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 아니에요..재벌들이 SNS하는 이유 있었다

조회수 2020. 11. 20.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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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도 잘 나가..재벌들의 SNS 활용법

명품 양복을 차려입은 재벌이 호화로운 저택에서 고급 와인을 마신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재벌들의 이미지다. 대중들에게 재벌은 낯설고 신비한 이미지로 인식되곤 한다. 대중이 그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SNS를 통해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여주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힌 재벌들이 있다. 활발한 SNS 활동으로 온라인에서도 잘 나가는 재벌들의 사례를 모아봤다.

◇‘이마트 아저씨’ 별명 얻은 신세계 정용진

출처: 정용진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NS에서 본인의 사진을 "납량특집"이라고 표현하거나 직접 만든 요리 사진을 올리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랜만에 마파두부 만듦.”


11월15일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마파두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일주일에 5~6개의 게시글을 올리는 이 계정의 주인공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47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다. 인플루언서는 많은 팔로워를 통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SNS 사용자를 말한다. 


인스타그램에서 그는 ‘신세계그룹 홍보팀장’이나 ‘이마트 아저씨’로 통한다. 신세계그룹 대형마트 계열사인 이마트를 홍보하는 게시글을 자주 올리기 때문이다. 이마트에서 쇼핑을 하거나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을 이용해 요리를 하는 사진을 올리는 식이다. 정 부회장의 SNS는 정식 광고 못지않은 홍보 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가 7월에 신세계푸드 자체 브랜드 ‘피코크’의 신제품과 관련해 “먹을만함”이라는 글을 올리자 당일 해당 제품의 네이버 검색량은 전날보다 11배 늘었다. 


그는 신세계그룹 홍보 외에도 자녀들과 함께 있는 모습, 직접 요리한 음식 등 일상적인 게시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고 있다. 예를 들어 10월에는 “새로운 방식의 제조법”이라는 글과 함께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재벌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이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용진 부회장과 ‘맞팔’ 맺은 현대카드 정태영

출처: 정태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캡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모두 활용해 대중과 소통에 나섰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정용진 부회장과 ‘맞팔’ 관계다. 맞팔은 SNS에서 두 사람이 서로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일을 말한다. 정용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정태영 부회장도 페이스북 팔로워 10만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26만명이 넘는 SNS 인플루언서다.


그는 자신의 SNS에서 영화나 음악을 추천하는가 하면 사회 문제나 기업 문화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배달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으니 친환경적 음식 용기 개발이 중요하다거나, 회의에 참석하는 인원은 8명 이하가 좋다는 등이다. 그가 2017년 직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PPT형 보고서 작성을 금지해야 한다며 올린 글은 1만4000명에게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정 부회장은 자신의 게시글에 질문을 남긴 누리꾼의 댓글에 답글을 다는 등 SNS를 소통의 통로로 이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8년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SNS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라며 “뉴미디어 시대에는 소비자와 기업 대표 간 거리가 최대한 가까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SNS 소통도 닮은꼴인 두산 박용만·박서원

출처: 박용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캡처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페이스북으로 다양한 사회적 챌린지에 참여하는 한편 인스타그램에 본인이 직접 찍은 흑백 사진을 올리고 있다.

부자(父子)가 나란히 SNS를 하는 경우도 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팔로워 17만명을 넘는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주로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5월에는 직접 찍은 흑백사진을 올리는 용도로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다.


박 회장은 2017년 “회사에 가기 싫다”고 트윗을 올린 직원에게 “내 차 보내줄까”라고 댓글을 달아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제주 4.3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제주 4.3 동백 발화 평화 챌린지’나 플라스틱을 줄이는 데 목적을 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에 참여하는 등 SNS를 통해 각종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출처: 박서원 인스타그램 캡처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본인의 일상과 작업 현장을 누리꾼과 공유했다.

박 회장의 장남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내는 사진을 올리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벌가 힙합퍼’로 불리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9000명. 그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작업 현장을 보여주기도 한다. 2017년에는 “잡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패션잡지 ‘보그’ 편집 과정을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하는 등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오뚜기 함연지

출처: 햄연지 유튜브 캡처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씨는 유튜브 채널 '햄연지'에서 본인의 일상을 공개해 인기를 얻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씨는 유튜브 채널 ‘햄연지’의 운영자다. 올해 8월부터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전속계약을 맺어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에는 신혼집 집들이, 남편과의 일상 등 오뚜기와는 공식적으로 관련 없는 영상이 업로드된다. 그러면서도 오뚜기 제품을 활용해 요리를 하는 등 상당수 영상에서 오뚜기를 언급하고 있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오뚜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녀의 영상에는 아버지인 함영준 회장도 가끔 등장한다. 특히 함연지씨가 오뚜기 제품으로 만든 요리를 함 회장이 맛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조회수 289만회를 넘기는 등 많은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두 사람이 출연한 영상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구독자는 “그 어떤 광고모델도 필요없다”며 “햄연지 채널에서 오뚜기 홍보를 제대로 해 오뚜기 이미지를 더 좋게 만든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재벌의 SNS, 책임감 있는 메시지 전달해야

대기업 오너가들의 SNS 활동은 대중들과의 소통 기회를 늘리고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딱딱한 재벌 이미지를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다. 재벌이 아닌 개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정용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재벌도 이용한다니 당장 이마트로 달려가야겠다”는 댓글이 달리거나 함연지씨의 유튜브를 본 시청자가 “직접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오너의 브랜드 가치관을 알 수 있어 신뢰가 간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게 그 예다.

출처: 정용진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은 여성 외모 비하나 영화 불법 촬영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SNS는 재벌의 사생활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구설에 휘말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용진 부회장은 2016년 한 식당에서 여종업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여종업원 옆에 있으니) 몸도 왜소해 보이고 목도 길어보인다”는 글을 올렸다가 여성 외모 비하와 초상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당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바꿨다. 올해 8월엔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가 저작권법 위반 논란에 휘말리자 영화 장면이 보이지 않는 사진으로 게시물을 수정하기도 했다.


재벌들의 SNS 활동에 대해 회사와 개인 사이에서 적절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오너가의 메시지 하나하나가 사회·경제적 파급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들의 메시지는 단순히 온라인상의 실언으로 넘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SNS를 쓰는 재벌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보다 좋은 메시지로 소통하려는 자정노력을 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 jobsN 최유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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