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바캉스라고 안하고 아캉스·백캉스라고 합니다

조회수 2020. 8. 19. 16: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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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캉스? 차박? 코로나 때문에 변하는 휴가
코로나19에 휴가 떠나는 사람 줄어
멀리 가지 않는 스테이케이션 유행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올여름에는 안전한 집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나 책을 보며 피로를 푸는 방법도 고려해달라"고 했다. 짧은 기간동안 사람이 몰리는 휴양지로 가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다. 휴가 기간엔 온국민이 휴양지로 떠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코로나는 휴가의 정의도 바꿔 놓았다. 휴가를 의미하는 단어도 확 달라졌다.

휴가를 대표하는 단어는 휴양지로 피서를 떠나는 ‘바캉스(Vacance)’였다. 그러나 아캉스·차박·홈캉스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즐기는 휴가를 의미하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더 널리 퍼진 휴가 신조어를 알아봤다.


◇아캉·백캉스

아울렛이나 백화점 매장에서 여가를 즐기는 쇼핑 위주의 휴가다. 아캉스는 아울렛과 바캉스, 백캉스는 백화점과 바캉스의 합성어다. 원래 7~8월 휴가철은 백화점·아울렛의 비수기다.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 쇼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휴가를 가지 않는 사람이 늘면서 백화점·아울렛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7월 넷째주 주말(24~26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7.3%·9.4% 올랐다. 7월 롯데 아울렛 주말 이용객 수는 이전보다 20%이상 늘었다. 코로나로 경제가 어렵다지만 아캉스 덕분에 생각하지 못했던 호황을 누리는 곳이 생겼다. 

출처: 현대백화점 공식블로그
휴게 공간을 꾸민 판교 현대백화점.

주요 백화점과 아울렛은 휴가철 방문객을 위한 휴게 공간·놀이 시설을 새로 만들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명품관·광교·센터시티 지점에 여름 휴양지 컨셉의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롯데아울렛은 기흥점에 서핑 체험존을 설치했다. 파주점에는 공룡 테마파크까지 등장했다. 산이나 바다 대신 백화점 아울렛으로 오라는 이야기다.


◇차박

차박(車泊)은 자동차를 타고 산·바다·계곡으로 떠나 차 안에서 숙박하는 캠핑이다. 차에서 숙박하기 때문에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유행에 민감한 방송도 ‘차박’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6월 방영을 시작한 tvN‘바퀴달린집’은 출연자들이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유랑하는 컨셉의 예능프로그램이다.

출처: tvn홈페이지
‘바퀴달린집’에 출연한 가수 아이유.

정부도 차박의 유행에 힘을 보탰다. 차량 개조 규제를 완화했다. 올해 2월 정부는 자동차안전관리법을 개정해 모든 차종의 캠핑카 개조를 허용했다. 규제가 풀린 2월부터 6월까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승인한 캠핑카 튜닝 대수는 3214대다. 작년 한해 튜닝 승인 차량은 2195대다. 차를 콘도처럼 바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경상북도는 포항 도구 해수욕장·경주 나아 해변 등 도내 차박 여행지와 한옥스테이·오토캠핑장 같은 비대면 관광지 71곳을 표시한 지도를 공개했다. 인천관광공사는 영종도·용유도·무의도·강화도·석모도·동검도·덕적도·소야도·승봉도·소이작도 10곳을 ‘인천 차박여행 10선’으로 선정하고 홍보했다. 해외 휴양지 대신 우리 동네로 와서 차 안에서 휴가를 보내라는 말이다. 


◇홈캉스·홈캠핑 

홈캉스는 집을 뜻하는 ‘Home’과 피서를 뜻하는 ‘Vacance’의 합성어다. 휴양지가 아닌 집 안에서 보내는 휴가를 말한다. 집 꾸미기·영화 관람·배달 음식 먹기 등 집에서 즐기는 모든 여가활동을 홈캉스라 할 수 있다.

6월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가 성인남녀 503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속 바캉스’ 설문을 진행했다. ‘홈캉스를 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28%로 가장 많았다. 안전한 ‘가족·친지 집 방문 바캉스를 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20.8%로 2위였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집에서 휴가를 보내겠다고 한 셈이다.

기업들도 집에서 휴가 분위기를 내려는 홈캉스족을 잡겠다고 나섰다. CU는 6월 기내식을 연상시키는 도시락 ‘플리즈’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이마트는 진에어와 협업해 ‘진에어 컵면·칼국수’를 출시했다. 여행 기분이 나는 상품으로 여행을 포기한 소비자의 아쉬움을 달랜다는 컨셉이다.

인테리어 변경이나 가구 재배치를 통해 집안 분위기를 휴식하기 좋게 바꾸는 것도 홈캉스의 일종이다. 인테리어 기업 한샘의 6월 매출은 작년 대비 23% 상승하고 리모델링 패키지 공사 건수가 약 2배 늘었다. 7~8월 휴가철 전에 실내 분위기를 바꾸려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다.

출처: MBC유튜브 캡처
‘나혼자산다’에서 홈캠핑을 하고있는 배우 경수진.

홈캠핑도 홈캉스의 하나다. 실내공간을 캠핑장처럼 꾸미고 즐기는 것이 홈캠핑이다. 집 안 베란다나 옥상에 텐트·램프같은 캠핑 용품을 들이거나 인조잔디·풀장을 배치하는 식이다.


◇호캉스

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 호텔 안에서 단순히 숙박만 하는 것이 아닌 식당·수영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다양하게 이용하며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이다. 호캉스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있던 휴가문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대신 호텔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었다. 

출처: 라이프타임 유튜브 캡처
‘파자마프렌즈’에서 호캉스를 떠난 가수 조이.

특히 4~5성급 이상 고급 호텔의 수요가 많다.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는 코로나19 이후 4~5성급 호텔 예약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많아졌다고 밝혔다. 여행을 떠날 비용으로 호텔에서 특별한 체험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또 고급 호텔 예약률이 확률이 올랐다. 고급 호텔일수록 방역·위생에 철저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컨티넨탈 서울은 올해 6~8월 주중 투숙을 예약한 내국인 고객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신라호텔의 7~8월 예약률은 6월보다 60% 증가했다.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7월 주말 예약률은 90% 이상이었다. 현재 서울 시내 다른 호텔들은 코로나19 이후 예약률 30%도 넘기 힘들다.

휴가를 뜻하는 새로 생긴 말들을 하나로 묶는 단어가 있다. 바로 스케이케이션(Staycation)이다. 스테이케이션은 가까운 장소나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머문다는 뜻의 ‘Stay’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을 합성한 신조어다.

2003년 캐나다에서 처음 생긴 말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가장 주목 받고 있다. 홈캉스·호캉스·홈캠핑 등이 결국 모두 스테이케이션이다. 얼마전까지 모두 꿈꾸던 해외여행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힘들어 보인다. 집안 가까운 곳에서 알찬 휴가를 보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글 jobsN 주성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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