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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돌사고로 뜻밖에 주목받은 수입차, 알고보니..

조회수 2020. 8. 9.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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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화사가 타는 자동차, 알고 보니 중국산?
스웨덴 볼보,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인수
막대한 자본력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 잠식
한국도 예외는 아냐...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출처: 박지윤 인스타그램 캡처
방송인 박지윤·최동석 부부.
출처: TV조선 방송 캡처
박지윤·최동석 부부가 7월27일 경부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던 2.5톤 트럭과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방송인 박지윤·최동석 부부가 7월27일 경부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던 2.5톤 트럭과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큰 사고였지만 탑승자였던 박씨 가족 모두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후 뜻밖에 주목을 받은 건 부부가 타고 있던 자동차 볼보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였다. 차량 보닛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크게 망가졌지만 탑승자 모두 경미하게 다쳐 볼보의 안정성이 다시 한번 관심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볼보는 높은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차량이다. 영국 조사기관인 ‘댓첨리서치(Thatcham Research)’의 조사결과를 보면 영국에서는 16년간 볼보 XC90 탄 탑승자 중 사망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2002년에 처음 나온 XC90은 영국에서만 매년 5만대 이상 팔린다. 약 80만대가 팔렸는데도 사망 사고가 단 한 건도 나지 않은 셈이다.  

출처: JTBC '효리네민박' 캡처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소유한 볼보 자동차.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가수 화사가 볼보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방송에 여러 번 나왔다.

스웨덴에서 설립된 볼보는 안전성을 내세워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년 국내 시장에서 1만570대를 판매하면서 브랜드 최초로 '1만대 클럽'을 달성했다. 유명 연예인들도 볼보 자동차를 즐겨 타고 있다. 배우 연정훈·한가인, 비·김태희,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XC9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수 화사, 배구선수 김연경도 볼보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방송에 여러 번 나왔다. 배우 조인성은 2018년 볼보 매장을 직접 찾아 XC90 두 대를 사 화제였다. 당시 한 대는 아버지, 다른 한 대는 자신이 타기 위해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의 대명사’라는 별명에 이어 ‘연예인의 패밀리카’로 불리는 볼보, 동시에 ‘중국차’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잘 나가는 볼보, 중국차 꼬리표 떼기 나서


스웨덴에서 설립된 볼보는 현재 중국의 자금 수혈을 받고 있다. 1999년 미국 포드가 인수했다가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로 주인이 바뀌었다. 당시 지리자동차가 볼보(승용차 부문) 지분 100%를 18억달러(약 2조원)에 인수했다. 추가 투자 자금까지 합치면 지리차가 볼보에 쏟아부은 돈은 총 27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이후 볼보는 막강한 자금을 지원받아 매년 신차를 출시했고, 세계 시장에서 연 80만~100만대를 판매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출처: 볼보 홈페이지 캡처
볼보 XC90.

동시에 볼보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현재 중국 쓰촨성 청두, 헤이룽장성 다칭 등에 현지 공장이 있다. 반중 감정이 있는 한국에서는 중국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품질이 좋지 않은 싸구려 저가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크다. 안전과 직결된 자동차의 경우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가 많다. 


볼보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한국 시장엔 중국산 제품을 들여오지 않겠다고 했다. 2016년 하칸 사무엘손 볼보차그룹 CEO(최고경영자)는 "중국 공장 물량은 중국 내수와 미국·유럽 등에 수출하고, 한국 시장에는 스웨덴에서 생산한 물량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18년 중국산 제품을 들여오지 않겠다던 방침을 번복해 논란이 일었다. 볼보가 플래그십 세단 S90 생산 시설을 스웨덴에서 중국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직후였다.


소비자들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중국에서 생산된 S90의 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생산국에 상관없이 세계 생산공장에 동일한 글로벌 품질 및 제조기준을 적용하기에 품질과 성능에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볼보는 국내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차 꼬리표 떼기에 나섰다. 차량 번호판 테두리에 ‘메이드 바이 스웨덴(Made By Sweden)’이라는 문구와 함께 스웨덴 국기 모양을 넣었다. 또 광고 문구에도 스웨덴 브랜드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실제로 자본만 중국일 뿐 기술과 디자인 등 개발은 여전히 스웨덴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자동차는 중국의 대형 자본으로 만들어진다.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볼보가 중국 기업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 조선DB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

◇세계 자동차 업계 꽉 잡은 중국의 ‘큰 손’


지리자동차 손에 들어간 세계 유명 자동차 브랜드는 볼보뿐만이 아니다. 2017년 지리차는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와 말레이시아 국민차인 프로톤을 인수했다. 로터스는 경량 스포츠카 브랜드를 지향하면서 명차들을 만들어냈다. 프로톤은 1983년 말레이시아 정부에 의해 세워진 동남아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다. 말레이시아 시장 점유율이 최고 73%였던 적도 있을 만큼 ‘국민차’였다. 지리차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프로톤의 지분 49%를 인수했다. 또 프로톤의 자회사인 로터스의 지분을 51%를 사들이면서 경영권을 가졌다.


중국 자동차 업계가 막강한 자본을 가지고 유럽의 명문 자동차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는 이뿐 아니다. 경영난을 겪던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사브(SAAB)도 중국 큰손의 도움을 받아 전기차로 부활했다. 사브는 항공기 엔진 전문회사로 볼보와 더불어 한때 스웨덴을 대표했던 자동차 브랜드이다. 항공기 엔진을 만들던 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해 탄탄하고 안전한 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재정 위기를 맞았고 이후 2011년 파산했다. 그런 사브를 일으켜 세운 건 중국 자본이었다. 2012년 중국의 판다 뉴 에너지가 사브를 인수한 NEVS(National Electric Vehicle Sweden)에 전기차인 사브 9-3 모델 15만대를 한 번에 주문했다. 당시 NEVS는 전기차 수출로 약 1200만달러(약 142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출처: 보그바르트 제공
보그바르트가 최근 컴팩트 크로스오버 BX3를 공개했다.

한때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회사였던 보그바르트도 중국 자본이 사들였다. 보그바르트는 폭스바겐, 오펠 등과 함께 독일의 자동차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1961년 경영난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2014년 중국 북경 기차 그룹의 트럭 전문 브랜드 ‘포톤(Foton)’이 보그바르트 브랜드 사용권을 사들이면서 다시 자동차 업계에 등장했다.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차량인 보르그바르트 BX7을 공개해 2016년부터 중국 시장에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BX5 등을 출시해 수출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8년에는 고향인 독일에 출시하기도 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 잠식 우려...한국도 예외는 아냐


중국 큰 손의 입장에서는 세계 유명 자동차 업체를 인수하면서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얻을 좋은 기회다. 이쯤 되니 중국이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유럽 시장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지리자동차, 비야디, 체리 등 중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실사 계획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때문에 중국이 국내 자동차 산업 곳곳에 손을 뻗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자본으로 브랜드가 성장할 수는 있어도 결국 핵심 기술은 빼앗기고 기업의 고유 가치는 잃게 된다는 게 이유다.


유관희 고려대 경영학 교수는 “중국이 자금력을 가지고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본주의에서 자금의 세계적인 이동을 인위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이어 “차별화된 기술력과 자체적인 브랜드 고유성으로 대응하는 게 가장 좋은 방어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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