 점을 보완했다. 다양한 기능으로 교육,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인 ‘알디’의 김인걸(49) 대표와 유종갑(48) 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알디 제공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인 ‘알디’의 김인걸 대표(좌), 유종갑 이사(우).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두 사람은 졸업 후 증권회사인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 입사했다.


(김) “2000년 동양증권 IT 부서에 입사해 16년간 일했다. 당시 HTS(Home Trading System·온라인에서 주식매매를 하는 시스템)가 막 시작했을 때였다. 또 고객 영업, 기업 금융, 상품 기획, IB(Investment Bank·투자 은행) 등의 업무도 맡았다. 다양한 일을 하면서 역량을 쌓았다. 2016년 새로운 도전을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그때 나이가 44세였다.”


(유) “대학 졸업 후 2001년 동양증권 IT부서에서 일을 시작했다.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컴퓨터와 전화를 결합해 사내로 들어오는 전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로 콜센터 시스템을 기획·구축하는 일을 했다. CTI로 콜센터를 구축하면 텔레마케터 화면에 통화하는 고객에 대한 상세정보가 실시간으로 나온다. 고객과의 평균 통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고객 서비스 수준도 높일 수 있다. 이후 신탁, 퇴직연금, 금융상품 등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10여 년간 일하다 보니 점점 일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 틀에 박힌 일보다 다양하고 재밌는 일을 하고 싶었다. 2012년 골프 관련 패션 회사의 IT 부서를 거쳐 캐나다구스, 탐스 등 해외 패션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는 유통하는 코넥스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IT 관련 신사업을 맡았다. 마케팅, 물류, 판매 관리 등과 IT기술을 접목해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는 일을 했다.”


두 사람은 증권사 재직 시절부터 마음이 잘 맞는 직장 동료였다고 한다. 틈나는 대로 함께 미래를 고민했고, 시장 트렌드를 익혔다. 오랜 고민 끝에 함께 창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익힌 다양한 경험을 사업에 적용해보고 싶었다. 4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쉽진 않았다.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나서고 싶었다고 한다.


(김) “억대 연봉의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두렵기도 했다. 그래도 더 나이 들기 전에 꿈을 펼쳐보고 싶었다.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40대라는 연구 결과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 피에르 아주레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팀의 논문 내용이다. 2007~2014년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설립한 270만명을 조사한 결과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의 창업 당시 나이가 평균 45세였다고 했다. 여기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은 창업 후 5년간 매출 증가율이 상위 0.1%에 속하는 기업을 말한다. 특정 시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인적 재산이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 “주변을 보니 퇴직 후 보통 유통이나 체인점 사업 등을 하더라. 진입 문턱이 낮다는 이유였다. 성공 여부를 떠나서 기존에 하던 일과 다른 일을 하니 많이 힘들어하는 걸 봤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시장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IT 관련 일을 계속하다 보니 온라인 시장이 더 커질 거로 봤다. 시장은 더 커지는데 커머스, 마케팅, 교육, 콘텐츠 활용 등 모든 서비스를 한 사이트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다. 누구나 쉽게 원하는 방식으로 홈페이지나 쇼핑몰, 개인 사이트 등을 구축하게 하고 싶었다. 기존 플랫폼에는 편집 방식(Edit 방식·디자인툴을 이용해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하는 것)으로 사이트를 구성할 수 있게 한 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이 또한 IT 전문 지식이 필요해 일반 사용자가 쓰기 어렵다. 또 변경할 수 있는 툴이 제한적이라 적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분야가 한정적이다. 아이들이 레고 블록을 맞추듯 원하는 기능만 골라 목적에 맞게 사이트를 만들 수 있게 하면 좋으리라 생각했다. 또 여러 판매 채널을 구성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도 결합하고 싶었다.”


두 사람은 2018년 온라인 마케팅 전문기업인 ‘알디’를 창업했다. 창업 자금은 1억원이었다. 2년간은 시스템 개발에만 집중했다. 현재 완성한 서비스인 ‘필드메이크’를 내놓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더 쉽고 간편하게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출처: 알디 제공
노 코딩 방식으로 원하는 기능을 클릭, 드래그만 하면 사이트가 만들어진다.

-타 업체와 차별점이 궁금하다.


(유) “‘알디’가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인 ‘필드메이크’는 노 코딩(No-Coding)방식이다. 노 코딩 방식이란 코드 한 줄 쓰지 않고 웹사이트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이미 주요 기능은 코딩을 완료한 형태로 저장돼 있다. 사용자는 원하는 기능만 선택해 맞춤형 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IT 지식을 몰라도 되고, 디자인툴을 따로 쓸 필요도 없다.


기존의 노 코드 플랫폼보다 더 간단하게 만들었다. 타 업체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수천 개에 달한다. 직관적으로 보고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특허받은 자체 기술로 마우스로 클릭과 드래그만 하면 홈페이지 하나를 바로 만들 수 있다. 영상, 이미지, 글, 홍보, 마케팅, 설문 조사, 교육 진도 체크, 결제 정보 입력 등 다양한 메뉴가 있어 필요한 기능을 선택해 쓰기만 하면 된다. 별도의 전문적인 IT 지식이나 복잡한 사용법을 익힐 필요가 없다. 기능이 다양해 국가 기관, 기획사,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 채널 네트워크), 셀러, 인플루언서, 금융사, 교육업체 등 여러 비즈니스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대부분 노 코드 플랫폼이 커머스 모델에만 국한돼있다는 점을 보완하고 싶었다.”

출처: 알디 제공
뷰티 브랜드, MCN, 금융사, 교육업체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김) “기능 구현이 빠르고 비용도 크게 줄였다. 일반적으로 홈페이지, 쇼핑몰 등을 구축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만 바로 선택할 수 있게 해 10분이면 홈페이지 구축부터 제품 마케팅, 판매 준비까지 가능하다. 또 여러 개의 사이트를 무제한으로 만들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교육 회사가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보자. 회사는 강사별로 개별 강좌 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또 진도 체크나 수업 확인 등의 기능도 쓸 수 있다. 그리고 유튜브를 활용해 영상을 사이트 내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보통 교육 업체는 영상을 쓰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이를 해결해 비용을 크게 줄였다. 모든 기술을 자체 기업부설 연구소에서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와 관련한 53개의 특허를 출원·등록 중이다. 또 다국어 지원 알고리즘을 적용해 해외 서비스도 가능하게 했다. 영상 자막도 실시간으로 번역한다. 국내, 해외 인플루언서 등이나 MCN 회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처: 알디 제공
현재 10명의 직원들과 근무하고 있다.

‘알디’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명품 화장품 브랜드인 스쿠(SCQQU), 쓰리(THREE), 글로벌 인플루언서 MCN 기업인 스페셜원메이커스, 푸드 종합 온라인 사이트인 플레이피에스마케팅 등과 계약해 서비스하고 있다. 또 현재 한국공인노무사회, YG엔터테인먼트, KDB생명 등과 서비스 도입 협의중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하다.


“클라우드 개념으로 서비스한다. 보통 월 사용료를 받는다. 비용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규모나 형태에 따라 다르다.”

출처: 알디 제공
‘알디’의 김인걸 대표(좌), 유종갑 이사(우).

-중년에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유) “창업은 젊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꼭 그렇지 않다. 오히려 중년 창업의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많은 경험을 했기에 더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 또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효율적으로 체력 안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벤처 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조직의 아래보다는 위에서 더 많이 뛰어야 하는 것 같다. 관리자라는 개념으로 안일하게 일하면 힘들다.”


(김) “어떻게 보면 창업을 늦은 나이에 했다. 준비하면서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어렵다. 막연히 창업하면 잘될 거라는 생각보다는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뜻이 맞고, 여러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동업자를 찾아 함께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요.


(김) “창업 후 오랜 기간을 연구 개발에만 몰두했다. 이젠 고객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12개사와 계약 협의 중이다. 올해 5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고객 수를 늘리는 데에 집중하고자 한다. 올해 예상 매출은 50억원이다.”


(유)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에서 우리의 서비스를 활용하게 하고 싶다. 또 개인화 서비스에 관심이 크다. 개인화 서비스는 모든 서비스가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성향과 니즈에 맞춰 최적의 결과물을 추천해주는 걸 말한다.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개인화 서비스 시장도 점유하고 싶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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