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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집에 가서 처박아둔 이 폰을 찾아야 하는 이유

조회수 2020. 9. 17. 09: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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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도 안쓰는 중고 피처폰, 이게 있으면 30만원에 팔린다고?
추억 속 게임 즐기기 위해 중고 피처폰 구매
취미 생활까지 불어온 뉴트로 바람
뜨개질·LP 수집·다이어리 꾸미기 등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의외의 물건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바로 2G 피처폰. 인터넷 접속도 카카오톡 메신저도 할 수 없는 옛날 모델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도 10여년. 피처폰은 이제 고대 유물 같은 존재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이걸 대체 왜 사?”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피처폰의 가격은 8만~10만원대. 심지어 3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어린 시절 추억 속 게임을 찾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삼성전자 애니콜 피처폰의 광고모델이었던 가수 이효리(좌)와 피처폰 게임 '영웅서기'(우)

한때 ‘공짜폰’으로 준다고 해도 안 가져가던 피처폰이 이 가격에 팔리는 이유는 ‘게임’ 때문이다. 2G 시절 즐겨 했던 옛날 게임을 다시 하기 위해 하나의 ‘게임기’로서 중고 피처폰을 사는 것이다. 들어있는 게임 종류에 따라 금액도 달라진다. ‘영웅서기’, ‘미니게임천국’, ‘프로야구’, ‘검은 방’ 등 게임이 많이 들어 있을수록 피처폰의 가격도 올라간다. 영웅서기 1~5까지 전 시리즈가 모두 들어 있는 피처폰은 35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출처: 중고나라 캡처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피처폰 매물

피처폰 속 추억의 게임은 ‘뉴트로(Newtro)’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함께 주목받았다. 뉴트로는 새로움을 뜻하는 new와 복고를 의미하는 retro를 합친 신조어다. 중고 피처폰을 사는 사람은 주로 30~40대. 어린 시절 피처폰 게임을 즐겨 했던 세대다. 이들이 추억 회상을 위해 10만원쯤은 쓸 수 있는 소비력을 갖춘 어른이 되면서 다시 피처폰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취미 생활에도 불어온 뉴트로 바람 


피처폰 게임처럼 다시 유행하는 뉴트로 취미 생활은 또 있다. 다이어리 꾸미기의 줄임말인 ‘다꾸’다.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최근 뉴트로 트렌드와 함께 학창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다꾸의 인기는 더 커졌다. 다꾸를 즐기는 사람들은 속지와 표지를 골라 자신만의 다이어리를 만든다. 다꾸를 위한 스티커나 테이프를 다양하게 사 모으는 것은 기본이다. 직접 만든 다꾸 용품을 판매하는 SNS 계정도 수백개다.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좌) 텐바이텐 공식 페이스북(우)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다꾸'를 검색한 결과(좌) 다이어리를 꾸민 모습(우)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다꾸’를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만 117만건 이상. 대형서점과 문구 전문점들도 다꾸 전문 코너를 꾸미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문구잡화 브랜드 텐바이텐은 작년 서울 대학로에 70평 규모의 다꾸 전문 매장 오픈했다. 문구 전문점 핫트랙스에서는 작년 한 해 다꾸 용품 판매율이 전년 대비 32% 올랐다.


코로나19로 주목받는 복고 취미 생활도 있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실내에서 차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뜨개질이나 자수를 다시 시작한 사람이 늘었다. 최근 뜨개질에 재미를 붙였다는 대학생 A(23)씨는 “집에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것이 지겹고 답답해 뜨개질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시간도 빨리 가고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메프는 올해 4월 한 달 동안 뜨개질실과 바늘을 찾는 고객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약 125% 늘었다고 최근 밝혔다. 11번가에서도 십자수 용품 매출이 134%, 뜨개질 용품 판매가 43% 증가했다. SSG닷컴에서는 재봉틀의 4월 매출이 작년 대비 70% 늘어나기도 했다.  


LP 감상도 다시 유행하는 취미 가운데 하나다.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LP가 오히려 새롭고 ‘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LP를 즐기는 이들은 SNS에 자신이 구매한 LP판 사진을 올려 본인의 음악 취향이 남다르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출처: 11번가 캡처
트로트 가수 송가인(좌)과 가수 아이유(우)의 LP 앨범

심지어 LP를 재생할 수 있는 턴테이블이 없는데도 LP를 하나의 굿즈처럼 사 모으는 이들도 많다. 앨범 아트가 크게 프린트된 LP판 디자인이 소장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LP를 수집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태연, 아이유 등 아이돌 가수들도 앞다투어 LP 앨범을 발매하기 시작했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도 최근 첫 데뷔 앨범의 한정판 LP를 제작해 완판시켰다. 가수 백예린은 5월 11일 발매한 2000장 한정 LP 앨범이 오픈과 동시에 동나 팬들의 추가 제작 요구가 쏟아졌다.


인터파크는 작년 LP 구매자 가운데 51.2%가 20~30대라고 밝혔다. 작년 국내 음악 시장 LP 판매량은 약 60만장. 28만장을 기록한 2016년 보다 2배 이상 올랐다. LP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G마켓에서는 턴테이블 판매량이 3년 전보다 61% 증가하기도 했다.


글 jobsN 오서영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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