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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이내에서만 인증…GPS 켜고 재택근무합니다

코로나 1년, 재택근무 하라더니 “화장실 갈 때도 보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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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택근무로 인한 노·사 갈등 심화
기업은 “일하는지 확인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감시받는다는 느낌 지울 수 없어

“제시한 기간 내 기준실적 미달 시 일일 내근체험을 진행하겠다”, “화장실 갈 때도 보고해라.”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재택근무를 도입한 한 대형 통신사 콜센터에서 나온 공지 중 일부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했는데, 이를 볼모 삼아 실적 압박을 하는 것이다. 해당 콜센터 직원들은 3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자리를 비우고 있다는 의미로 모니터에서 색깔이 변하고, 관리자가 수시로 메시지를 보낸다고 털어놨다. 심지어는 지금 어디에 있냐, 뭐하냐고 묻는 전화도 온다고 한다. 

출처JTBC 방송화면 캡처

코로나 사태에 재택근무를 도입한 지 약 1년, 재택근무는 새로운 근무 형태로 자리 잡았다. 불필요한 출퇴근 시간이 줄어 편리하고 감염병 예방 효과도 있지만, 내근할 때보다 더 스트레스가 높아졌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직원의 근무 태도를 과도하게 점검하려는 회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일부 직장인들은 관리를 빙자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카메라 켜놓고 일하라는 회사도 있어 


중견기업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A씨는 현재 3개월째 재택근무 중이다. A씨 회사는 지난해 12월 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기전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A씨는 혹시 모를 감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재택근무를 반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빨리 내근 지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A씨가 재택근무를 싫어하게 된 이유는 업무 일지 작성 때문이다. 그동안은 한 달 단위로 업무 일지를 작성했는데, 현재는 매일 시간대별로 업무 일지를 작성해야 한다. 또 업무 시작 전에 하루 업무 계획을 보내야 한다. 업무 계획과 일지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끝내는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무슨 일을 했는지 적으라고 하니 대놓고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라고 했다. 

드라마에서 상사에게 혼나고 있는 박해진

출처MBC 방송화면 캡처

심지어 상사는 A씨에게 지어서라고 일지를 써내라고 닦달했다. “현재 한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장 점검을 비롯해 내부 소통이 필요해 업무 시간 내내 전화만 하고 끝나는 날도 있다. 그렇다 보니 시간대별 일지도 내용이 같을 수밖에 없는데, ‘왠 종일 전화만 하고 있냐’면서 타박을 들었다. 한 시간 단위로 끝낼 수 있는 일도 아닌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답답하다. 한 번은 팀장님한테 고충을 털어놨더니, 지어서라도 써내라고 하더라. 지어서 써낼 거면 일지를 쓰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재택근무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는 이는 A씨뿐만이 아니다. 재택근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컴퓨터 카메라 기능을 켜 놓으라고 요구한 회사도 있다. 심지어 한 회사는 30분마다 업무하고 있는 화면을 캡처해 회사로 전송하라고 지시했다. 또 다른 회사는 업무 시간 내내 줌이나 구글 미트 등 영상회의 기능을 켜 놓으라고 했다. 

재택근무하면서 화상 회의 기능을 이용하는 모습

출처트위터 캡처

◇위치 정보·마우스 움직임으로 감시하기도


직원들이 집에서 제대로 근무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생겼다. 한 IT기업은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을 활용해 근무 인증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프로그램에 재택근무지 GPS 정보를 미리 입력하면, 해당 위치의 100m 이내에서만 출퇴근이 인증되는 방식이다. 설정된 범위를 벗어나면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일정 시간 이상 키보드 입력이 없거나 마우스 움직임이 없으면 관리자의 화면에 알림이 뜨는 시스템도 있다. 회사 업무망을 이용해 일정 시간 단위로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으면 접속이 끊어지도록 설정해놓은 회사도 있다. IT업계에서 일하는 B씨는 “집에 잠깐 누가 방문해 확인하느라 자리를 비웠더니 메신저로 ‘일 안 하고 어디 갔냐’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면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어 불쾌했다”고 했다.

출처MBC 방송화면 캡처

회사 측에서는 업무 시간인 만큼, 직원들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놓고 여행을 가거나 마사지 샵을 방문하는 등 일부 직장인들의 근무 태도가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재택근무라고 해도 일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데, 눈에서 안 보이니 ‘논다’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답답함을 토로한다.


◇“재택근무 시 최소한의 일상 활동은 양해해야” 


이처럼 재택근무로 인한 노사갈등은 흔한 일이다. 재택근무를 한 직장인 4명 중 1명꼴로 사용자의 감시 및 시간 외 업무지시로 갈등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지난달 12일 직장인 937명을 대상으로 한 재택근무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택근무 시 사용자의 부당한 지시나 제도 미비로 불편을 겪었던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23.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재택근무 중 겪은 부당지시 사례는 ‘30분마다 화면 캡처 후 전송’, ‘실시간 모니터로 업무 진행 상황 파악’, ‘화상통화로 일을 하고 있는지 인증’ 등이 있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나친 근태 관리가 재택근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재택근무와 관련한 주요 궁금증을 정리한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보면 “자택 방문자를 확인하거나, 우는 아이를 달래거나, 집 전화를 받거나, 무더위에 샤워하는 등 최소한의 일상 활동은 양해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활동을 이유로 징계나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나와 있다. 또 “지나치게 짧은 시간 단위로 엄격하게 근태를 관리하면 근로자 스트레스가 너무 크고, 재택근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재택근무 관련 고용노동부 매뉴얼

출처고용노동부

현재는 정당한 업무 관리·감독인지 아니면 직원에 대한 과도한 감시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지나친 간섭을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화장실 가는 것도 보고해야 하는 것 등은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할 정도로 과도한 지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근태 관리를 명목으로 직원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쾌적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사업주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재택근무 제도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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