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소개팅인데.." 이 말 듣는 순간 '그래 이거다' 싶었죠

조회수 2020. 7. 27.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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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사연에 축구 전문가들이 만든 '이 제품'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중 98%가 남성인 채널이 있다. 구독자 수가 약 28만명이니 이 채널을 보는 사람 중 27만5000여명은 남자라는 뜻이다. 채널 운영자들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한 명은 축구선수, 다른 한 명은 뉴스 앵커였다. ‘축구’로 만나 함께 중계방송을 시작해 회사까지 세웠다. 최근에는 시청자 사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남성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기도 했다. 인터넷 방송 제작 기업인 ‘랩추종윤’의 공동대표이자 유튜브 채널 ‘이스타TV’를 운영하는 축구 해설 위원 이주헌(39)씨, 스포츠 캐스터 박종윤(35)씨를 만났다.

출처: 본인 제공
스포츠 캐스터 박종윤(좌), 축구 해설 위원 이주헌(우).

(이) “축구 해설 위원 이주헌입니다. 전엔 축구선수였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해 한국 실업축구 리그인 내셔널리그의 인천코레일(현 대전코레일)에서 뛰었습니다. 그러나 주전 선수 경쟁이 치열했고, 1년 정도 해보니까 ‘이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결국 21살 선수 생활을 접었습니다. 그런데도 축구가 너무 좋았어요. 축구화는 벗었지만, 축구판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축구계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해설위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주변에서 말을 재밌게 잘하는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2006년 26살 때 아프리카TV에서 축구 관련 개인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국내외 축구 경기를 중계하면서 계속 연습했어요. 이후 2009년 MBC ESPN과 스포츠토토가 주최한 축구 해설자 선발대회인 ‘드림잡 캠페인’에서 우승하면서 해설자로 데뷔했습니다. SPOTV를 거쳐 MBC, 아프리카TV 등에서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 “스포츠 캐스터로 활동하는 박종윤입니다. 학창 시절엔 아나운서를 꿈꿨어요. 춘천 MBC 라디오 리포터를 거쳐 지역 방송국에서 뉴스 앵커로 일했습니다. 이후 2013년 SPOTV 공채에 합격하면서 스포츠 캐스터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2년 반 정도 일하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유로파리그, K리그 등 다양한 경기 중계를 했습니다.” 

출처: 뷰티메이커스 영상 캡처
과거 박씨는 축구선수, 이씨는 아나운서였다.

◇‘축구’로 만나 방송부터 회사 설립까지


SPOTV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축구 관련 콘텐츠를 더 다양하게 만들고 싶어 회사를 나왔고, 2015년 팟캐스트 ‘히든풋볼’을 함께 시작했다. 선수로 뛰면서 익힌 전문 지식과 재밌는 입담으로 축구 팬들 사이에서 금방 입소문이 퍼졌다. 한 달여 만에 국내 최대 팟캐스트인 ‘팟빵’ 스포츠 채널 순위 1위에 올랐다. 지금까지도 ‘팟빵’ 스포츠 채널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이스타TV’를 함께 운영 중이다. 구독자 수는 약 28만명에 달한다. 특이한 점은 구독자의 98%가 남자라는 점이다. 2019년에는 인터넷 방송 제작 기업인 ‘랩추종윤’을 세웠다. 두 사람이 시작했지만 현재는 함께하는 직원만 14명으로 늘었다. 방송 출연진들까지 포함하면 30명이 넘어 ‘이스타TV 사단’, ‘이스타TV 유니버스’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 “‘히든풋볼’을 시작할 때 축구 예능을 콘셉트로 했어요. 많은 사람이 방송을 보고 축구를 재밌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예능 채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축구 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자’라는 생각에 뮤지션들과 주제가를 만들기도 하고, 먹방(먹는 방송)이나 일상 등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박) “그간 축구를 예능처럼 재밌게 다룬 콘텐츠가 없었어요. 새롭고 신선해서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과 친근하게 소통하니까 ‘동네 형들이랑 호프집에서 같이 축구 보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해주세요. 콘텐츠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다 기획합니다.” 

출처: SPOTV 방송 캡처
두 사람이 함께 경기 해설을 하는 모습.

-두 분이 함께 방송한 지 6년째네요. 오랜 시간 함께 방송하는 이유가 있나요. 찰떡 호흡의 비결도 궁금합니다.


(이) “‘같이 가야 오래간다’라고 생각했어요. 함께하면 다양한 콘텐츠를 더 재밌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박) “주헌이 형과 성격이나 방송 스타일이 정반대예요. 그게 방송에선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형은 애드리브(ad lib·방송에서 출연자가 대본에 없는 대사를 즉흥적으로 하는 것)로 방송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저는 꼼꼼한 성격이라서 방송의 디테일을 챙기는 편이에요.”

출처: 뷰티메이커스 제공
두 사람은 최근 ‘추앤박 홈앤드레스 퍼퓸’을 론칭했다.

◇시청자 사연에서 아이디어 얻어...남성 위한 뷰티템 제작


28만 구독자가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최근 두 사람은 ‘추앤박 홈앤드레스 퍼퓸’을 론칭했다.두 사람이 향수를 만들게 된 이유는 한 시청자가 보낸 사연 때문이었다.


(이) “라이브 방송으로 시청자와 자주 소통하고 있어요. 주 시청 층이 10대부터 30대 남성이라서 다양한 사연들이 옵니다. 어느 날 한 시청자가 ‘형, 저 내일 소개팅 나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연애 상담을 하더라고요. ‘옷은 깔끔하게 입고, 여자들은 향에 민감하니 좋은 향수를 써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사연을 보고 많은 시청자가 공감하더라고요. 운동 후 땀 냄새나 담배 냄새, 특유의 체취 때문에 고민하는 남성들이 많았습니다. 냄새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향수를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 “아프리카TV BJ 대상으로 코스메틱 제조 플랫폼인 ‘뷰티 메이커스’가 진행한 아이디어 공모전 '드림메이커스 프로젝트'에 향수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결과가 좋아 당선됐고 뷰티메이커스와 함께 몸에 뿌리고, 옷에도 뿌릴 수 있는 향수 겸 탈취제를 만들었습니다. 일시적으로 악취를 덮는 게 아니라서 냄새 제거에 효과적이에요. 은은하고 포근한 코튼 향으로 누구나 가볍게 쓸 수 있습니다. 또 향균 기능과 심신안정 효과가 있는 편백수,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모란 뿌리 추출물 등을 사용해 민감한 피부도 안심하게 쓸 수 있게 했습니다.”


두 사람이 만든 ‘추앤박 홈앤드레스 퍼퓸’(bit.ly/3f4gHFf)은 지난 5월 ‘뷰티메이커스’에서 펀딩을 시작해 목표액 800만원을 가뿐히 달성했다.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 “‘반전의 향’이라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남자 둘이 만들어서 진하고 강한 향일 줄 알았다고 해요. 부드럽고 은은한 향이 나서 더 가볍고 편하게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몸, 머리카락, 옷뿐 아니라 방안에 뿌리면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어서 좋다는 평도 있었고요. 또 ‘형, 이 향수를 뿌리고 가서 소개팅이 잘 된 것 같아요’라는 후기도 있었어요.”

출처: 유튜브 영상 캡처
두 사람은 유튜브 채널 ‘이스타TV’를 운영하고 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요. 


(이)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즐거워할 때 가장 뿌듯합니다. 방송 보고 스트레스를 푼다는 말을 들을 때 행복해요.”


(박) “방송을 보면서 위로받고, 즐거움을 얻는다는 사연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새벽에 배달 알바를 하는데 배달이 없어서 무료할 때마다 듣는다. 그때마다 혼자 있는 느낌이 덜하다. 힘이 된다’라는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어요. 또 ‘수능을 앞두고 1년 내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마다 방송을 들었다. 잠시나마 힘든 일상을 위로받았다. 얼마 전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라는 사연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럴 때마다 방송으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이) “축구뿐 아니라 다양한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어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재밌어하는 방송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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