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충격에 빠트린 유치원 엄마들의 '떡볶이 사건'

조회수 2020. 9. 17. 09: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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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파리 나왔다"는 말에 음식 다시 보냈더니..
치킨 빼먹는 배달원 거지 이어 또 등장한 ‘배달 거지’
리뷰 볼모로 서비스 요구, 안 들어주면 평점 테러
월급 받은 후에 음식값 주겠다는 사람도

‘배달 거지.’


지난해 배달 거지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손님에게 배달할 음식을 몰래 빼먹는 배달원들을 가리켜 거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실제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먹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히기도 했고, 배달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훔친 음식이라고 인증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티 안 나게 음식을 빼먹는 팁을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배달거지란 단어가 반대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배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달받는 사람 가운데 문제 있는 일부가 배달 거지라고 손가락질 받는다.

출처: KBS1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에서 음식에 일부러 벌레를 넣은 뒤 항의한 손님과 사과하고 있는 이영은, 윤선우

◇거짓말로 벌레 나왔다고 음식 또 달라 요구


5월 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떡볶이집 사장이 올린 ‘요새 거지들이 밥 먹는 방법’이라는 글이 퍼졌다. 수원에서 배달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떡볶이 세트 주문을 받고, 음식을 보냈는데 30분 후쯤 가게로 전화가 왔다. 떡볶이를 먹으려고 하는데 날파리가 있다며 음식을 다시 보내달라는 전화였다. A씨는 새로 떡볶이를 만들어 보내기로 했고, 배달 대행 기사가 날파리가 들어간 떡볶이를 회수하기로 했다.


그런데 떡볶이를 받고 보니 방금 한 음식처럼 따뜻했다. 혹시나 해서 먹어보니 간도 전혀 맞지 않았다. 다시 손님에게 전화한 A씨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4명이 먹다 보니 음식이 모자랐고, 날파리가 들어갔다고 다시 해달라고 하면 무조건 해주니 그렇게 한 개 더 먹을 계획이었다는 이야기였다. 이들은 A씨가 음식을 회수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는데, 배달 기사가 회수한다고 하자 급하게 고추장을 넣고 대충 끓여서 만든 떡볶이를 대신 보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날파리가 들어갔다고 거짓말한 손님에 어이없었던 A씨가 올린 글

◇요구 사항 안 들어주면 리뷰로 보복


블랙컨슈머. 이렇게 고의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손님을 의미하는 단어다. 블랙컨슈머들의 수법이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배달 음식 업체에 손님이 남긴 리뷰가 생명이라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음식 주문 전 확인하는 리뷰를 볼모로 말도 안 되는 서비스를 요구하는 이들이 생겼다.


작년부터 ‘리뷰 거지’가 문제였다. 리뷰 거지는 배달앱에 리뷰를 남기겠다고 약속한 후, 서비스를 받고 정작 리뷰는 남기지 않는 얌체족이다. 배달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남기는 리뷰의 중요성도 커졌다. 주문할 때 리뷰를 남기겠다고 하면 서비스를 주는 이벤트를 하는 업체가 생겼다. 이를 이용해 서비스만 받아먹는 이들이 나온 것이다.


리뷰를 볼모로 한 수법도 진화했다. 경기도에서 한 손님은 리뷰를 좋게 남기겠다며 이벤트 품목이 아닌 다른 음식을 서비스로 요구했다. 업체는 손님이 요구한 음식을 보내지 않았고, 30분 후 배달앱에 ‘자주 먹는 단골집인데 음식에서 너무 냄새가 나 먹을 수가 없다’는 리뷰가 올라왔다. 배달 업체는 리뷰를 남긴 고객의 주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업체에서 확인해 본 결과 서비스를 받지 못한 고객이 남긴 리뷰였다. 심지어 자신이 단골이라고 했지만, 이전에 단 한 번 주문한 고객이었다. 상단에 올라간 리뷰 때문에 업체는 매출이 줄어드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배민거지 최신 근황’이라는 사진이 돌기도 했다. 배달앱에 올라온 후기였다. 사진과 함께 올라온 후기에는 사람이 4명이라 치즈볼 3개 말고, 4개 안되냐고 요청했다고 적혀 있었다. 별말이 없어 4개를 보내줄 줄 알았는데, 3개가 배달온 것을 보고 살짝 삐졌다는 내용이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나중에 돈 주겠단 사람, 배달비 아끼려 주소 바꿔 적는 사람도 있어


“급여 받고 배달비 포함 바로 계좌이체 시켜 드리면 안 될까요? 안 되면 취소 부탁드립니다. 리뷰 참여할게요.”


음식값을 나중에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충청도에서 배달 음식점을 하는 C씨는 배달 음식을 시킨 주문자의 요청사항을 캡처해 커뮤니티에 글을 썼다. C씨가 글을 올린 시점은 4월 29일. 주문자가 돈을 주겠다고 한 날은 5월 10일이었다. 먼저 음식을 먹고, 10일 후에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배달 기사도 피해자다. 만나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음식을 주문한 뒤, 배달 가면 계좌이체를 해준다거나 다음에 돈을 받으러 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배달 기사인 D씨는 “계속 실랑이하면 다음 배달이 밀려 어쩔 수 없이 돈을 못 받고 음식을 건네줄 때도 있다”고 했다.


배달비를 아끼려 주소를 바꿔 적는 사람들도 있다. 멤버 수가 40만명이 넘는 한 자영업자 카페에는 지난달 17일 '요즘 새로운 민폐족이 생기나 봐요'란 글이 올라왔다. 음식을 시키는 사람이 배민 2동(배달 팁 2000원)에 살고 있다면, 주소를 배민 1동(배달 팁 1000원)으로 설정한 후 주문하는 이들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배달 팁을 계산하는 기준인 주소에는 거짓 주소를 적고, 그 아래 상세 주소에 실제 주소를 적었다. 상세주소는 101동 201호 등 동과 호수를 쓰는 란이다. 글쓴이는 “그냥 1000원 안 받고 말지 하고 넘기고 있지만, 이런 사람들이 이번주에만 3명 있었다”고 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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