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고 서툰 허재·이동국..요즘은 그게 먹혀요"

조회수 2021. 2. 20.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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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들이 모였다" 예능 대세로 떠오르는 레전드 스포츠 스타들

“미친 캐스팅이다. 셋이서 예능이라니....” “전설들이 모였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쓰리박:두 번째 심장’의 방영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이 큰 기대감을 보이면서 남긴 댓글이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전 축구선수 박지성, 전 야구선수 박찬호, 전 골프선수 박세리가 출연한다. 세 사람은 선수 시절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상징적인 인물이다. 박지성은 선수 시절 ‘두 개의 심장’으로 불리면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 프리미어리거다. 박찬호는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이자 ‘코리안 특급’으로 불린 레전드 투수다. 박세리는 아시아 최초로 LPGA 우승을 했고, 명예의 전당까지 오른 우리나라 대표 골퍼다.

출처: MBC, KBS, 조선DB
(왼쪽부터) 박지성, 박세리, 박찬호.

레전드 스포츠 스타들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 모인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였다. 이들은 방송에서 은퇴 후의 삶을 공개했다. 박지성은 아내인 김민지 전 아나운서, 두 아이와 함께 사는 제주도 집을 최초로 공개했다. 또 사이클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2002년 월드컵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은퇴한 뒤 우울증을 겪었다고 했다. 새로운 취미로 골프를 배우면서 이를 극복했다고 전했다. 골프 프로 테스트에 새롭게 도전한다고도 했다. 박찬호는 가족과 함께하는 LA의 일상을 공개했다. 딸들과 함께 조깅과 명상을 했다. 박세리도 소소한 일상을 전했다. “은퇴가 곧 시작”이라는 말과 함께 요리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또 선수 시절 연못에 빠진 공을 살려내기 위해 했던 ‘맨발 투혼’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도전해야 두 번 실수는 하지 않으니까”라면서 당시 이유를 설명했다. 시청자들은 한때 국민에게 기쁨과 희망, 즐거움을 주던 스포츠 스타들의 일상을 브라운관에서 보면서 반가워했다.

출처: MBC '쓰리박' 방송 캡처
박지성과 그의 아내 김민지 전 아나운서. 방송에서 제주도 집을 공개했다.
출처: MBC '쓰리박' 방송 캡처
박찬호와 그의 아내 박리혜. 방송에서 딸들과 함께 하는 LA 일상을 전했다.
출처: MBC '쓰리박' 방송 캡처
박세리는 은퇴 이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레전드로 불리는 스포츠 스타들이 잇달아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있다. 소위 스포테이너 전성시대다. 스포테이너는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이너(Entertainer)의 합성어로 스포츠 선수 출신의 방송인을 뜻한다. 쉽게 말해 재능과 끼가 있어 연예인처럼 방송 활동을 하는 운동선수다. 과거엔 주요 대회가 열리거나 시즌 중에만 얼굴을 볼 수 있던 스포츠 스타들이 이젠 안방 속으로 들어왔다. 이젠 TV만 켜면 전설로 불리던 스포츠 스타들이 나온다.

출처: KBS, 채널A 방송 캡처
1세대 스포테이너로 꼽히는 강호동.
출처: JTBC, KBS JOY 방송 캡처
농구선수 출신 서장훈. 현재 여러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출처: 조선DB, JTBC 방송 캡처
전 축구선수 안정환도 스포테이너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1세대 스포테이너로는 씨름선수 출신인 강호동을 꼽을 수 있다. 1989년 씨름계에 등장해 천하장사로 활약한 그는 1992년 돌연 은퇴했다. 이후 방송인 이경규의 권유로 1993년부터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재치 있는 입담과 예능감으로 인기 스타 반열에 올랐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했고, 지금까지도 국민 MC로 불린다.


강호동을 잇는 2세대 스포테이너로는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과 농구선수 출신 서장훈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안정환은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마이 리틀 텔레비전’, ‘뭉쳐야 뜬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 여러 방송에서 출연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14년 ‘무한도전’에 출연해 “나는 방송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서장훈은 2019년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자신은 연예인이라고 인정했다. 실제로 그는 현재 ‘무엇이든 물어보살’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 너는 내 운명'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출처: 김연경 인스타그램, SBS 방송 캡처
배구선수 김연경, 전 스피드스케이팅선수 이상화.

최근 몇 년간 스포츠 스타들을 향한 방송가의 러브콜이 더욱 활발하다. 스포테이너들은 스포츠 예능뿐 아니라 토크쇼, 리얼리티, 요리 등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고 있다. 배구선수 김연경의 경우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일상이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이후 그는 ‘놀면 뭐하니’, ‘집사부일체’, ‘아는 형님’ 등에 출연해 예능감을 뽐냈다. 김연경은 “방송 출연은 팬들과 또 다른 소통이라고 생각해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빙상 여제’ 이상화도 현재 ‘동상이몽2’에 고정 출연하면서 남편 강남과의 신혼 생활을 전하고 있다. 스케이트를 신고 매서운 눈빛으로 빙판길을 달리던 선수 때 모습과는 달리 아기자기한 디즈니 캐릭터 굿즈로 집안을 꾸민 반전 모습을 보였다.

출처: 뭉쳐야찬다, 노는언니 포스터 캡처
레전드 스포츠인들이 모인 프로그램도 인기다.
출처: JTBC 방송 캡처
전 농구선수 허재는 최근 '뭉쳐야 쏜다'에 출연하고 있다.
출처: JTBC, KBS 방송 캡처
전 축구선수 이동국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출연 중이다.

각자의 종목에서 최고의 위치까지 올랐던 레전드 스포츠인들이 모인 프로그램도 큰 인기다. 대표적으로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를 꼽을 수 있다. 스포츠 스타들이 전국 축구 고수와 대결하는 모습을 담았다. 감독을 맡은 안정환부터 씨름 선수 이만기, 농구 선수 허재, 야구 선수 양준혁, 마라토너 이봉주, 기계 체조 선수 여홍철, 사격선수 진종오, 이종격투기선수 김동현, 테니스선수 이형택, 배구선수 김요한, 스케이트 선수 모태범, 수영선수 박태환, 레슬링 선수 심권호 등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했다. 첫 회 시청률은 2.7%였지만,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종편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를 넘기도 해 화제였다. 그 여세를 몰아 지난 2월 7일에는 시즌2인 ‘뭉쳐야 쏜다’를 시작했다. 전국의 농구 고수들과 대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안정환, 이동국, 허재, 현주엽, 여홍철 등 과거 국민들을 울고 웃게 한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한다.


여성 스포츠 스타가 대거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인기다. 현재 방송 중인 ‘노는 언니’는 박세리뿐 아니라 펜싱선수 남현희, 피겨선수 곽민정, 수영선수 정유인 등이 출연한다. 이들은 방송에서 솔직하고 털털한 일상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방송가가 스포츠 선수를 주목하는 이유는 친근함과 신선함이라는 분석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 방송에 익숙하지 않아 어설프고 서툴다. 이런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하고 새로운 재미로 느껴진다”고 했다. 또 “레전드 스포츠 스타의 경우 선수 시절 좋은 성적을 내는 등 좋은 모습으로 인기를 얻은 경우가 많다. 이미 대중에게 호감도와 인지도가 있어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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