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보이는 바퀴 달린 상자, 뭔가 했더니

조회수 2020. 10. 16.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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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 저 좀 지나갈게요" 배달로봇 전성시대 온다
이제는 로봇이 배달한다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 승인
미국 스타트업은 2015년부터 시작
375억원 투자 받은 기업도 있어

가로 63㎝, 세로 68㎝, 높이 121㎝. 여섯 개의 바퀴가 달린 네모난 상자가 도로를 달린다. 열심히 달리다 목적지에 멈춘 상자에 사람이 다가가 조그만 문을 연다. 상자 안에는 음식이 담겨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개발한 배달 로봇 '딜리 드라이브'다. 최대 15kg까지 음식을 실을 수 있고 최대 속도는 시속 5.5km다. 장애물 감지하는 기능도 있어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할 수 있다. 달리다 사람을 감지하면 "잠시만요, 저 좀 지나갈게요"라는 음성 메시지가 뜨기도 한다.


사용 방법은 어렵지 않다. 주문자는 배달의 민족 앱에서 음식을 받고 싶은 장소의 QR코드를 스캔하고 메뉴를 선택한다. 결제까지 완료하면 끝이다. 업주는 주문이 들어오면 가게 앞에 기다리고 있는 딜리드라이브에 음식을 넣으면 된다. 이때 주문자는 앱 내 '배달 현황 보기'로 현재 배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딜리드라이브는 주문자에게 도착하기 100m 전과 도착하고서 알림을 전송한다. 주문자가 알림 확인 후 '딜리를 만났어요'를 누르면 자동으로 딜리 드라이브의 캐비닛이 열린다.


딜리 드라이브는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시범 서비스를 마쳤고 2020년 8월3일부터 경기도 광교 아이파크 앨리웨이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렇게 대학 캠퍼스, 앨리웨이 등 사유지 내 한정된 구역에서만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는 건 현재 도로교통법과 녹지공원법 때문이다. 이 두 법상 배달 로봇은 차도, 보도, 횡단보도에서도 운행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9월23일부터 이제 더 넓은 범위에서 거리를 누빌 수 있게 됐다.

출처: 딜리 유튜브 캡처
우아한형제들의 딜리드라이브

'규제샌드박스 특례' 승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실내외 배달 로봇 실증을 위한 규제샌드박스 특례'를 신청했다. 2개월 후인 9월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았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사업 육성을 위해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다.


이제 2년 동안 딜리드라이브는 보도, 횡단보도, 공원 등을 다닐 수 있게 됐다. 또 그동안 제안됐던 승강기도 탑승도 가능하다. 배달 로봇에 승강기를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는 무선 통신 모듈 장치를 설치할 수 있다. 우아한 형제들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는 딜리드라이브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문자 집 앞까지 배달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와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달 로봇 시장의 성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은 전세계 배달 로봇 시장 규모가 2024년 3400만달러(395억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아한형제들 외에도 국내의 다양한 기업이 배달 로봇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출처: 우정사업본부 제공, KT 유튜브, 베어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집배원 추종로봇, KT의 엔봇, 베어로보틱스의 서빙로봇 서비.

우아한형제들은 SK텔레콤과 딜리드라이브를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통신 기업 KT는 호텔로봇 ‘엔봇’을 개발해 일부 호텔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투숙객이 요청하는 물, 세안 용품 등을 나르는 역할을 한다. KT는 현대로보틱스와 함께 지능형 서비스 로봇 생산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5월 ‘자율 주행 우편 물류 서비스 기술 개발’ 착수보고회를 열고 우편배달 로봇 라인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총 세 가지 였고 첫 번째는 우체국 앱을 통해 등기, 택배우편물을 신청하면 우체국 차량이 자율주행으로 지정된 시간, 장소에 맞춰 도착하는 '자율 주행 이동우체국'이었다. 두 번째는 우편물 수령을 요청하면 배달 로봇이 지정된 만남의 장소로 이동해 우편물을 제공하는 ‘우편물 배달 로봇’이다. 마지막은 집배원이 무거운 택배를 운송할 때에 이를 보조해 주는 집배원 추종 로봇이었다. 빠르면 10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출처: 아마존, 어질리티 로보틱스 유튜브 캡처
아마존의 배달로봇 스카우트와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디짓

2015년부터 시작한 곳도 있어


미국 스타트업 ‘스타십 테크놀로지’는 2015년부터 차체에 바퀴 6개 달린 배달 로봇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는 100개가 넘는 도시에서 배달 총 10만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배달 로봇은 시속 6㎞로 달리고 GPS와 카메라 센서가 탑재돼 있다. 장애물을 피하는 것은 물론 위치 추적, 야간주행도 가능하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2019년 1월 배달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카우트’를 개발해 운영 중이다. 역시 차체에 달린 여섯 개의 바퀴로 거리를 활보한다. 현재 워싱턴, 캘리포니아 어바인 지역, 애틀란타 등에서 운영 중이다. 시범 운행 8개월 동안 시애틀에서 수천건의 소포를 성공적으로 배송했다.


바퀴가 아닌 2족 보행을 하는 배달 로봇도 있다. 택배용 로봇 ‘디짓(Digit)’이다. 자동차 회사 포드에서 어질리티 로보틱스와 공동개발했다. 반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고 약 18kg짜리 상자를 옮길 수 있다. 자율 주행 자동차에서 택배를 꺼낸 뒤 고객 집 앞까지 배달한다.


이 밖에도 전 세계의 많은 기업이 배달 로봇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는 올해 1월 서빙 로봇 개발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3200만달러(약 375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고 도로 혼잡 완화, 이산화탄소 배출 감량에도 효율적이다.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인간과 로봇의 상생으로 보는 게 적당할 것”이라고 말한다.


IT업계 관계자는 “배달 로봇은 비대면으로 음식을 받을 수 있고 업주 입장에서는 가게 바운더리 밖으로 나가면서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인력을 대체하기보다는 사람이 하기 힘들고 어려운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 로봇의 역할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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