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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이에게 알파벳? 이건 애한테 독이 되는 겁니다"

조회수 2020. 9. 5.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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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인생 멘토가 되고픈 전직 삼성전자 개발자는
'인생멘토 임작가' 임단우 작가
삼성전자 퇴사 후 유튜버로
자녀 교육·양육 영상 업로드

‘영어 유치원 보내야 하나?’ ,’부부관계가 곧 자녀 교육인 이유’, ‘부모를 원망하는 자녀의 심리’…


자녀를 둔 부모가 관심을 갖는 콘텐츠로 구독자 12만명, 누적 조회수 1000만회 이상을 기록한 유튜브 채널이 있다. 바로 ‘인생멘토 임작가’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임단우(43) 작가는 자신이 배운 것을 토대로 누군가에게 인생 멘토가 돼보자는 생각에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한다. 임단우 작가는 “어렸을 때 나에겐 멘토가 없었다”며 “어린 시절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가 직장을 그만두고 유튜버이자 작가로 활동하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 본인 제공
임단우 작가

◇정서적으로 불안했던 어린 시절


임 작가는 흙수저 집안에서 2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리고 4남매 중 유일하게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집이 많이 어려웠나.


"경제적으로는 평균이었다. 다만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게 컸기 때문에 흙수저라고 표현했다. 부모님께서 부부 갈등이 심하셨다. 부모님 사이에서 거듭 불거진 갈등을 지켜보며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대학에 진학했다.


"혼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대학은 가야겠다는 생각에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수능은 봤지만 어떤 학교를 가야 할 지 몰랐다. 함께 진로 고민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에 진학한 선배와 대화하다 멋있어 보여서 같은 학교 영어과에 진학했다. 깊은 고민 없이 선택했기에 적성에 맞지 않았다. 2년 후 중퇴했다. 그때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사용이 활발해질 때였다. 컴퓨터에 관심이 생겨 아주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편입학했다.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삼성전자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입사했다."

출처: 인생멘토 임작가 유튜브 캡처
임작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삼성전자 입사했지만 "내 길이 아니었다"


-5년 정도 다니다 퇴사했다고 한다.


"3년 차에 이건 내 길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개발자는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이나 기술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나는 재능도 없었고 회사에는 정말 잘하는 분들이 많았다. 또 수직적인 문화가 나와는 맞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EBS '아이의 사생활' 다큐멘터리 자아존중감편을 보고 퇴사를 결정했다."


-어떤 내용이었나.


"자존감을 다루는 내용이었다. 다큐를 보다 보니 내가 왜 이렇게 성장했는지 이해하게 됐다. 어릴 때는 물론 회사에 다닐 때도 자존감이 낮았다. 나를 당당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남이 나를 오해하는 게 두려워 숨기면서 살았다. 나처럼 성장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싶었다. 그러려면 부모를 교육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일을 하고 싶었다."


바로 교육을 준비한 건 아니었다. 임단우 작가는 퇴사하고 아내와 함께 지인이 있는 상하이로 건너가 5년 동안 살았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한인 사회 안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그러면서 교육에 대해 경험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 다음 해 교육공학 전공을 위해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처음엔 30대 후반에 대학원을 가도 되나 고민됐다. 대학생 때처럼 이런 걸 물어볼 멘토가 없었다. 교육심리학 강의로 유명한 단국대학교 윤미선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다. 흔쾌히 교수실에 초대해주셔서 1시간 동안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 번 도전해보라는 조언을 받아 시험을 보고 합격했다."

출처: 자공 마을 캡처
유튜브와 함께 시작한 온라인 학습 공동체 자공 마을

◇부모 교육은 무료여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한 유튜브


-그럼 '인생멘토 임작가'는 언제 시작한 건가.


"주먹구구식으로 공부했던 것들을 대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학문적인 지식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알려주고 싶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배운 것을 자녀 양육 교육에 접목해 전달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 2018년 가을부터 준비했고 2019년 2월부터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어떤 내용의 영상을 올리나.


"자녀 교육에 대한 내용이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알려준다. '엄마표 학습 실패 원인', '자녀 스마트폰 관리 가이드', '영어유치원 보내야 하나' 등의 주제를 잡고 영상을 올린다. 7개월 동안은 영상을 아무도 안 봤다. 2019년 9월 말부터 조금씩 구독자가 늘어 지금은 12만명이 이 채널을 구독한다. 이론을 기반으로 꾸준히 올린 게 신뢰를 드렸던 것 같다."


-'자공 마을'이라는 커뮤니티도 시작했다고 하는데…


"'자녀 교육 공부 마을'은 온라인 공동체다. 함께 고민과 지식을 나누는 마을이라는 공동체 모델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그걸 온라인에서 시작해보고 싶었다.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인 부모는 물론 다양한 연령층이 속해있다. 회원 수는 2만여명이다. 운영은 구성원이 직접 한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만나서 스터디를 하거나 모임을 가졌다. 나는 만화 스머프에서 마을을 관리하는 파파스머프 같은 역할이다."

임단우 작가

◇"불행하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


유튜브와 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최근에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이 강의 내용을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책을 냈다. 아이들의 공부정서를 해치지 않고,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하는 방법을 자세히 풀었다."


-아이를 양육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 한 가지 소개해달라.


"한국의 부모님들은 아이 공부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학교 갈 나이가 되면 고민도 늘고 아이 공부를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한다. 그 결과 아직 때가 안 된 아이들이 공부를 일찍 시작하기도 한다. 7살짜리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배우는 연산 문제집, 알파벳 쓰기 등을 학습한다. 도와주려 했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다. 학습은 너무 일찍 시작할 필요 없다.


또 교과서가 아닌 문제집 위주로 공부를 하는 것도 문제다. 문제 풀이는 학력 신장에 본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념, 원리 학습이 잘 안 된 상태에서 문제를 푼다. 그러니 잘 풀릴리 없다. 그럼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이 늘어난다. 이렇게 아이 공부정서가 서서히 망가진다. 부모님은 그간의 방식을 돌이켜보고 아이가 교과서로 개념과 원리 학습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사회에서 아이들과 우리 부모들이 불행하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은에 유튜브 채널과 마을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손해를 보게 되고, 계속해서 그 손해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 나 또한 결정의 순간마다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어 잘못된 선택을 했고 많은 손해를 봤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나누는 과정을 나누며 내가 경험한 결핍과 방황을 아이들이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계속해서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 것이다. 또 커뮤니티도 계속 발전 시켜 사회 전반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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