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다 지적인 이미지의 BTS 덕분입니다

조회수 2020. 6. 25. 10: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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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덕분에 역대 최고 신기록 나온 이 업계
방탄소년단이 읽자 베스트셀러 직행
2억 선인세 받고 일본 수출, 출판업계 신기록
‘아이돌셀러’·‘미디어셀러’ 효과

밀리언셀러 에세이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2016년 출간 후 지금까지 100만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을 쓴 김수현 작가는 올해 새로운 신기록을 또 세웠다. 5월14일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판권을 한국 출판 사상 가장 많은 선인세를 받고 일본에 판 것이다. 계약 금액은 약 2억2000만원. 김선식 다산북스 대표는 6월 14일 “일본에 수출한 국내 서적 계약액으로는 최고가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 일본 출판 선인세 최고액은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가 받은 2000만원. 10배나 뛰어오른 셈이다.


◇출판계도 ‘방탄 효과’ 

출처: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좌) 인터넷 교보문고 캡처(우)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좌)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우)

판권을 따내기 위해 러브콜을 보낸 일본 출판사만 20곳 이상. 이 같은 인기에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 작가의 전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정국이 읽은 책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한 리얼리티 방송에서 정국이 해당 책을 읽는 모습을 본 팬들이 줄지어 책을 따라 산 것이다. 해외 팬들도 정국을 따라 책을 사서 읽고 구매 인증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덕분에 일본에서만 24만부 이상 팔리며 아마존재팬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일본 내 한국 출판물 사상 최고 기록. ‘방탄 효과’를 등에 업은 김 작가의 신작을 일본 출판계가 눈독 들이는 건 당연하다.


방탄소년단은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아이돌로 유명하다. 출판계에서는 ‘BTS 셀러’라는 말도 나왔다. 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알려지면 판매량이 치솟기 때문이다. 올해 5월 방탄소년단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멤버들의 회의 영상. 멤버 지민이 “89세 노인이 쓴 책인데, 자기는 늙은 게 아닌데 사람들이 늙었다고 하는 게 너무 싫다고 하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팬들은 이 한마디만으로도 해당 책이 시인 도널드 홀이 쓴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 책은 이틀 뒤 일일 베스트셀러 4위까지 올라왔다. 2018년에는 방탄소년단의 3집 앨범의 모티브로 알려진 책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가 3만부 넘게 팔리기도 했다. 


◇아이돌도 출판사도 윈윈(win win) 

출처: 아이린 인스타그램 캡처(좌) 인터넷 교보문고 캡처(우)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좌)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우)

아이돌 가수가 읽는다고 인증한 책은 팬들 사이에 빠르게 입소문을 탄다. 판매 속도도 어마어마하다. EXO 세훈이 2018년 인스타그램에 올린 박준 시인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은 1시간 만에 4000부가 팔렸다. 4만부를 추가로 찍기도 했다. 레드벨벳 아이린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82년생 김지영’도 1주일 만에 7만부가 더 팔렸다. 두 책 모두 이미 베스트셀러에 올라간 적 있었지만, 이들의 언급 직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고맙기만 하다. 요즘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마케팅이나 광고에는 돈을 크게 쓸 수 없다. 그런데 아이돌 가수가 한번 언급해 주면 출판사 자체 홍보와는 차원이 다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충성도가 높은 아이돌 팬들은 “우리 오빠가 사면 나도 무조건 구매한다”는 경우가 많다. 아이돌 입장에서도 책을 읽는 지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어 윈윈이다. 

출처: 스윙스 인스타그램 캡처
래퍼 스윙스가 올린 책 추천 게시물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출간 직후 래퍼 스윙스가 인스타그램에 추천해 화제에 오른 책이다. 덕분에 출간 다음주 바로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들었다. 출판사 메이븐 성기훈 팀장은 “우리도 독자 댓글을 보고 스윙스의 추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홍보 시작도 전에 스윙스가 책을 언급해준 덕분에 판매량이 치솟았다는 설명이다. 이후 이 책은 29만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판매량은 올해 6월 안으로 30만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공유·소지섭이 읽은 그 책, ‘미디어셀러’, ‘드라마셀러’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 TV 방송에 나온 책도 홍보 효과가 쏠쏠하다. 방송에 나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책을 뜻하는 ‘미디어셀러’, ‘드라마셀러’라는 용어도 있다. 2017년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공유가 내레이션 대사로 인용한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5주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찍었다. 또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입주민 독서 토론 도서로 나온 고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방송 직후 1달 판매량이 전달 대비 100% 넘게 늘기도 했다. 

출처: tvN 방송화면 캡처
예능 프로그램 ‘책 읽어드립니다’

예능도 마찬가지다. tvN ‘숲속의 작은 집’에서 배우 소지섭이 읽은 책 ‘죽는 게 뭐라고’는 방송 다음날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만 1000부 가까이 팔렸다. 그 주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것은 당연. 책을 주제로 한 방송은 효과가 더 크다. tvN이 작년 9월 방영한 예능 ‘책 읽어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는 봤지만 끝까지 읽지 못한 스테디셀러 책을 쉽게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이 소개한 책들은 매주 베스트셀러로 직행했다. ‘데미안’, ‘멋진 신세계’,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 이미 잘 알려진 고전이지만 최근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책들이다. 서점가 역시 ‘책 읽어드립니다’ 전용 코너를 만들어 적극 홍보에 나섰다. 교보문고는 8일 2020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00권 가운데 16권이 ‘책 읽어드립니다’가 추천한 도서라고 밝혔다.


글 jobsN 오서영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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