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지금이 단군 이래 돈 벌기 가장 좋은 시대죠"

조회수 2020. 7. 29.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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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시대? NO! 단군 이래 돈 벌기 가장 좋은 시대!

경제 유튜버 ‘신사임당’ 주언규


밀레니엄 세대의 삶은 팍팍하다. 이 청년들은 단군 이래 가장 스펙이 좋은 세대, 잘 준비된 세대라고 하지만 대졸 실업은 유독 심각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취업해도 청년들의 걱정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이번 생애에 내 집 마련은 어렵겠다고 한탄한다. 그런데 유튜버 신사임당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모두가 돈 벌기 힘들다고 하는 이 시기가 오히려 “단군 이래 돈 벌기 가장 좋은 시대”라고 말한다. 코로나19로 디지털 라이프로 새판이 짜이면서 그만큼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는 얘기다.

돈 버는 법을 알려주기로 유명한 신사임당은 경제 유튜버의 대표 주자다. 그의 채널 구독자 수는 7월 중순 기준 84만 명. 2019년 업로드한 ‘부자는 알지만 가난한 사람은 모르는 것’ 영상은 조회수 168만 회를 넘어섰다. 닉네임 ‘신사임당’이 더 친숙한 주언규 씨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신사임당 이름의 유래요? 가장 고액권이잖아요. 5만 원권이 없었다면 세종대왕을 했을 거예요.” 


그의 답변은 간결하다. 거창한 대답을 내놓으려 말을 치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깊이가 없는 건 아니다. 핵심만 효과적으로 전달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그의 이런 성격은 영상에도 묻어 나온다. 신사임당 콘텐츠에는 자막이나 영상 효과가 없다. 자막을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영상 편집의 네 배 이상으로 필요한데, 그는 자막 넣을 시간에 영상을 하나라도 더 만드는 게 낫다고 말한다. 


또 한 가지 특징은 모든 영상에서 동일한 스타일의 의상만 입고 나온다는 점이다. 2016년 회사를 그만둔 후 그는 검은 옷만 입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무채색의 어두운 옷만 입는 것을 보고 무작정 따라 한 것이라고.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한 의상 전략은 구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안겼고, 인기 요인 중 하나가 됐다. 


“돈 벌고 싶다”고 편하게 말하는 시대 


요즘 들어 왜 유독 돈 버는 법, 재테크 등의 키워드가 뜨는 걸까. 그는 “돈에 대한 욕심을 표현하는 데 있어 장벽이 낮아진 것”이라고 말한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심은 모든 사람이 갖고 있어요. 욕구나 생각의 크기는 그대로지만 요즘은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팀장님한테 부업이나 투자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팀장님도 이사님도 월급 이외의 수입을 원한다는 걸 모두가 아는 거죠.” 


유튜브 콘텐츠를 경제 분야에 집중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당시 그는 육아부터 인테리어, 사진, 게임, 요리 등 여러 콘텐츠를 시도했다. 그중 조회수가 높았던 것이 ‘돈’을 다룬 영상이었다. 


“유튜브 영상을 올리기 시작할 무렵, ‘돈 버는 법’을 검색하면 사기에 가까운 내용뿐이었어요. ‘메이플스토리(게임)에서 돈 버는 법’ 같은 영상밖에 없었죠. 돈, 경제에 관련된 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온라인 쇼핑몰, 클래스101, 부동산 임대업… 


우리는 신사임당을 인기 유튜버로만 알고 있지만, 그는 유튜브 활동 외에도 하는 일이 많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 클래스101 강의, 부동산 임대업을 부업으로 하고, 최근엔 부의 로드맵을 담은 책 《킵고잉(KEEP GOING)》을 냈다.


그의 첫 직장은 언론사였다. 한국경제TV 보도본부 증권팀에서 PD로 일을 시작했지만, 직장생활은 그가 꿈꾸던 모습과 달랐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몇 천억 원이 오가는 경제 이슈를 다루면서도 막상 그의 주머니에는 돈이 없었다. 방송에서 다루는 주제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너무 컸다. 또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던 기획안은 줄줄이 퇴짜를 맞았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일념으로 회사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부업을 고민했다. 2015년 쇼핑몰 렌털 스튜디오 사업이 그 시작이었다. 1인 창업이 가능한 데다 소자본, 소규모로도 시작할 수 있어 온라인 쇼핑몰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사업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위해 그가 모은 돈 4000만 원과 동업자의 4000만 원, 총 80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매달 400만 원의 적자가 났다. 지속된 경기 불황으로 창업 기업 세 곳 중 한 곳이 1년 내에 문을 닫던 시절이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임신 중인 아내가 출근할 정도였다. 


“진짜 힘들었어요. 쇼핑몰 MD도 찾아가고, SNS도 개설하고, 블로거 초청 행사를 열기도 했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어요.” 


그러다 6개월 정도 지나니 서서히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월 10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게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도 3호점까지 늘렸다. 그즈음 PD를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했다. 


온라인 쇼핑몰과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이미 오프라인 사업으로 월 2000~3000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던 그가 온라인 쇼핑몰을 하게 된 이유는 뜻밖에도 “시간이 남아서”다. 여유가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보고 죄책감이 들었다고 한다. 


웹 서핑 중에 우연히 온라인 쇼핑몰을 만드는 ‘스마트스토어’ 관련 기사를 읽고, 또 다른 부업 아이템으로 스마트스토어에 눈을 돌렸다. 쇼핑몰 개설이나 운영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이용자 수나 유입, 키워드 같은 네이버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그는 오프라인 쇼핑몰 렌털 스튜디오의 경험을 살려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에 도전했다. 


“쇼핑몰 렌털 스튜디오 사업이 이미 잘되고 있을 때라 월 50~60만 원 정도 까먹는다고 크게 타격은 없겠다 싶었어요. 도전하는 것에 큰 걱정이나 고민을 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창업 다마고치’로 성장 모멘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도 없었다. 그런데 재미로 시작한 쇼핑몰이 소위 ‘대박’이 났다. 월 매출이 7000만 원에 달했다. 그는 수천만 원대의 매출을 올린 자신만의 온라인 쇼핑몰 운영 비법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창업 코칭 콘텐츠인 ‘창업 다마고치’를 만들었다. 창업에 관심 없던 친구를 데리고,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돕는 모든 과정을 담은 시리즈물이다. 이 콘텐츠가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유튜브 수익이 오프라인 매장 수익을 넘어섰다. 그는 다른 사업을 접고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올인했다. 지난해 12월의 일이다. 


요즘 그는 돈과 관련된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을 초대해 인터뷰하는 영상을 올리고, 자신의 성공 경험을 살려 ‘클래스101’플랫폼에서 온라인 강좌도 진행한다. 그가 맡은 콘텐츠 〈스마트스토어로 월 100만 원 만들기, 평범한 사람이 돈을 만드는 비법〉은 클래스101에서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지금의 신사임당을 만든 건 수많은 도전과 실패였다.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더 유익하고 재밌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것이 그의 다음 목표다. 


크리에이터로 성공하는 3가지 꿀팁 

1. 콘텐츠를 많이 보고 구상하는 걸 즐겨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화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영상을 많이 볼수록 더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회사는 나 말고도 여러 구성원이 있지만, 유튜브는 내가 하루 쉬면 일이 아예 멈춘다. 평소에도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각해내는 걸 즐겨야 한다. 


2. 투입되는 리소스의 양을 줄여라 


경제적 기반이나 여유 자금이 부족하다면, 사업의 규모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유튜브 영상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영상 하나에 투입되는 단가를 낮춰 손실을 줄여야 한다. 


3. ‘게임의 법칙’에 촉수를 세워라 


유튜브 구독자가 1만 명일 때와 10만 명일 때의 게임의 법칙은 다르다. 유튜브의 정책, 윤리 기준 그리고 콘텐츠의 방향까지, 유튜브의 운영 방향에 대해 기민하게 촉수를 세우고, 변화를 감지해 맞춰나가야 한다. 


글 톱클래스 차지현  

사진 톱클래스 서경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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