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버려주세요"하는 영수증으로 전 돈 법니다
영수증 모아 돈 버는 ‘영테크’
영수증 사진 찍어 등록하면 포인트 적립
포인트 모아 현금처럼 쓰거나 환급도 가능해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을 모으기 어려운 시대에 5000~6000원만 모아도 감지덕지죠.”
정지은(27)씨는 지난달 까지만 해도 가게에서 결제한 후에 “영수증 버려주세요”를 외쳤다. 그랬던 그가 이제 영수증을 챙겨달라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영수증을 모아 돈을 버는 ‘영테크(영수증 재테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영수증을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아예 필요 없다고 받지 않는 사람도 많고, 받자마자 버리는 사람도 많다. 정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수증이 환영받기 시작했다. 영수증을 인증하면 현금이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곳이 늘면서다. 큰돈은 아니지만, 꾸준히 모으면 한 달에 커피 한 잔 값 정도는 충분히 벌 수 있다. 영수증이 돈이 되는 이유는 그 안에 들어있는 정보 때문이다.
영수증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어디서 어떤 물건을 샀는지, 어떤 수단으로 결제했는지, 상품 가격은 얼마인지 등을 영수증 한 장으로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파악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정보가 영수증 안에 다 들어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수증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영수증을 모아 돈 버는 방법을 알아봤다.
◇1달 최대 7000원 넘게 모을 수 있는 네이버 ‘MY플레이스’
대표적인 영테크 방법은 네이버 ‘MY플레이스’다. 네이버 MY플레이스는 네이버가 만든 지역 정보검색 및 추천 서비스다. 전국 곳곳 많은 지역의 장소에 대한 정보 데이터를 쌓기 위해 네이버는 영수증을 등록한 사람들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영수증 인증을 거쳐야 하므로 실제 해당 매장을 방문했는지 여부도 확인해볼 수 있다. 다른 소비자 입장에서도 광고를 받은 후기가 아닌 매장 방문 후기를 볼 수 있어 이득이다. 네이버는 MY플레이스에 영수증 리뷰 카테고리를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네이버는 특정 매장에 처음 방문한 사용자에게는 50포인트, 두 번째 방문부터는 10포인트를 제공한다. 영수증을 인증한 후 리뷰까지 작성해야만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영수증 인증 방법은 간단하다. MY플레이스 내에서 영수증 인증 버튼을 누른 후 영수증을 찍어 올리면 된다. 사용자가 따로 내역을 입력할 필요 없이 인공지능(AI)이 매장 정보와 위치, 구매 내역 등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사용자는 AI가 인식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한 후 방문 인증 완료 버튼만 누른 후 리뷰를 남기면 된다.
식당과 카페, 약국·마트·편의점 등 네이버 지도에 등록된 모든 오프라인 상점 영수증을 등록할 수 있다. 하루에 최대로 인증할 수 있는 영수증 개수는 5개다. 전자 영수증도 인증할 수 있고, 발행한 지 며칠 지난 영수증도 등록할 수 있다. 다만 같은 매장에 대해서는 하루에 1번만 영수증 등록이 가능하다. 택시나 푸드트럭 등 고정된 장소가 없는 사업장 영수증은 포인트 지급 대상이 아니다.
포인트는 바로 적립된다. 1달 동안 열심히 하면 영수증으로 최대 7750포인트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하지만 같은 매장을 여러 번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3000~5000포인트 정도 모을 수 있다. 모은 포인트는 네이버페이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처는 10월 기준으로 쇼핑 40만5517곳, QR결제 65만9623곳, 예약 7만2388곳 등이다. 배달의 민족 등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사용 가능하다. 자세한 네이버페이 사용처 목록은 네이버페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캐시카우’, 5000원 이상 모으면 현금으로 환급
마트나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영테크 앱은 ‘캐시카우’다. 캐시카우는 영수증과 함께 실제 상품을 구매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상품 바코드까지 찍어 인증하면 포인트를 준다. 받을 수 있는 포인트는 품목 1개당 10원이고, 최대 10개 품목까지 등록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이마트에서 10개 제품을 샀다면, 영수증 1장으로 100원을 모을 수 있는 셈이다.
영수증 인증은 지정된 매장에서만 가능하다. 현재는 대형마트와 SSM, 편의점, 드럭스토어 등이 지정되어 있다. 오프라인 매장 외에도 온라인 쇼핑몰 구매 내역도 등록할 수 있다. 쿠팡과 티몬, 위메프, 네이버쇼핑 등 대부분의 온라인 오픈 마켓과 홈플러스, 롯데온, GS Fresh Mall 등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전자 영수증으로 인증할 수 있다. 다만 신선식품과 의류·상품권·서비스·외식·주유 등은 적립 대상이 아니고, 구매일로부터 6일 이내의 영수증만 등록할 수 있다.
캐시카우는 최근 브랜드몰 서비스도 시작했다. 캐시카우와 제휴를 맺은 브랜드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추가로 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식품과 뷰티, 의류·잡화 등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종류도 다양하고, 구매 금액의 최대 10%까지 적립된다. 영수증 인증도 필요 없이 브랜드몰로 이동해 구매하면 자동으로 포인트가 적립된다. 브랜드몰 오픈 기념으로 현재는 구매한 상품과 브랜드에 상관없이 추가로 5000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5000포인트 이상 모으면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는 것도 캐시카우의 장점이다. 환급을 신청하면 이체 포인트를 공제한 금액을 본인 명의 계좌로 환급받을 수 있다. 현금으로 환급받는 대신 제휴된 비영리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다. 1000포인트 이상부터 기부가 가능하다.
◇일부 브랜드 제품 포인트 적립해주는 가계부 앱도 있어
영수증을 찍어 올리면 가계부 정리와 함께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앱도 있다. ‘머니야’다. 머니야는 영수증을 등록하면 정보를 분석해서 자동으로 가계부를 써주는 기능이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수입과 지출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본인의 지출 내역을 관리할 수 있다. 앱 내에 검색 기능도 있어 찾고 싶은 영수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머니야도 다른 영테크 방법과 마찬가지로 종이 영수증뿐 아니라 전자 영수증도 등록할 수 있다.
다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대상이 한정적이다. 머니야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청정원과 종가집 상품만 구매금액의 3%를 적립해준다. 구매처는 제한이 없다. 마트나 편의점 등 어디에서나 청정원과 종가집 제품을 구매하면 적립 가능하다. 포인트 적립 기간도 영수증 발행일 다음 날 24시까지로 다른 방법보다 짧은 편이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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