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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망스러워 봤다"..요즘 3040이 빠진 시험

조회수 2020. 11. 6.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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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보험이다" 불경기에 역대 최다 응시자 기록한 이 시험은?

부동산 경기 최악인데… 중개사시험 응시자는 역대 최다

장년층 뿐 아니라 ‘부동산 공부’위한 2030도 응시

‘절대평가’ 시험인데 합격자도 증가? “난이도 오를 수밖에”

에듀윌, “단순암기 지양, 윈리 이해할 체계적 학습 필요”



지난 10월31일 치러진 제31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34만3076명이 지원했다. 이는 전년(29만8227명)보다 무려 13% 늘어난 수치로, 중개사 제도 도입 후 최다 응시 기록이기도 하다. 수능시험 응시자는 꾸준히 감소해 올해(2021학년도) 49만3433명까지 떨어졌는데, 이 추세로 가면 중개사시험 응시자가 수능 응시자를 추월할지도 모른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은퇴 후 중개사무소를 차릴 목적으로 많이들 본다 해서 ‘중년고시’라고도 불렸다. 그런데 최근 접수자 연령대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시험 접수자의 연령대는 40대 32%, 30대 29%로, 30∼40대가 10명 중 6명을 차지한다. 이들은 대체 왜 중개사 시험에 도전하는 것일까. 


◇“부동산에 무신경했던 대가, 너무나 처참했다”

지난해 11월 에듀윌에서 개최한 공인중개사 합격전략설명회. /에듀윌

전문가들은 취업난에 집값이 폭등하자 부동산 공부를 겸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 응시생이 많았다고 분석한다. 이번에 공인중개사 1차 시험에 응시한 회사원 A(41)씨는 “개업이 목적이 아니라 미리 공부를 해두자는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무주택자다. 그는 “주변에서 집을 사라고 권유를 해도 ‘부동산은 잘모른다’며 알아보지도 않았던 내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워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제라도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흐름을 쫓아가기 위해 아예 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것이다.


흔히 공인중개사 시장을 ‘포화상태’라고 한다. 공인중개사협회 자료를 보면 폐업 또는 휴업을 한 중개업소는 지난 7월 1087건에서 8월 1097건으로 소폭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개업은 1468건에서 1302건으로 줄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주택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든 탓도 크다. 그런데도 이렇게 응시자가 많다. 은퇴 후 부동산 창업을 준비하며 중개사 시험에 응시한 B(57)씨는 “서울에서 10억원 짜리 아파트 하나를 중개하면 중개 수수료는 900만원(주택가액의 최대 0.9%)이고, 매도·매수자에게서 모두 받으니 1800만원”이라며 “1년에 2~3채만 거래할 수 있어도 은퇴 후 직업으로 손색이 없다”고 했다. 


부동산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한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C(31)씨도 이번 중개사 시험에 응시했다. C 씨는 “금융업계에선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으면 승급우대를 해주거나 자격증 수당을 지급해주는 곳이 많아 덜 바쁠 때 취득해두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향후 부동산 입지환경 등을 자문하는 컨설턴트로 이력을 키워볼 계획도 있다”고 했다. 


◇응시자 많으면 난이도는 오를 수밖에…

지난10월31일 서울 노원구의 한 시험장에 응시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조선DB

공인중개사 시험은 ‘절대평가’다. 1·2차시험 평균 60점 이상 취득(40점 미만 과락)하면 합격할 수 있다. 그런데 응시자가 꾸준히 증가한다면 시험의 난이도 역시 우상향 추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에듀윌 공인중개사 이영방 교수(부동산학개론)는 “목표는 합격인 만큼 과목마다 학습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올해 시험의 난이도 역시 조금 높았다고 평가했다. 시험 1차 과목의 경우 부동산학개론·민법 모두 박스형 문제의 비중이 증가했고, 응용력과 사고력을 묻는 문제가 많아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답을 할 수 있었다. 2차 과목 중개사법령 및 실무에선 민법과 연계된 문제가 많은 등 정답 선택이 어려웠고, 공법은 지엽적인 지문이 많아 정답 선택이 어려웠다. 이 교수는 “32회(내년) 합격을 위해서는 요약집 위주의 단순암기식 공부는 지양하고 원리 위주의 학습을 통해 응용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각 과목의 내용을 충실하게 설명해주는 강의를 선택해서 내용의 이해도를 높이고, 실제시험 유형과 유사한 문제풀이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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