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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센스 없다" 구박에 눈물 흘리던 치과 직원, 돌연..

조회수 2020. 9. 16. 17: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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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코디네이터에서 스타트업 마케터로 스카웃된 비결

대전의 한 치과에서 매일 ‘센스가 없다’고 구박을 받던 직원이 어느날 ‘배달의 민족’에 브랜드 마케터로 입사했다. 전공도, 하던 일도 마케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뒤를 받쳐줄 든든한 ‘백’도, ‘명문대’라는 타이틀도 없었다. 그야말로 ‘맨 주먹’으로 부딪혀가며 얻은 결실이었다.


신간 ‘기록의 쓸모’를 펴낸 이승희 작가의 이야기다. 이승희 작가는 지난해 10월 배달의 민족에서 퇴사하고 그간 책 마무리 작업을 해왔다. 이번 책은 그의 오랜 습관이자 자산인 ‘기록’에 대한 책이다. “기록을 통해 경험을 찾고,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쓸모를 찾았다”는 그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출처: 본인 제공
신간 ‘기록의 쓸모’ 이승희 작가

◇‘센스 없다’고 매일 구박받던 병원 코디네이터에서 인정받는 마케터 되기까지


이승희 작가는 치기공과를 졸업했다.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추천에 택한 전공이다. 치기공과 졸업 후에는 자연스럽게 치과에 입사했다. 다만 손 재주가 없는 탓에 치과 치료에 쓰이는 보철물 등을 만드는 기공 대신 환자들을 상담하는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출처: 본인 제공
치과 병원 근무 당시 이승희 작가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다가 병원 마케팅에 뛰어든 이유


“코디네이터 시절 원장님께 매일 ‘센스가 없다’고 혼났다. 센스 얘기를 너무 들어서 울면서 센스에 대한 책을 찾았다. 근데 유머책들 밖에 없고 막상 센스를 기를 방법에 대한 책은 없었다. 그래서 ‘센스가 없다면 벤츠를 꿈꾸지 마라’ 책을 쓰신 분에게 메일을 보내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만나 주신다고 해서 서울까지 찾아갔는데 광고를 하시는 분이었다. 그분께 마케팅에 대해 1대1 강의를 듣고 마케팅의 세계에 빠졌다. 그때부터 책 사보고 서울에서 열리는 마케팅 강의란 강의는 다 쫓아다녔다. 검색해서 나오는 마케팅 관련 자격증도 다 땄다. 마케터로 누가 인정해주는 상황이 아니어서 더 노력했다. 마침 병원 마케팅 실장님이 퇴사했고 마케터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병원 마케팅으로 월 매출 1억 성과를 냈다는데


“2010년도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다. 원장님이 블로그 하는 걸 아시고 병원을 한 번 홍보해보라고 기회를 주셨다. 다들 인터넷 홍보를 활발하게 활용할 때가 아니었지만 열심히 콘텐츠를 올리고 채널을 늘렸더니 대전 치과 키워드만 쳐도 지도, 리뷰, 홈페이지는 물론 카카오 1대1 채팅에도 병원을 노출할 수 있었다. 내원자의 80%가 인터넷을 보고 왔다. SNS를 활용한 병원 마케팅으로 다른 병원들에 강연을 다니기도 했다.”

출처: 본인 제공
배민 근무 당시 이승희 작가

◇마케터로서의 시작과 잠시 멈춤


병원 마케팅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마케터로서의 새로운 시작은 SNS 활동을 통해 이뤄졌다. SNS에 배달의 민족에 대해 올리고 관련 이벤트들도 모두 참여하면서 직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렸고 마케팅 팀을 꾸릴 때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아 들어갔다. 그렇게 직장을 옮긴 후 6년 간 브랜드 마케터로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펀딩을 통해 다른 마케터들과 함께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퇴사 이유


“마케터로서 모든 게 좋았지만 오히려 너무 편해져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늘 내게 같은 일상이 쌓이는 것보다는 나이마다 다른 키워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안전한 울타리 밖을 떠나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다”


◇그럼에도 멈추지 못하는 ‘기록’

출처: 본인 제공
항상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이승희 작가

이승희 작가에게 ‘기록’은 ‘일을 잘하고 싶어서’, ‘안 잘리고 싶어서’ 시작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회의록부터 시작한 그의 기록은 영감을 주는 글귀, 친구와 함께한 여행, 주변의 풍경 등으로 점점 넓어졌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으로 기록을 하는 채널도 다양해졌다. 그가 거의 매일 게시물을 올리는 인스타그램은 팔로워 수가 2만5000명 넘을 정도로 인기다.


기록을 남기는 과정에서 ‘인스타하러 도쿄 온 건 아닙니다만’, ‘여행의 물건들’ 등 책도 펴냈다. 기록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기록은 그와 오랜 시간 함께했다. 인터뷰 중간에도 이승희 작가는 메모할 만한 내용이 나오면 눈을 반짝이며 작은 수첩에 무언가를 기록했다.


그의 신간 ‘기록의 쓸모’는 마케터도 디자이너, 개발자처럼 스스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회사에 다닐 때부터 쓰기 시작한 책이다. 책의 주된 키워드는 기록이지만 들여다보면 한 명의 마케터가 여기까지 고군분투하며 달려온 궤적 또한 함께 그리고 있다. 

출처: 본인 제공
신간 ‘기록의 쓸모’ 이승희 작가

-앞으로의 계획


“퇴사 후 1년 정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게 2020년 10월까지다. 원래는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어려워졌다. 현재는 아무 계획이 없다. 일단 건강을 챙기고 쉬면서 나만의 방학이 끝나면 그때 앞으로 어떤 생산적인 일할 수 있을 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글 jobsN 고유선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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