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드라마 김태희에서 52살 머슬퀸, 그리고 이제는..

조회수 2020. 9. 16. 17:3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아침 드라마계의 김태희'가 레깅스를 만들게 된 이유는
엄마 역할 전문배우로 20여 개의 드라마 출연
갑자기 찾아온 공백기에 우울증·불면증 시달려
계단 오르기 운동으로 10kg 감량하면서 극복
2019년 ‘머슬 앤 모델 아시아 챔피언십’ 시니어 3관왕
‘보나페리치타’ 창업…운동복과 마스크 개발·판매

20개가 넘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엄마 역할 전문 배우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린 사람이 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공백으로 우울증·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단 오르기 운동을 시작해 10kg을 감량했다. 이후 2019년 머슬 앤 모델 아시아 챔피언십에 출전해 시니어 부문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대회 출전자 중 최고령이었다. 최근에는 운동복·마스크 사업가로 변신했다고 한다. 건강 전도사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배우이자 의류업체 ‘보나페리치타’ 대표 최완정(52)씨를 만났다.

출처: 본인 제공
배우이자 ‘보나페리치타’를 운영하는 최완정 대표.

-자기소개해 주세요.


“배우이자 의류업체 ‘보나페리치타’를 운영하는 최완정입니다.”


◇20여개 드라마 찍으며 ‘아침 드라마계의 김태희’로… 


1986년 서울예술대학교 영화과에 입학한 최씨는 MBC ‘베스트셀러극장’과 KBS ‘TV문학관’ 등에서 단역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169cm의 큰 키로 모델 활동도 했다. ‘귀뚜라미 보일러’ 등 TV 광고와 여러 패션쇼에서 이름을 알렸다.


“어릴 때부터 끼가 많고 주목받는 것을 좋아했어요. 자연스레 배우를 꿈꿨습니다. 연기하는 게 즐거웠어요. 일을 하다가 1992년 결혼과 육아로 8년간 공백기를 보냈습니다. 당시 방송 일도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았던 때였죠.

출처: SBS 방송 캡처, 본인 제공
‘빛나라 은수’ ‘꽃피어라 달순아’ ‘밥상 차리는 남자’ 등 드라마에서 열연한 모습.

아역 배우로 활동하는 딸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해야 했습니다. 딸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방송국을 다시 찾게 됐어요. 배우로서 더 많은 활동을 하지 못한 게 아쉽더라고요.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고 다시 방송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001년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배천댁 역을 맡으면서 복귀했습니다. 이후 2012년 tvn ‘롤러코스터3-나는 M이다’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어요. 어머니 역할을 맡으면서 그때부터 엄마 역할 전문 배우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오남매’ ‘왕과 나 ‘ ‘산 너머 남촌에는’ ‘천상여자’ ‘기분 좋은 날’ ‘그래도 푸르른 날에’ ‘사랑은 방울방울’ ‘빛나라 은수’ ‘꽃피어라 달순아’ ‘밥상 차리는 남자’‘내일도 맑음’ 등에 출연했어요.


다시 연기하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송에 복귀한 이후 1년에 드라마를 3~4개씩 찍었어요. ‘아침 드라마계의 공무원이다’ ‘아침 드라마계의 전지현, 김태희다’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계단 오르기로 시작한 운동…‘머슬 앤 모델 아시아 챔피언십’ 3관왕 수상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로 입지를 다지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후속 드라마 편성 시기가 갑자기 바뀌면서 방송이 뚝 끊긴 것이다.


“2018년 후속 드라마의 편성 문제로 1년간 방송을 쉬어야 했습니다. 갑자기 공백기가 생기자 불안감이 커졌어요. 생계유지에 대한 걱정도 컸습니다.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어요. 극단적인 생각이 들어 베란다에 빨래를 널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불규칙한 생활과 폭식으로 1년 사이 체중이 7kg 늘었습니다. 우울증을 직접 겪어보니 늪 같았어요. 헤어나오려고 발버둥 쳐도 자꾸 다시 돌아갑니다. ‘오늘은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야지’ 다짐해봐도 ‘이렇게 해봐야 뭐가 되겠어’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자꾸 들어요. 무기력한 일상이 이어졌어요. 그런데 어느 날 딸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딸에게 형편없는 엄마가 된 것 같았습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에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먼저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운동법은 계단 오르기였어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돈이 들지 않는 운동입니다. 매일 지하에서부터 20층을 올라갔습니다. 처음에는 한 번 올라가는 데 50분이 걸렸어요. 중간에 2~3번은 멈춰서서 숨을 고르고 쉬어야 했어요. 땀은 비 오듯 흘렀어요. 한 달쯤 지나니 익숙해졌습니다. 하루에 5번씩 계단 오르기를 했어요. 100층을 오르내리며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4주 지나니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살이 점점 빠졌어요. 운동량이 많아지니 잠도 잘 오기 시작했습니다. 6개월이 지나니 10kg이 빠졌어요. 19살 때 입었던 옷도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꼈고 그렇게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는 계단 오르기 운동 전도사가 됐다. 2019년에는 ‘대한계단오르기걷기협회’를 설립해 사람들에게 계단 오르기 운동의 효과를 알리고 있다.


“계단 오르기는 시간,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작년 4월에는 부산 공군과 계단 오르기 대회를 열었습니다. 40명의 공군5공중기동비행단(5비) 장병들과 군무원이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계단을 올랐어요. 작년 12월에는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업고(UpGo)계단 오르기 걷기 대회 및 불우이웃 돕기 문화공연’을 개최했습니다. 800여 명의 환자, 간병인, 시민들이 함께 계단을 올랐고 캠퍼스를 걸었습니다. 계단 오르기가 생활 체육으로 훌륭한 운동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이었어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끝나면 또 이벤트를 열고 싶어요.”

출처: 본인 제공
2019년 머슬 앤 모델 아시아 챔피언십 시니어 부문에서 그랑프리 3관왕을 한 최씨.

계단 오르기를 시작으로 운동에 재미를 느낀 최씨는 피트니스 선수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작년 6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9 ICN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했다. 그랑프리 3관왕을 차지해 국제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9년 머슬 앤 모델 아시아 챔피언십 시니어 부문에 참가했다. 52세의 나이로 비키니, 바싱슈트, 런웨이 모델 부문에서 우승하면서 그랑프리 3관왕을 차지했다. 대회 출전자 중 최고령이었다.


“용기를 낸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좋은 결과를 얻고 눈물이 났습니다. ‘노력하면 해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복·마스크 사업가로 변신 


최근 최씨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의류업체 ‘보나페리치타'를 창업해 운동복과 마스크를 개발·제작하고 있다.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하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운동복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여러 운동복을 입어봤지만 마음에 꼭 드는 옷이 없었어요. 편한 레깅스와 탑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직접 원단을 골라 수십번의 수정 과정을 거쳐 레깅스와 탑을 만들었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최씨가 직접 개발·제작한 운동복.
출처: 본인 제공
지난 4월에는 빨아쓰는 마스크를 론칭했다.

또 지난 4월부터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람들이 약국 앞에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어요. 재사용이 가능한 빨아 쓰는 마스크를 떠올렸습니다. ATB(antibacterial) 기능성 소재로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마릅니다. 자외선 차단과 항균 기능으로 기능성을 더했어요. 딸과 함께 디자인해 19종류의 마스크를 만들었어요. 태극기 건곤감리를 새겼습니다. 직접 발품을 팔아 원단을 골랐고 재단·봉제 업체를 찾았습니다. 30년 이상 경력의 장인이 재단과 봉제를 합니다. 포장과 마무리는 직접 해 불량률을 낮췄어요.

출처: 본인 제공
용산 성심모자원, 대한 체육회,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등에 마스크를 기부했다.
출처: 본인 제공
마스크를 쓴 동료 배우들.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마스크 1개가 팔릴 때마다 1개를 기부(bit.ly/2NjCZqQ)하고 있습니다. 현재 복지시설인 용산 성심모자원, 대한 체육회,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등에 마스크를 기부했습니다. 배우 정가은, 양정원, 양정아, 이정용, 배동성 등 동료 연예인들이 많이 홍보해주면서 도와주고 있어요.”


-매출이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전달보다 2배 이상 늘었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이달 말 골프웨어를 론칭할 예정입니다. 운동할 때 입기 편한 옷을 만들고 싶어요. 또 피트니스 선수로서도 계속 도전할 생각입니다. 세계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현재 SBS ‘좋은아침’에서 매주 운동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건강 전도사로서 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