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차 보러 갔다 견적은커녕 명함도 못 받았어요"

조회수 2020. 9. 16. 17: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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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4000만원인데 살 수 있겠어요?" 외제차 딜러의 '갑질'
손님만 갑질? 직원도 갑질한다
외제차 딜러들, 고객 복장 보고 차별·무시
일부 매장은 아예 못 들어오게 막기도

5월 벤츠 E클래스를 타던 A씨는 사이드미러를 교체하기 위해 벤츠 포항 전시장을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가 S클래스에 타봐도 되냐고 묻자 판매사원이 “2억4000만원인데 살 수 있겠냐”고 되물은 것이다.


한 매체의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제차·명품 매장 직원들의 도 넘은 언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겉모습만 보고 손님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일부 판매직 직원들이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보통은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는 손님의 갑질만 문제로 지적했는데 직원도 만만찮게 손님에게 갑질을 하고 있던 것이다.

출처: 벤츠 제공
벤츠 의정부 전시장 외관

◇견적 받고 싶다는데 “계약해봤자 소용없다”


6월 초 다른 매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6월 초 수원에 사는 B씨는 부인과 함께 벤츠 매장을 찾았다. 자동차 견적을 받으러 갔던 그는 견적은커녕 딜러의 명함 한 장도 받지 못한 채 매장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매장에서 차를 보고 있던 이들 부부에게 직원이 가장 먼저 건넨 말은 “뭐 때문이죠?”였다. 


B씨가 견적을 받고 싶다고 하자 직원은 차량 가격이 잔뜩 적힌 a4용지 한 장을 보여줬다. 자세한 구매 조건 등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해당 직원은 설명 대신 “지금 계약해봤자 소용없다”고 말했다. 차량 출고가 밀려 지금 계약해도 2년 후에야 차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직원은 이후 현금으로 차를 살 것인지 물었다. B씨가 아니라고 하자 “그럼 2년 정도 기다려야 해요”라고 말할 뿐이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B씨가 자동차 커뮤니티에 털어놓은 일화

B씨는 자동차 커뮤니티에 그날 겪은 일을 털어놨다. 문 앞에서 직원과 5분 이야기를 나눈 게 끝이었다, 거지 보듯이 본 것 같아 기분이 너무 나빴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무시당하면서까지 차를 사야 하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한다. B씨는 이후 컴플레인을 걸었고, 해당 지점에서 사과 전화를 했다. 직원 태도 교육과 서비스 개선을 약속했지만,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해당 직원이 저녁 약속이 있어 응대를 잘못했다”고 말했다. B씨는 죄송하다고 했으니 나아지겠지만, “저녁 약속이 있는데 왜 제가 피해를 보는지······”라고 씁쓸해했다.


◇평상복 입고 매장 찾았다가 문전박대 


B씨 외에도 외제차 매장을 찾았다가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고 토로한 이들이 많다. 평상복 차림으로 수입차 매장을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사람도 있다. 당시 그가 들은 말은 “여긴 국산차 매장이 아니고, 수입차 매장이기 때문에 (입장이)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이후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해당 직원은 “옷차림이 학생 같아서 그랬다”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바빠서 그랬다”고 변명했다. 일부 판매직원들이 손님들의 옷차림을 보고 구매력을 판단하고, 손님을 가려 받는 행태를 보여준 대표 사례다. 


한 언론사는 옷차림을 다르게 했을 때 외제차 매장 직원들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실제로 달라지는지 실험을 해보기도 했다. 같은 사람이 정장을 입고 매장을 방문했을 때는 ‘대접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점퍼에 운동복, 운동화를 신고 갔을 때는 일부 매장에서 자동차 시승을 거부했다. 일부 딜러를 만나기 위해서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안내를 받기도 했다. 매장에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쫓아내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출처: YTN 방송화면 캡처
YTN은 같은 외제차 매장을 옷차림을 다르게 해서 방문해 고객 응대 태도를 실험해보기도 했다.

판매직원들의 불친절한 태도에 자동차를 사러 갈 때 지점평가를 꼭 보고 방문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친절한 매장과 직원을 묻고 답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천의 한 포르쉐 매장에는 손님이 방문하면 대놓고 무슨 옷을 입고, 무슨 신발을 신었는지 훑어보는 직원도 있다. 명품을 걸치지 않은 손님은 퉁명스럽게 대하고, 투덜대는 말투로 응대한다고 여러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명품 매장, 끊이지 않는 손님 무시 발언 


외제차뿐 아니라 명품 매장도 손님을 차별하거나 무시하기로 유명하다. 2월 한 백화점 구찌 매장을 방문한 C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직도 백화점에서 옷차림으로 차별하는 일이 있는 것 같다’고 글을 올렸다. 한 백화점 직원은 팔찌를 구경하고 있던 C씨를 훑어보고는 못 본 체하기 바빴다. 그러나 C씨가 다른 백화점에서 사 들고 있던 구찌 로고가 새겨진 쇼핑백을 매대 위에 올려놓자 그제서야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C씨는 직원에게 “명품 매장 갈 때는 신발이며 가방이며 비싼 로고가 박힌 것들로만 치장하고 가야 하냐”고 따졌다. 


외제차·명품 매장에서 손님들을 제대로 응대하지 않는 유형은 다양하다. 매장에 들어간 손님에게 30분이 되도록 아무런 응대를 하지 않는 ‘방치형’, 질문에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무안형’ 등이다. 대놓고 손님들을 무시하는 이들도 많다. 제품 가격을 묻자 “그거 비싸요”라는 대답을 들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출처: Jtbc 방송화면 캡처
방송에서 명품 매장에서 차별당한 경험을 털어놓은 장동민

개그맨 장동민도 한 TV 프로그램에서 한 명품 매장에서 차별 대우를 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가방을 볼 수 있냐고 묻는 말에 직원은 “사시게요?”라고 말하면서 제품을 꺼냈고, 몇 분 뒤 “다 보셨죠?”라며 제품을 챙겼다. 화가 난 그는 가방을 다른 직원에게 샀다고 말했다. 판매직원이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만약 직원에게 무시당하거나 차별 대우를 받았다면 장동민처럼 직원을 바꿔 달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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