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700점 무제한, 연대 750점 7명, 부산대 800점 3명

조회수 2020. 10. 14.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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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토익 700점, 부산대는 800점? 채용 학벌 차별 논란
현대중공업, 학교마다 추천 자격 다르게 줘
은행에선 특정인 위해 해외대학 전형 신설
고려대·연세대 의료원도 학벌 따라 등급 나눠

‘서울대는 추천 인원 제한 없음, 부산대는 3명.’

출처: 뉴스EBS 유튜브 캡처

현대중공업이 2020년 하반기 신입사원을 뽑는 과정에서 지원자의 출신 대학에 따라 점수를 다르게 매겼다고 EBS가 10월5일 보도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직원 채용을 위해 전국 대학교에 ‘2020년도 하반기 우수 인재 추천 채용’ 안내문을 보냈다. 이 전형에서 추천을 받은 지원자는 서류 전형을 거치지 않고 면접을 본다. 1차 면접과 최종 면접만 통과하면 바로 입사할 수 있다.


회사에서 정한 추천인 지원 자격이 논란을 불렀다. 사측은 서울대에 학점 3.0 이상, 토익 700점 이상인 학생이면 인원 제한 없이 추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 기준은 학교 유명세에 따라 조금씩 달라졌다. 연세대에는 학점 3.3 이상에 토익 750점 이상을 요구했다. 추천 인원도 7명이었다. 부산대는 학점 3.8, 토익 800점 이상인 학생만 추천할 수 있게 했다. 추천 가능한 인원도 3명이었다.


현대중공업 측은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지원 자격을 다르게 정했다”고 EBS에 말했다. “상대적으로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학교(학과)에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는 것이다. 다만 “지방대에서 원하면 추천 인원을 조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면접 과정에서는 실무 및 임원 면접을 거쳐 공정하게 인력을 뽑았다”고도 했다.

출처: KBS News 유튜브 캡처

◇시중은행도 학벌·성 차별···출신 대학에 등급 매기기도


기업이 출신 대학에 따라 지원자를 차별하는 것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2018년에는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로 은행권에서 대규모 채용 비리 사실이 드러났다. 하나은행은 명문대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려고 합격권 점수를 받은 다른 특정 대학 지원자 6명을 떨어뜨렸다. 남성과 여성 합격자 비율을 4대 1로 맞추려고 불합격자를 최종 합격시킨 일도 있었다. 또 입사 청탁 대상자를 위해 해외대학 출신 전형을 새로 만들어 480명 중 456위, 344명 중 341위였던 지원자를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렸다.


당시 대검찰청은 시중은행 6곳 채용 비리를 집중 수사해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채용 비리 논란 이후 은행연합회는 정규 공채에서 성별·출신학교·연령 등을 점수화하는 등의 차별을 금지하는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안’을 발표했다.


올해 9월에는 고려대 의료원이 수년간 응시자 출신 대학에 따라 서류전형에서 점수를 다르게 준 사실이 교육부 종합감사로 드러났다. 고려대 의료원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94번에 걸쳐 14개 직종 정규직 3225명을 선발했다. 이 과정에서 입시학원에서 만든 수능배치표를 기준으로 대학 순위를 매겨 지원자 출신 대학을 5개(A~E) 등급으로 나눴다. 학벌에 따라 최저 26점에서 최고 30점까지 점수 차이가 났다.

출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유튜브 캡처

2018년부터는 출신 대학에 따라 부여하는 점수 배점 비중을 늘렸다. 2017년까지는 출신학교(30점), 학점(20점), 자기소개서(30점)를 더해 8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2018년부터는 자기소개서 점수를 없애고 출신학교(40점)와 학점(20점)으로만 평가했다. 교육부는 “고려대 의료원이 수년간 불공정 채용으로 뽑은 직원이 3200여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9월 2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이 응시자 출신학교에 등급 가중치를 매기는 것은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미 금지한 사항”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연세대 의료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7월 개교 이후 처음으로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각종 채용 비리나 부정 채용 사실이 드러났다. 연세대 의료원은 2016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정규직 직원을 67회 채용하면서 고려대 의료원처럼 응시자 출신 대학을 5단계로 나눠 점수를 매겼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종합감사에서 중징계 처분을 받은 26명에 대한 행정 처리를 뺀 나머지 지적 사항은 이미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차원에서 제도 개선을 통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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