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비 오는 날 1.5초면 끝..이걸로 상 휩쓸었다

조회수 2020. 8. 4. 11: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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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을 싫어했던 청년이 3년을 공들인 '이것'
‘이게 팔리겠냐’는 비판에도
포기 않고 묵묵히 비와 관련 있는 제품 개발
2018 ‘대한민국 인재상’ 받기도

사람들이 우산을 왜 안 묶고 다닐까. 비 오는 날 품었던 의문이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비다림 손홍석(26) 대표의 이야기다. 대학교 1학년 때 젖은 우산을 만지지 않고 간편하게 우산을 묶을 수 있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년 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약 3년에 걸쳐 제품을 개발했다. 그렇게 2019년 12월 1.5초 만에 손쉽게 묶는 우산 ‘업브렐라’가 나왔다. 우산 비수기인 1~2월에 크라우드 펀딩을 했음에도 매출 3600만원을 올렸다. 현재는 자사몰과 온라인 편집샵, 1300k 등에서 판매 중이다.


손 대표는 어려서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았다. 일상에서 제품 아이디어 내는 것을 좋아했고, 전공도 산업디자인학과를 선택했다. 비 오는 날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로 대학 재학 중이던 2017년 비다림을 창업했다. '비를 기다림'이란 뜻처럼 사람들이 비를 기다릴 만큼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비다림
2019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는 손홍석 대표

◇우산 끈 대신 묶음 링으로 간편하게 우산 묶어


-왜 하필 비를 컨셉으로 한 브랜드를 만들었나. 


“어려서부터 비 오는 날이 유독 싫었어요. 기분도 축축 처지고 습하고 꿉꿉한 날씨 때문에 불쾌 지수도 높았죠. 왜 싫은지 이유를 생각해보니 비 오는 날 겪는 불쾌한 경험 때문이었어요. 버스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빗물이 묻은 우산에 몸이나 옷이 젖는 것도 싫었고, 떨어진 빗물 때문에 실내가 미끄러워져서 불편했죠. 우산처럼 비와 관련 있는 제품 중에서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이 보여서 레인웨어 브랜드 비다림(bit.ly/2PleydT)을 만들었습니다.” 


-업브렐라는 1.5초만에 우산을 묶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우산을 묶는 게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지만, 번거로운 일이었어요. 또 묶는 과정에서 빗물이 손에 묻는 단점도 있었죠. 그래서 젖은 우산을 만져가면서 끈으로 묶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자고 생각했습니다. 우산 끈 대신 묶음 링을 만들었어요. 우산을 펼칠 때는 아래로, 묶을 때는 위로 묶음 링을 당기면 끝이에요. 묶음 링과 우산 꼭지 안에 자석을 넣어 우산을 펼치거나 들고 다닐 때 링이 밖으로 빠지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출처: 비다림
묶음 링을 당겨서 우산을 묶는 과정

-편리성만큼 본연의 기능도 중요한데.


“우산의 기능에도 집중했어요. 표면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발수 원단을 사용했습니다. 두 세 번 가볍게 털어주면 일회용 비닐을 쓰지 않아도 바닥에 빗물이 흐르지 않아요. 우산 살대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만들었습니다. 쉽게 녹이 슬지 않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전기가 통하지 않는 소재이기 때문에 낙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요. 자외선 차단율도 90%로 일반 양산의 안전 품질표시기준인 85%보다 높습니다.” 


◇일회용 우산 비닐 대신하는 제품으로 창업 


-업브렐라가 세 번째 제품이라고. 이 전에는 어떤 것들을 만들었나. 


“첫 제품은 우산 꼭지에 끼워 우산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담는 ‘비담이’었습니다. 지금은 나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일회용 우산 비닐을 낭비하는 게 문제였어요. 하지만 비닐을 안 씌우면 실내가 더러워지고, 미끄러웠죠. 우산 꼭지에 끼워 비닐을 씌우지 않고도 빗물이 바닥에 흐르지 않도록 일종의 우산 모자를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제품은 일러스트를 넣은 양우산이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강한님과 함께 디자인했어요. 우산을 보면서 끈 부분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끈 부분에 로고를 넣고 있었습니다. 기존 제품과 달리 끈 부분 너비를 넓게 하고, 삽화를 넣어 포인트를 줬습니다.” 

출처: 비다림
비담이(왼)와 양우산(오). 귀여운 캐릭터와 기존 우산 끈보다 두꺼운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줬다.

-제품 개발은 보통 얼마나 걸렸나.


“비담이는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약 1년, 업브렐라(bit.ly/2PleydT)는 약 3년 걸렸습니다. 우산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똑같은 형태로 쓰는 제품이에요. 그렇다 보니 기존과 디자인이 살짝만 달라져도 낯설게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별 모양부터 원기둥, 세모 모양까지 여러 형태로 제품을 만들어보고 가장 잘 어우러지는 모양을 고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제작은 외주를 맡기는 건가. 공장을 찾기도 힘들었을 것 같은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비담이와 업브렐라는 중국 공장에서 만들었습니다. 이전에 제품을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인맥도 없어서 공장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가면서 관련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찾고, 영어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했습니다. 비담이 때 경험이 있어서 업브렐라를 만들 때는 조금 수월했어요. 


양우산은 대구 내에 우산 공장에서 만들었습니다. 국내 우산 공장이 중국에 밀려 힘든 상황인데, 젊은 사람이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보겠다고 하니까 많이 도와주셨어요. 앞으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입니다.” 

출처: 비다림
업브렐라를 구매한 고객들이 보내준 후기 사진. 오른쪽 사진처럼 우산을 어깨에 멜 수도 있다.

◇비를 기다린다는 고객 후기에 뿌듯함 느껴


-대학 재학 중에 창업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자금 마련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도 시장 반응을 보고, 제품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초기에는 대학 내 창업 지원 프로그램 지원도 받았습니다. 각종 공모전이나 경진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보태 제품을 만들었어요.  


사실 사업과 제품에 대한 비판도 많았습니다. 우산을 판촉물, 싼 제품으로만 여기는 분들이 많아 ‘이런 거 만들어봤자 안 팔린다’는 평가도 있었어요. 그때마다 실패한다는 생각으로 한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묵묵히 제품을 만들어온 덕분에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작년 매출은 55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 6000만원을 달성했어요. 우리 온라인몰(bit.ly/2PleydT)에서도 인기입니다. 매출 증가와 고객 후기를 보면서 힘을 내서 계속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실제 저희 제품을 빨리 쓰고 싶어서 진짜로 비를 기다린다는 고객 후기를 받았을 때 가장 뿌듯했던 것 같아요.” 

출처: 비다림
각종 공모전이나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 교육부 장관 명의의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위). 2018년 전국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K 스타트업’ 결선에 진출해 이를 TV 프로그램으로 만든 '스타트업 빅뱅'에 출연하기도 했다(아래).

-목표는.


“현재는 업브렐라 색과 사이즈를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우산뿐 아니라 우비, 장화 등 비와 관련된 제품을 만드는 레인웨어 브랜드로 키우고 싶습니다. 비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비다림이 떠오르도록 브랜드 정체성을 키워나가겠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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