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다니면서 매달 8000만원씩 찍고 있어요

조회수 2020. 10. 15. 15:1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서강대 휴학생이 이거 하나로 월매출 8000만원

어릴 때부터 베이킹이 취미였다. 블로그나 유튜브를 보고 틈나는 대로 빵이나 마카롱을 만들었다. 직접 만든 빵을 주변 사람에게 나눠주는 게 좋았다. 디저트를 맛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꼈다. 대학 시절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식단 관리 중에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백질 함량은 높이고 당 함량은 낮춘 프로틴바 개발에 나섰고, 국내 최초로 바 하나당 단백질 20g를 넣은 프로틴바를 만들었다. 인절미, 단호박, 흑임자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프로틴바를 개발한 건강식품 브랜드 ‘베노프’ 소병호(27) 대표를 만났다.

출처: 베노프 제공
‘베노프’ 소병호 대표.

서강대학교 영문학, 경영학과를 재학 중인 소 대표는 중학생 때부터 베이킹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블로그나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틈나는대로 요리하는 걸 즐겼다. 빵이나 마카롱 등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걸 좋아했다. 자신이 만든 빵을 먹어보고 좋아하는 걸 보면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디저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대학 시절 스페인에 교환학생을 갔을 때였다.


“2017년 6개월 간 스페인에서 공부했어요. 틈틈이 프랑스, 체코 등을 여행하면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디저트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프랑스의 마카롱과 에끌레어, 체코의 뜨레들로(일명 굴뚝빵으로 갓 구운 빵 안에 크림을 채운 전통 디저트), 스페인 포라스(추로스와 비슷하지만 좀 더 부드러운 식감의 빵) 등 새로운 도시를 갈 때마다 그 지역의 인기 디저트 가게를 꼭 찾았습니다.


디저트 가게를 갈때마다 항상 한국인 여행객이 정말 많았어요. 한국인이 세계 디저트에 관심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우리나라에 전세계 디저트를 판매하는 제과점을 만들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돌아온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스페인의 포라스를 만들어 판매해야겠다고 계획했어요. 2018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푸드랩 과정을 수료하면서 디저트를 본격적으로 연구했고 프로틴바(bit.ly/3nNu3ee)를 개발했습니다.

출처: 베노프 제공
학교 플리마켓에서 포라스를 팔던 모습.

사람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먼저 학교 플리마켓에서 포라스를 팔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별 반응이 없었어요. 스페인 명물 디저트라고 홍보했지만 사람들은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3일간 고작 40만원 어치를 팔았어요.


분명 스페인에 가서는 줄 서서 사 먹는 디저트인데, 왜 한국에선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여행할 때 단순히 디저트가 먹고 싶어서 제과점을 찾는 게 아니었어요. 여행지에 있는 지역 명물 맛집이기에 찾는 이유가 더 크죠. 스페인에 놀러 갔으니 스페인의 명물 디저트를 먹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큰 겁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디저트는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운동을 하면서 항상 디저트 때문에 식단 관리에 어려움을 겪던 게 떠올랐어요. 식단 관리 중에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간편하게 영양을 채울 수 있는 단백질바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큰 시장인데 반해 국내에선 개발이 덜 된 제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거다’ 싶었어요.


제품 개발 후 시드머니를 마련하기 위해 2019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했고 대상을 받았습니다. 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서강대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어요. 이후 정부 지원사업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면서 휴학 후 2019년 7월 ‘베노프’를 창업했습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 ‘참아’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다이어트를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인식해요. 참지 말라는 뜻의 ‘Be not patient’ 글자를 따서 ‘베노프’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더 이상 참지 않고 건강하게 먹으면서 식단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출처: 베노프 제공
제품을 들고 있는 소 대표.
출처: 베노프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소 대표는 운동을 하면서 식단 관리에 관심이 커졌고, 프로틴바 개발에 나섰다.

-제품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2018년부터 1년간 제품 개발에 몰두했습니다. 단백질바를 먹는 이유는 다이어트나 식단 관리 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서죠. 당시 국내 제품 중엔 당 함량이 너무 높거나 단백질 함량이 6~8g으로 너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단백질 원료가 비싸고 좋은 식감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가 큽니다.


단백질은 높이고 당은 낮춘 프로틴바를 개발하기 위해 레시피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1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국내 최초로 단백질 함량 20g인 프로틴바를 만들었습니다. 성인 하루 권장량 기준 36%인 양으로 달걀 약 3.5개 분량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또 백설탕 대신 프락토 올리고당을 사용했고 당 함량은 5g으로 낮췄어요.”

출처: 베노프 제공
흑임자 단백질바 반죽을 검수하는 모습.
출처: 베노프 제공
국내 최초로 개발한 단백질 함량 20g인 프로틴바.
출처: 베노프 제공
최고급 단백질인 HWPI와 WPI를 사용해 유당불내증인 사람도 걱정 없이 섭취할 수 있다.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점이 궁금합니다.


“보통 해외 제품의 경우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입안이 아릴 정도로 단 경우가 많아요. 유기농 녹차, 흑임자, 단호박 등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익숙한 재료로 전통의 맛을 살렸습니다. 카카오, 인절미, 그린티, 단호박, 흑임자 맛의 프로틴바를 개발했어요.


또 최고급 단백질인 HWPI(Hydrolyzed Whey Protein Isolate·가수분해유청단백질)과 WPI(Whey Protein Isolate·분리유청단백질)을 사용했습니다. HWPI와 WPI 단백질은 유당을 제거해 체내 흡수력을 높인 단백질입니다. 쉽게 말해 소화가 잘 되는 단백질로 유당불내증이 있어 유제품을 먹을 경우 배가 아픈 사람도 걱정 없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시중 제품보다 크게 낮췄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 제조 시설을 갖추었어요. 직접 제품을 만들어 중간 유통 비용을 없애 단가를 낮출 수 있었어요. 해외 제품의 경우 배송 기간이 길고 가격이 비쌉니다. 단백질바 하나에 3500원 정도인 제품도 있어요. 건강한 원재료로 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단백질바 한개당 1800원~1900원 정도예요. 온라인몰(bit.ly/3nNu3ee)에서도 인기입니다.”

출처: 베노프 제공
제품을 들고 있는 소 대표.

-매출이 궁금합니다.


“월 매출 7000만~8000만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처음 론칭한 달의 매출은 500만원이었어요. 약 1년 만에 15배 정도 늘었어요.”


-앞으로의 목표는요.


“최근 건강 제과 브랜드인 베노프 베이커리를 오픈했습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로리는 낮은 파운드 케이크, 스콘 등 건강한 제과를 개발·판매하고 있어요. 고객의 식단을 더 건강하고 맛있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앞으로는 요거트 브랜드, 시리얼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하고 싶어요. 또 제품군을 늘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품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