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근무에 연차 30일, 돈도 많이 줬더니..단숨에 350억

조회수 2020. 9. 17. 09: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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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뽑는데 50명 몰린 외식업 신흥 강자
복지 좋기로 소문난 외식기업 ‘오픈’
창업 만 4년 만에 연매출 350억 달성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 '암소서울'로 런던 진출 계획

4.5일 근무와 1년에 한 번 해외 워크숍. 2년 차 연차 20일과 3년 차 30일. 외식업계 종사자들 사이에 복지제도가 좋기로 입소문 난 곳이 있다. 6년 차 F&B 외식기업 ‘오픈’이다. 2015년 문을 연 퓨전 음식점 ‘도쿄등심’을 시작으로 현재 6개 외식 브랜드, 18개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홍성철(36) 대표는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뉴욕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출신의 토니 정 쉐프도 영입했다.


홍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직원 복지와 인재 양성에 힘을 쏟자 인재가 몰리기 시작했다. 자리가 날 때마다 굵직굵직한 레스토랑에 있던 쉐프들도 원서를 낸다. 지난해에는 1명을 뽑는 자리에 50명이 몰리기도 했다. 

출처: 오픈 제공
오픈 홍성철 대표와 토니 정 총괄 쉐프

◇경영 상황과 전 직원 연봉도 모두 공개


-직원 복지에 신경을 쓰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SM이나 JYP 등 유명 엔터테인먼트사가 안 망하는 이유는 딱 하나라고 생각해요. 춤 잘 추고, 노래 잘하는 연습생이 몰리기 때문이죠. 외식업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실력 있고 열정 있는 사람이 오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실제 직원 복지를 신경 쓰니 회사에 대한 애정, 충성심이 높아졌어요. 퇴사율도 낮습니다.” 


-사실 외식업도 처우가 안 좋기로 유명한데. 


“홀·주방 할 것 없이 업무 강도가 높아요. 종일 서서 일해야 하고, 웃으면서 손님을 맞아야 하는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직업이죠. 그런데 요리를 배우러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바로 배울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설거지 1년, 재료 손질 1년 등을 거쳐야 소스부터 배울 수 있죠. 


다른 곳과 다르게 ‘요리도 제대로 배울 수 있고, 돈도 많이 주는 회사’를 만들고자 했죠. 신입도 바로 레시피를 익히고 요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연봉도 적지 않습니다. 신입직원 평균 연봉이 3300만원이에요. 또 회사 경영 상황이나 매출, 직원들이 받는 연봉 등을 모두 공개하고 있어요. 회사 이름이 ‘오픈’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출처: MBC 방송화면 캡처, 오픈 제공
도쿄등심은 전 국가대표 체조선수 신수지가 방송에서 찾아 알려지기도 했다. 매년 전 직원이 참여하는 체육대회, 시상식을 열기도 한다.

◇도쿄등심 이름 탓에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기도


-원래 ‘영업맨’이었다고. 외식업에 발을 들인 계기도 궁금하다. 


“창업 전 티켓몬스터, 위메프 영업부에서 일했습니다. 식당 할인 서비스 사업을 담당했어요. 3년 넘게 외식업 영업을 하면서 자연스레 업계 동향이나 트렌드를 알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이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당시 연어 수입이 300% 넘게 늘어난 시기여서 고기와 연어, 일식을 합친 퓨전 레스토랑 도쿄등심을 열었습니다.” 


-지금은 외식 브랜드를 6개로 늘렸다.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브랜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었어요. 한 예로 작년에 일본 불매운동이 일었을 때 도쿄등심을 일본 브랜드로 오해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일식 퓨전 음식 전문점이고, 이름도 ‘도쿄’등심이니까요. 매출이 20% 가까이 줄었어요. 불매운동 후 메뉴 첫 페이지에 한국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한국 브랜드이고, 상호는 브랜드 컨셉을 고려해 지은 것 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한 브랜드로 계속 운영하다 이슈가 생기면 회사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브랜드를 늘렸습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들이 지점을 확 늘린 후, 한순간에 망하는 과정을 많이 지켜봤어요. 그래서 가맹사업을 하지 않고, 모든 지점을 본사 직영으로 운영합니다. 또 따로 투자나 대출도 받지 않았어요. 한 매장에서 수익이 나면 그 수익으로 다른 매장, 브랜드를 내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불매운동 후 메뉴판에 넣은 문구

-새 브랜드를 늘릴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점이 있다면.


“고기를 소비하는 모든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한우 퓨전 음식점인 도쿄등심으로 시작했고, 온·오프라인 정육점인 ‘쉐프의 정육점’도 냈어요. 정육점에서 일하는 분들이 고기 손질과 해체는 잘하시지만, 고기를 가장 잘 다루는 사람은 쉐프라고 생각해요. 쉐프들이 근막이나 힘줄까지 깨끗하게 제거하기 때문에 스테이크 집에서 먹는 고기가 더 부드러워요. 또 고기를 숙성시키고, 레시피대로 조리하면서 고기가 더 맛있어지기도 하죠. 쉐프가 손질하고, 숙성한 고기를 팔아보자는 생각으로 정육점을 시작했습니다.”

출처: 오픈 제공
도쿄등심 광교점 메뉴와 인테리어. 지점마다 인테리어를 다르게 하는 게 오픈의 특징이다.

◇연매출 350억원 넘어, 한식 명인들과 협업하기도


-매출도 궁금하다. 


“작년 연매출은 350억원입니다. 메뉴 개발만큼 인테리어, 그릇 등 음식 외적인 부분도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음식 맛만큼 분위기나 인테리어를 중요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다시 찾고 싶은 매장을 만들기 위해 지점마다 인테리어를 다르게 하는 등 특색을 살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한식 브랜드도 선보였다. 


“한식 명인들과 협업해 사대부 가문 음식을 재현한 한식 브랜드 ‘암소서울’을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한식을 하기 위해 명인들과 손을 잡았어요. 이용옥 명인께서 재료를 담는 자개함을 제작해주셨고, 심영순 명인께 반찬 레시피를 전수받았습니다. 성명례 명인과는 된장·고추장 등 각종 장을 만들었어요. 내년 초에는 암소서울 런던점을 낼 예정이에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쉐프 중 한 명인 제이미 올리버가 ‘한식의 시대가 온다’고 할 정도로 해외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전통 한식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해 볼 계획입니다.”

출처: 오픈 제공
오픈이 협업한 명인들과 이영옥 명인이 만든 자개

-목표는.


“목장을 만들어 육질 좋고 마블링 좋은, 한국에서만 키울 수 있는 한우 품종을 개발해보고 싶어요. 또 지금은 사실 꿈같은 이야긴데, 요리 전문 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유명한 한식 전문 대학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 다들 유학을 가려고 하고, 레스토랑에서도 해외 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요리 전문 대학을 만들어 계속해서 인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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