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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외고→하버드대→독일 중앙은행, 지금은…

하버드 출신 맥킨지 컨설턴트가 '짝퉁' 판치는 시장 보고 벌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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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 후 맥킨지 기업 리스크 전담 부서에서 근무
위조 상품 시장 등 이커머스 사기 문제에 관심 생겨
인공지능(AI) 전문가들과 함께 ‘마크비전’ 창업
세계 최초로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자동화 플랫폼 개발

세계 명문 대학인 하버드 대학교 졸업 후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를 거쳐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서 일했다. 남부럽지 않은 연봉과 혜택을 받았지만 사회에서 정해준 목표만 따라 살아왔다는 생각에 공허함을 느꼈다. 그러던 중 여러 창업가를 보면서 사회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관심 있던 위조 상품 시장 문제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풀고 싶었다.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공동 창업자와 MIT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의 엔지니어와 함께 세계 최초로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다. 수백만개의 짝퉁이 판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위조 제품을 찾아내 제거한다. 브랜드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 보호 솔루션 기업 ‘마크비전’의 이인섭(30) 대표의 이야기다.

'마크비전’의 이인섭 대표.

출처마크비전 제공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대원외고 재학 중 부모님의 직장 발령으로 미국에 가게 됐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유학 준비를 한 건 아니었어요. 부모님의 직장 발령으로 고등학교 1학년 때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가게 됐습니다. 처음엔 1년 정도 영어 공부를 하고 오자는 생각이 컸고,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랭글리 하이 스쿨(Langley High School)에 진학했어요. 생각보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미국에서 대학 진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뭐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었어요. 하버드 대학교에 지원해 합격했고, 세계 경제에 관심이 많아 경제학을 공부했습니다. 

이 대표의 하버드대 재학 시절 모습.

출처마크비전 제공

2013년 졸업 후 교수님의 추천으로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직원 수가 5000여명이었는데 동양인은 제가 유일했어요. 새로운 기회에 감사했지만 문화·언어적인 차이가 생각보다 컸어요. 낯선 나라에서 해당 국가의 공무원 일을 한다는 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퇴사 후 2013년 10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에 입사했어요. ERM(Enterprise Risk Management·기업위험관리) 전담 부서에서 일하면서 기업이 겪는 여러 문제를 집중 관리했습니다. 당시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기업의 사이버리스크 문제에 관심이 커질 때였어요. 해킹, 정보 유출, 결제사기 등에 대한 기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을 했습니다. 자연스레 기업이 겪는 전반적인 문제에 관해 관심이 생겼어요.”


20대 중반,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서 2년여간 일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연봉과 혜택을 누렸지만 정체기가 찾아왔다. 겉에서 보기엔 화려한 삶이었지만 정작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게 유일한 목표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에서 정해준 기준만 따랐다는 생각이 들어 공허함이 컸습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당시 창업 붐이 일 때였죠. 세상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일하면서 접한 기업이 겪는 여러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맥킨지 퇴사 후 창업을 준비하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법률적 지식을 더 전문적으로 쌓기 위해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했습니다.  

인터뷰 중인 이 대표.

출처jobsN

그중 위조 상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전세계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위조상품의 온라인 유통도 크게 늘었습니다. 2019년 온라인 위조상품 시장의 규모는 약 800조원으로 추산됩니다. 2021년에는 약 1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위조 상품 판매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범죄 산업 중 하나입니다. 보통 위조 상품이라고 하면 루이비통이나 샤넬 등 값비싼 명품을 베낀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최근에는 일상에서 자주 쓰는 제품까지 위조돼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과거엔 소비자가 위조 상품을 살 때 짝퉁이라는 걸 알고 샀어요. 200만원짜리 가방을 20만원에 샀으니 가짜일 수밖에 없는거죠. 요즘엔 짝퉁인걸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8만원짜리인 한 명품 브랜드의 립스틱을 6만8000원 정도에 팔아요. 진품과 비슷한 가격으로 파는 거죠. 사람들로 하여금 ‘진품인데 약간의 할인 혜택이 있어서 싼 건가’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겁니다. ‘위조품이라는 게 밝혀지면 보상하겠다’는 말을 써놓기도 하죠. 알고 보면 가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뷰티나 유아 제품 중 가짜 상품이 많아요. 이렇게 신체에 직접 닿는 제품의 경우 직접적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기에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정말 많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매출 감소와 소비자 신뢰 하락 등의 문제를 겪습니다.


기업과 소비자의 피해는 늘어나지만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위조 상품 적발해 처벌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수동 모니터링으로 사람이 직접 위조 상품을 찾고 증거 사진 등을 캡쳐 후 정리해 신고해야 했어요.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다수의 판매자가 빠르게 제품을 유통하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가는 사례도 많았죠. 기존의 수동적인 대응방식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마크비전' 미국 보스턴 오피스 전경.

출처마크비전 제공

하버드 로스쿨에서 만난 비니메이(Vinny Mei) CTO(Chief Technology Officer·최고 기술 책임자)와 함께 2019년 미국 보스턴에서 ‘마크비전’을 설립했습니다. 비니메이 CTO는 6년간 개발자로 일하다가 로스쿨에 온 특이한 케이스였어요. 기업 관련 법적 이슈에 대한 공감대가 컸습니다. 또 우버에서 자율 자동차를 만들거나 아마존의 무인 상점인 ‘아마존 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개발자 등 MIT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의 엔지니어를 모았습니다. 하버드, MIT 등의 학생과 인적 교류의 장이 많아 여러 전문가를 모집하기에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사업을 먼저 시작한 이유이기도 해요.


2019년 세계 최초 지식재산권 보호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입니다. 세계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위조상품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제거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첫 베타 버전을 론칭했고, 국내엔 지난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국내에서도 위조 상품 피해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으로 K 브랜드가 급성장하면서 K팝뿐 아니라 패션, 식품, 캐릭터, 뷰티 등 위조 상품이 급증했어요. 주로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에 가짜 상품이 생겨 났죠. K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을 사용해 24시간 동안 수백만 가지 상품 중 상표권 보호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찾아낸다.

출처마크비전 제공

-서비스 내용이 궁금합니다.


“크게 탐색, 리뷰, 신고 단계로 나뉩니다. 먼저 이미지와 텍스트를 기반으로 기업 브랜드를 학습한 AI가 24시간 판매 사이트를 모니터링합니다. 이미지 인식 기술을 이용해 이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수백만개의 상품 중 외관상 유사한 위조상품 및 모조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BTS)이라는 브랜드로 책가방을 만든 적이 없는데, 관련 제품이 있다면 BTS 로고를 인식해 위조품 의심 사례를 찾아냅니다. 


또 이미지만으로 판별이 어려운 제품은 텍스트 기반으로 분석합니다. 가격, 상품에 대한 상세 정보, 고객 리뷰 등의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위조 상품 여부를 판단해요. 예를 들어 고객 리뷰 중 ‘가짜인 것 같아요’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오면 의심 사례에 포함합니다. 또 너무 싼 가격에 올라오는 경우도 필터링될 수 있어요. 이처럼 30여 가지의 요소를 확인해 위조 상품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여러 가지 요소를 동시에 확인하기에 가품에 대한 판단 정확도는 90% 가까이 됩니다. 


AI가 찾아낸 가품 의심 사례를 고객사에게 제공합니다. 이후 고객사가 최종적으로 판단해 신고 버튼을 누르면 각 판매 사이트에 자동으로 신고됩니다. 

딥 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기술로 이커머스에서 판매중인 수백만개 상품 중 외관상 유사한 위조상품 및 모조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출처마크비전 제공

위조상품을 수동으로 찾아 일일이 신고하는 기존의 방식을 자동화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습니다. 보통 법률사무소나 변리 사무소를 이용한 수동적 처리 방식에서는 건당 적발 비용 약 2만원, 건당 소요 시간은 약 30분 정도입니다. 마크비전의 경우 건당 적발 비용 760원, 소요 시간 36초입니다. 한 달에 위조 상품 300여개를 적발하던 기업도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1만5000개가 넘는 위조 상품을 찾아냈습니다.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인 과정을 크게 줄였어요. 또 기업은 위조상품 제조 및 유통자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에 필요한 증거자료를 빠르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 타오바오, 티몰, 알리익스프레스, 이베이, 쿠팡 등 이커머스 지식재산권 침해가 많이 발생하는 국내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위조상품을 자동으로 탐지·제거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뷰티, 패션, 콘텐츠, 식품 관련 기업이 주 고객사입니다. 현재 20여개의 기업이 플랫폼을 통해 월 10만개 이상의 위조상품 찾아내 제거하고 있습니다.”

'마크비전'의 서울오피스에서 이 대표와 팀원들.

출처마크비전 제공

-매출이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서비스 론칭 이후 매달 2~3배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현재 월 구독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월 100만원부터 500만까지 구독 모델은 다양합니다. 위조상품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상품 개수나 범위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위조 상품 문제뿐 아니라 기업 운영에 영향을 미칠 만한 모든 위험요소를 해결하는 온라인 모니터링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불법 합성, 불법 유통 등 여러 요소를 모니터링하고 해결해 기업과 소비자 피해를 막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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