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늦게 하는 대학' 3위 고려대, 2위 홍익대..1위는?

조회수 2020. 9. 15. 16: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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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소요 기간 긴 학교 3위 고려대 6년 1개월, 1위는?

‘걸어 다니는 화석’


원래 4년이면 졸업하는 대학을 7~8년씩 다니는 고학번 학생을 대학생들은 이렇게 부른다. 지난 2월 잡코리아가 4년제 대졸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휴학·졸업유예 경험을 물은 결과 59%가 있다고 답했다. 대학가 여기저기에 화석들이 돌아다닌다. 예전과 비교하면 졸업에 걸리는 시간이 확 늘었다.  


서울 주요 대학의 평균 졸업 소요 기간을 조사해봤다. 2020년 8월 대학알리미에 올라온 각 대학 공시자료를 활용했다. 조사 대상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가나다순) 13곳. 여자대학교는 군 휴학 남학생이 없는 관계로 비교가 어려워 제외했다.

출처: 이종석 인스타그램 캡처(좌)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우)
건국대를 졸업한 배우 이종석.(좌) 건국대를 졸업한 방탄소년단 진.(우)

◇평균 졸업 소요 기간 최장 75개월부터 66개월까지

2020년 8월 기준 학생들이 가장 오래 다니는 학교는 서울시립대였다. 서울시립대의 평균 졸업 소요 기간은 6년 3개월. 다음은 홍익대(6년 2개월), 고려대·성균관대(6년 1개월), 서강대·서울대(6년) 순이었다.  


반면 학생들이 가장 빨리 졸업하는 학교는 중앙대(5년 6개월)다. 다음은 건국대와 경희대로 모두 5년 7개월이면 졸업을 했다. 연세대·한양대(5년 9개월), 동국대(5년 10개월), 한국외대(5년 11개월)도 6년을 넘기지 않았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청년층 자료를 보면 4년제 대학 평균 졸업 소요 기간은 5년 1.5개월이다. 남자는 6년 1.1개월, 여자는 4년 5.9개월이다. 서울 주요 대학 졸업 소요 기간이 전국 4년제 대학보다 약 10개월 길다. 말하자면 서울 주요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빨리 세상으로 나가지 않고 더 오래 학교에 머무는 셈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최소 졸업 학점을 이수한 상태에서 졸업만 미룰 경우 학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립대는 수강 신청을 하지 않아도 등록금의 12분의 1을 납부해야 한다. 졸업 소요 기간이 길다는 것을 고려하면 서울시립대생 상당수가 수업도 듣지 않고 등록금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통계청
2020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

◇코로나로 졸업 소요 기간 늘어날 수도


올해 졸업예정자에게 코로나라는 변수가 생겼다. 일반적으로 졸업을 하려면 학점을 다 이수하고 대학별 졸업요건(졸업논문·자격증·봉사 시간 등)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로 일정을 취소하는 봉사 기관이 많다. 자격증 시험 일정도 연기·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졸업요건을 채우기가 힘들어졌다. 졸업에 걸리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졸업예정자 A씨(25)는 “졸업하려면 컴퓨터 자격증을 따야 하는데 시험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돼 취득하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를 감안해 중앙대학교는 올해 8월 졸업예정자에 한해 졸업요건인 공인영어점수와 한자 자격증 등을 취득하지 않아도 졸업할 수 있게 했다. 중앙대는 다른 서울 주요 대학보다 졸업에 걸리는 시간이 9개월이나 빠르다. 내년쯤엔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출처: 유리 인스타그램 캡처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스타들. 왼쪽부터 소녀시대 유리·수영, 배우 박신혜.

◇휴학·재학 중 직장 경험 늘어  


4년만 다니면 졸업할 수 있는 학교를 5~6년이 지나도 떠나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원인은 취업난이다. 휴학과 재학 중 직장 경험도 졸업을 늦추는 요인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4년제 대졸자 중 휴학 경험자 비율은 55.9%로 작년과 비교해 1.6%p 올랐다. 재학 기간 직장을 체험한 청년은 44.3%. 작년 대비 0.7%p 오른 수치다. 휴학을 해도 학생들은 쉬지 못했다. 취업 및 자격증 준비로 휴학한 학생이 26.3%, 어학연수 및 인턴이 이유인 학생은 13.7%였다. 


재학생 B씨(23)는 휴학이 사실상 필수라고 말한다. “취업문이 너무 좁다 보니 스펙을 쌓기 위해 이번 학기 휴학을 했다. 방학에만 하는 인턴은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 근무 기간이 긴 인턴에 도전하고 오픽 등 어학 점수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출처: 남지현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월 서강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배우 남지현.

◇취준생 “수료생이 혜택 더 많아”


졸업을 하면 학교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예를 들어 수료생은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졸업생은 그렇지 않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졸업생이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연회비를 내야 한다. 5만원을 납부하면 6개월 10만원을 납부하면 1년동안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인턴이나 대외활동도 재학생 및 수료생만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접수 중인 ‘2020 교보생명 플랫폼 아이디어 공모전’ 역시 대학생으로 참가 대상을 제한했다. 지난 5월 모집한 하나은행 인턴 채용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뽑아 졸업생은 지원할 수 없었다.


◇졸업유예, 취업률 높일지 몰라도 임금은 낮춰 


학생들이 졸업유예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졸업유예가 취업률에는 긍정적이지만 임금에는 부정적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8년 7월에 발간한 ‘졸업 유예의 취업 및 임금효과 분석’은 졸업유예자들이 졸업유예를 하지 않은 대졸자에 비해 약 7% 취업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취업을 한 경우 졸업유예자의 초임은 비졸업유예자보다 약 3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오래 준비한다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셈이다. 오히려 초조해진 취준생들이 눈높이를 낮춘 결과 나타난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글 jobsN 박영선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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