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때문에 차인 친구 덕분에 전 이렇게 됐죠

조회수 2020. 12. 31. 10:5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친구가 입 냄새 때문에 여친에게 차였다는 말 듣고 만든 '이것'은..
입 냄새 때문에 애인과 헤어진 친구보고 가글 개발
구취 원인인 건조함과 세균 확실하게 잡아
입 안 건조하게 하는 에탄올 배제
목에 좋은 유자, 프로폴리스, 모과 향 등 넣어
내년엔 동남아 등 해외 진출 계획

어느 날 친구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울먹이는 목소리에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입 냄새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면서 엉엉 우는 게 아닌가.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의 입 냄새가 너무 심해 도저히 못 만나겠다면서 이별 통보를 했다고 한다. 웃음이 나면서도 짠했다. 불현듯 비슷한 경험이 떠올랐다.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신 후 이야기하는 지인의 입 냄새 때문에 숨을 참느라 혼났던 기억이 났다. 주변을 보니 입 냄새가 고민인 사람이 꽤 많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가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마스크 속 입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도 늘었다. 기존 가글 제품과 달리 자극적이지 않고, 확실하게 구취를 없애주는 가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터치프로젝트’의 황민지(28) 대표의 이야기다.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터치프로젝트의 황민지 대표.

-자기소개해 주세요.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터치프로젝트’의 대표 황민지입니다. 쓰임에 맞게 제품군을 나눠 미세먼지 케어 브랜드인 ‘러버스’, 바디케어 브랜드 ‘바디홈즈’를 운영하고 있어요.”


대학에서 화장품학을 전공한 황민지 대표는 대학 시절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 호주 시드니로 떠났다. 화장품에 관심이 많던 그는 2년여간 색조화장품 브랜드인 ‘나폴레옹 퍼디스’에서 제품 판매 일을 하면서 화장품에 대한 흥미를 키웠다. 한국에 들어와 졸업 후 국내의 한 화장품 관련 중소기업에서 제품 연구개발, 영업 등을 맡았다. 올리브영 전국 매장에 입점해 있는 회사 제품 관리를 총괄했고, 국내 및 해외 홈쇼핑뿐 아니라 헬스앤뷰티 브랜드인 왓슨스, 사사(sasa) 등 해외 온·오프라인 마케팅부터 입점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맡았다. 이후 국내의 한 화장품 관련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외 영업팀에서 팀장으로 일하면서 미국 뉴욕 지사로 발령 받아 1년여간 해외 영업일을 했다. 국내와 해외를 오가면서 다양한 제품을 접했고, 자연스레 제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실생활에 꼭 필요하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제품을 직접 만들고 싶었다. 아이디어를 직접 제품화해보자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황 대표는 그렇게 2018년 ‘터치프로젝트’를 세웠다. 손길이라는 뜻의 ‘터치(touch)’와 프로젝트를 합친 말로 분기마다 새로운 콘텐츠 등을 개발·기획해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


처음 개발한 제품은 미세먼지 보호 스프레이였다.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날이 많아지자 옷이나 신발 등에 뿌려 미세먼지가 달라붙는 걸 줄여 주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 밖에도 진드기나 먼지 등을 케어하는 베개 등 미세먼지 케어 제품을 출시했다. 또 미세먼지 케어가 가능한 강아지 샴푸도 개발했다. 12년간 키운 강아지가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 좋다고 하는 샴푸는 거의 다 써봤지만 효과가 크게 없어 고민했다. 피부 진정효과가 있고 순한 강아지 샴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직접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후 바디케어 브랜드인 바디홈즈를 론칭해 풋바, 풋크림 등을 개발하면서 제품군을 확대했다.


황 대표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주변 지인이 곧 소비자라고 생각해서다. 이들이 생활하면서 필요하다고 느낀 제품을 잘 만들고 싶었다. 최근 인기를 끈 가글 제품인 ‘모과글’(bit.ly/3pBO6wG)도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만든 제품이다.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실제 친구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이미지.

◇입 냄새 때문에 애인과 헤어진 친구 보고 만든 가글로 대박


-제품 개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느 날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울먹이는 목소리에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가 자신의 입 냄새 때문이라고 했어요. 나중엔 엉엉 울면서 억울하다고 하는데 뭔가 웃기기도 하면서 짠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도 상대방의 입 냄새 때문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아메리카노를 마신 지인이 코앞에서 이야기하는데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았거든요. 주변을 보니 입 냄새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속 자신의 입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도 더 늘었고요. 시중에 나온 가글 제품의 불편한 점을 해결하고, 확실하게 입 냄새를 잡아줄 수 있는 가글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확실하게 입 냄새를 잡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 1년 넘게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제품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입안에 쓰는 제품이다 보니 성분부터 안전성까지 꼼꼼하게 따졌습니다. 국내 제품과 해외 제품을 가리지 않고 시중에 나온 가글이라면 거의 다 써본 것 같아요. 직접 사용해보면서 장단점을 비교했고, 제품 연구·개발에 나섰습니다. 


보통 기존 가글은 강한 멘톨 향으로 입 냄새를 잡아주는 듯하지만 잠시뿐이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입 냄새가 올라왔죠. 또 에탄올을 넣어 만든 제품이 많았어요. 에탄올로 인해 화한 느낌이 들어 순간적으로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을 받지만, 에탄올 성분으로 인해 오히려 입안이 더 건조해집니다. 알코올이 피부에 닿는 순간 시원하지만 금세 건조해지는 것처럼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잇몸이 약하고 설염으로 자주 고생했어요. 그래서 에탄올이 들어 있는 가글을 쓰면 너무 자극적이고 매워서 사용이 어려웠어요. 에탄올을 넣지 않고도 상쾌하고 시원한 가글을 만들고자 했어요.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입 안을 건조하게 하는 에탄올을 배제하고, 유자 성분과 모과 향을 넣어 만든 모과글.

그래서 제품 성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평소 목과 기관지가 좋지 않을 때 마시던 유자차와 모과차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이에 착안해 가글에 유자 성분과 모과 향을 넣었습니다. 또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프로폴리스를 함유했어요. 또 꼼꼼한 관리를 위해 가글을 뱉으면 입안의 노폐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어요. 입안에 남은 균과 노폐물, 이물질 등이 가글과 만나 찌꺼기처럼 나옵니다.


제품 아이디어, 시장조사, 제품 분석, 비교, 개발, 용기 선정, 디자인, 테스트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어요. 속도를 빨리 내기보다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한국분석시험연구원 등 국가공인인증기관에서 테스트를 거쳐 제품 효과를 인증받았습니다. 이후 식약처에서 의약외품 정식 허가를 받아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입 냄새 원인인 건조함과 세균 해결...홍어 냄새까지 잡아


-제품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모과글(bit.ly/3pBO6wG)은 모과 향이 나면서 탄산수처럼 청량해 개운함을 느낄 수 있는 가글액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입안을 건조하게 만드는 에탄올을 배제했고, 자연 유래 성분의 유자 추출물, 목에 좋은 프로폴리스, 자일리톨 등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구취를 유발하는 세균과 건조함을 해결하고자 자연 유래 성분의 유자 추출물, 목에 좋은 프로폴리스, 자일리톨 등을 넣어 모과글을 만들었다.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홍어 테스트 모습.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한국분석시험연구원에 테스트를 의뢰했고, 모과글 사용 후 생선 비린내의 주원인인 트라이메틸아민이 93% 감소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 효과가 궁금합니다. 


“입 냄새의 원인인 세균과 건조함을 해결해 구취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먼저, 충치 원인균인 뮤탄스균을 잡았습니다. 양치하고도 입안에 남아있는 수많은 세균이 충치와 입 냄새를 유발합니다. 그래서 세균을 먼저 잡아야 확실한 구취 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한국분석시험연구원(KATR)의 분석 결과 모과글이 충치원인균인 뮤탄스균과 유해성분인 폐렴균, 황색포도상구균을 99.9% 감소시킨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구취의 또 다른 원인은 입속 건조함입니다. 에탄올이 들어 있는 가글은 오히려 입 안 수분을 빼앗고, 더 건조하게 만들어 입 냄새를 유발할 수 있어요. 에탄올로 인해 화한 느낌이 들어 상쾌한 것 같아도 잠시뿐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구취나 구강 관리에 좋지 않죠. 그래서 에탄올을 아예 넣지 않았습니다. 대신 보습감을 위해 자연 유래 성분과 모과 향을 담아 개운하면서도 촉촉한 느낌이 들게 했어요. 또 입 안 자극을 줄이기 위해 알코올, 타르색소, 계면활성제 성분을 넣지 않았습니다.


확실한 효과 검증을 위해 지독한 냄새로 유명한 홍어로 테스트를 했습니다. 모과글을 뿌리기 전에 측정한 홍어의 냄새는 99.9ppm(냄새 최대수치)였어요. 모과글을 뿌린 후 홍어의 냄새는 9.5ppm으로 홍어의 악취를 거의 잡아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확한 결과 확인을 위해 한국분석시험연구원에 테스트를 의뢰했고, 모과글 사용 후 생선 비린내의 주원인인 트라이메틸아민이 93% 감소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가글 제품인 모과글.

-제품 사용 후 나오는 갈색 노폐물(이물질)은 뭔가요?


“구취나 충치를 유발할 수 있는 세균, 노폐물 등의 단백질 찌꺼기입니다. 제품과 만나 뭉쳐지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노폐물의 양은 개인의 입속 컨디션에 의해 다를 수 있습니다. 입안에 노폐물이 많다면 그만큼 나오는 찌꺼기도 많아요.”


-제품 타깃은요.


“가글 류 제품 특성상 연령대나 성별을 정해놓고 만들지 않았습니다. 매운 가글이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분, 에탄올 성분으로 인해 입속 건조함을 느끼시는 분 등에게 추천합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모과 향이 나는 맛이라서 어린아이가 써도 좋아요. 다만, 가글 후 뱉는 게 서툰 6세 이하의 어린이는 사용을 금해주세요. 7세 이상의 어린이가 사용할 때는 보호자의 지도하에 사용하는 걸 권장합니다. 임산부의 경우 사용해도 괜찮지만 염려되신다면 전문의와 상의한 후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내년엔 본격적으로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에 나선다고 한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기존 제품과 달리 순하면서도 상쾌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자극적인 화한 느낌이 아니라서 더 좋아하세요. 또 최근 마스크를 자주 사용하면서 자신도 몰랐던 입 냄새를 맡았는데, 모과글을 쓰면서 확실히 입 냄새가 없어졌다고 하신 분도 많고요. 담배나 커피를 즐겨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입 냄새 걱정을 했다는 분들도 걱정이 줄었다고 좋아하십니다. 온라인몰(bit.ly/3pBO6wG)에서도 인기입니다.”


‘터치프로젝트’의 모과글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가글 류 역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1위로 펀딩을 마감했다. 펀딩 성공률 4353%를 달성했고, 펀딩 금액만 약 2100만원에 달한다.  

출처: 터치프로젝트 제공
터치프로젝트 황민지 대표.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앞으로도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계속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확실한 효과가 있고, 고객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만들 계획입니다. 또 내년엔 2년간 개발한 탈모 케어 샴푸를 출시할 예정이에요. 본격적으로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에 나설 계획입니다.


또 제품 기부 활동도 꾸준히 할 예정입니다. 작지만 지속해서 꾸준히 기부를 계속하다 보면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창업 초기부터 시작했어요. 미세먼지에 취약한 임산부나 미세먼지를 많이 흡입하는 소방관분들을 위해 안양 보건소, 관악구청 등에 미세먼지 스프레이를 기부했었어요. 올 연말에는 펫 쇼핑몰인 ‘펫프렌즈’에서 판매한 펫 샴푸 수익금으로 유기견보호센터인 카라에 기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으로 사회에도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