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샀더니 이런 게 왔어요..극찬 받은 삼성의 아이디어

조회수 2020. 9. 28.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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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샀는데 가구도 왔네"..친환경 외치는 국내 기업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일회용품 사용 국가다. 지난 1월 그린피스가 발표한 보고서 ’일회용의 유혹, 플라스틱 대한민국’을 보면 2017년 기준 한국에서 쓰인 비닐봉지는 235억개(46만9200톤)에 달한다.페트병은 49억개(7만1400톤), 플라스틱 컵은 33억개(4만5900톤)다. 한국인이 1년간 사용하는 비닐봉지 양은 한반도를 70%가량 덮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플라스틱 컵을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닿는다. 환경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난 이유다.


국내에서는 2018년 8월부터 커피숍과 패스트푸드점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올해 1월부터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노끈이 사라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다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했다. 택배나 배달 등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것도 많은 영향을 줬다.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환경 보호에 힘쓰는 추세다. 제품을 포장하거나 배송할 때 들어가는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충전재를 줄이거나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에코 패키지 도입 사례를 알아봤다.

출처: 삼성전자 인스타그램 캡처
삼성전자가 선보인 에코 패키지. TV포장 박스를 조립해 고양이 집, 잡지꽂이 등을 만들 수 있다.

◇포장 박스를 접었더니 새로운 생활용품이 탄생


최근 삼성전자는 TV용 에코 패키지(친환경 포장재)를 선보였다. 에코 패키지란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이나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개념을 적용한 포장 박스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전 세계에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TV’ 포장 박스의 포장재 디자인을 바꿨다. TV 포장재는 제품을 보호해야 하기에 두꺼운 골판지가 주로 쓰이는데 한번 쓰이고 버려지는 포장 종이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다.  


골판지 포장 박스 각 면에 도트(Dot·점) 디자인을 넣어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손쉽게 잘라내 조립할 수 있게 했다. 소비자는 포장재 상단의 QR코드를 보고 제작 매뉴얼을 확인할 수 있다. 튼튼하고 커다란 TV 포장 박스를 조립해 고양이 집, 리모컨 수납함, 잡지꽂이 등 각종 생활용품으로 만들 수 있다.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이 이어지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영국 디자인 전문 매체 ‘디진’과 함께 에코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박스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제품의 아이디어를 모은 것이다. 전 세계 84개 국가에서 총 1554점의 작품이 나왔고, 최종 우승작은 멸종 위기 동물인 북극곰, 코뿔소, 바다거북의 모양을 본뜬 디자인이었다. 삼성전자는 종이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줄여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이번 라이프 스타일TV의 에코 패키지 프로젝트를 더 많은 분야에 적용해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했다. 

출처: 아립앤위립 홈페이지 캡처
박스로 종이옷걸이, 독서대, 종이스피커 등을 만들 수 있게 했다.

국내 스타트업도 있다. 예비 사회적기업 ‘아립앤위립’은 지난 4월부터 SK텔링크의 알뜰폰 브랜드인 SK세븐모바일과 함께 친환경 패키지 제품을 만들고 있다. 휴대폰 상자에 있는 절취선대로 잘라서 접으면 필기구 정리함이 된다. 박스에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꾸리는 노인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글을 담았다. 그림과 글의 저작권료는 어르신에게 돌아간다.


◇테이프, 비닐 에어캡 등까지...포장재 줄이기 나서


소비자에게 상품을 택배로 전하기에 포장 박스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유통 업계도 친환경 포장재로 환경 보호에 나서고 있다. CJ ENM 오쇼핑은 작년 업계 최초로 친환경 포장재인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eco tapeless box)’를 도입했다. 상자는 조립형 구조로 비닐 테이프 등 접착물을 쓰지 않고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종이 행거 박스를 써서 옷의 구김을 방지하고 있다. 과거엔 의류 상품을 배송할 때 부직포 재질의 포장재로 옷을 포장해 상자에 담았다. 많은 옷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닐이 주원료여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종이로 만든 고정용 골판지를 사용해 해결한 것이다. 이 밖에도 상품 파손을 막기 위한 비닐 에어캡(일명 뽁뽁이) 대신 종이 완충재를 쓰고 있다. 또 소비자들에게 보내는 배송 알림 문자와 카카오톡 알림 서비스에 ‘종이박스는 택배 전표, 테이프 등 이물질을 제거한 후 접어서 배출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포함한다. 재활용품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출처: CJ ENM 오쇼핑, 오비맥주
CJ ENM 오쇼핑의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좌), 100% 재생 가능한 용지로 교체한 오비맥주 브랜드 '카스'.

오비맥주는 주류업계 최초로 맥주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상자로 바꿨다. 지난 4월 전국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가정용 주류시장에 판매하는 카스 500㎖ 병맥주 포장상자를 재생용지로 교체했다. 카스 병맥주 포장 박스에는 친환경 마크를 달고 ‘환경을 위해 100% 재활용 용지로 제작한 패키지입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또 캔맥주(355ml, 500ml)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필름의 두께도 줄이면서 연간 96톤에 달하는 필름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기업이 직접 친환경 제품 개발하기도


환경 보호를 위해 직접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거나 신기술을 적용해 친환경 포장재를 만드는 회사도 있다. CJ제일제당은 2009년부터 재활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밀 껍질을 원료로 한 친환경 비닐봉지를 개발했다. 보통 석유화학 물질인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지는 기존 비닐봉지와는 달리 밀 껍질을 25% 섞어 만들었다. 그만큼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또 대표 상품인 햇반은 출시 초기 1.3㎜였던 용기 두께를 0.8㎜로 줄였다. 용기 두께를 줄이면서도 품질은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음압 구조 형태로 용기를 개발했다. 햇반 용기 두께를 줄여 연간 약 340톤의 플라스틱 감축 효과를 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환경과 자원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기업도 계속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제품 제작 과정에서부터 지속가능한 소재를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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