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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도 보고 있는데..차라리 로봇 써라" 부글부글

조회수 2020. 9. 17. 09: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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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못믿겠다, 로봇이 대신해라"..세계적 공분 산 한국야구의 이 문제

최근 한국 프로야구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사태로 인해 전세계의 대부분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프로야구 리그가 개막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국 ESPN은 한국프로야구연맹(KBO)으로부터 중계권을 구입해 현재 전세계 120여개국에 한국 프로야구를 중계하고 있다.


특히 야구를 좋아하는 미국에서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이 비상하게 높아졌다. 미국에선 하루 1경기씩 한국 야구 경기가 생중계되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해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에릭 테임즈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자신들이 뛰었던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를 미국 매체에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팀명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Notrh Carolina)주의 약자와 동일한 NC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연고지 야구팀이 없기 때문에 마치 NC가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NC는 창원 홈 구장에 미국팬들의 사진이 담긴 입간판 60개를 세워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잇따른 심판 오심, 한국 야구 얼굴에 먹칠

출처: 유튜브 스포츠머그 캡처
이용규 선수 인터뷰 장면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에 재를 뿌리는 사건들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국내 야구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바로 심판 오심이다. 야구 경기에서 크고 작은 심판 오심은 쭉 있었으나 지금까진 별다른 제재 없이 넘어가는 일이 보통이었다. 판정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심이 나오더라도 심판에 책임을 묻기보단 권위를 존중해주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한국 야구가 전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과 팬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오심이 연이어 나오면서 ‘심판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심에 대한 논란은 올해 프로야구가 개막하자마자 불거졌다. 5월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개막3연전 끝난 후 한화 소속 이용규 선수는 인터뷰 말미에서 “잠깐 한마디만 더해도 되겠냐”며 심판의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개막 후) 3경기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선수가 볼 판정의 일관성에 불만이 굉장히 많다”며 “(심판들에게) 부탁 아닌 부탁을 드리고 싶다. 안타 하나를 치기 위해 새벽 3시까지 스윙 연습을 하는 타자들도 있다. 신중하게 잘 봐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일은 전세계에 알려졌고, KBO는 곧바로 다음날 해당 경기 심판을 맡았던 심판위원 5명을 퓨처스리그(2군리그)로 강등시키는 심판 재교육을 받게했다. 

출처: SBS스포츠 캡처
이기중 심판 오심 장면

이용규의 인터뷰 파문이 있은 후 불과 한달도 안돼 또 다시 희대의 오심이 나왔다. 5월24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KT 위즈와의 경기. 3회 1사 1·3루 상황에서 LG 유강남의 우익수 플라이가 나오자 3루 주자였던 정근우는 홈으로 달려들어 세이프됐다. 하지만 3루심이었던 이기중 심판은 정근우의 태그업(3루에서 발을 뗀 것)이 우익수가 공을 잡은 것보다 빨랐다며 아웃을 선언했다. 이 판정으로 LG는 득점이 무산됐고, 공격권은 KT에게 넘어갔다. 동점 상황이었기 때문에 LG로선 앞서갈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런데 이 판정은 명백한 오심이었다. 카메라에 잡힌 경기 장면에서 정근우의 태그업은 명백히 우익수가 공을 잡은 이후 이뤄졌다. 경기를 해설하던 중계진마저 “이 판정은 문제가 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더욱 큰 문제는 오심을 한 이기중 심판이 불과 보름 전 이용규의 발언으로 퓨처스 리그로 내려갔던 심판이라는 점이다. 이기중 심판은 한화와 SK의 경기에선 주심을 맡아 스트라이크, 볼 판정 오심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이 때문에 2군에서 재교육을 받은 이후 1군으로 올라왔는데 다시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경기는 LG가 극적인 역전 만루홈런으로 승리했지만, KT가 이겼다면 논란은 더 커졌을만한 사안이었다. 논란이 일자 KBO 심판위원회는 이기중 심판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지만 팬들 사이에선 퇴출론이 거론될 만큼 분위기가 험악하다.


‘심판, 로봇으로 바꾸자’ 여론 확산


올해들어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지만 심판에 대한 야구팬들의 불신은 오래전부터 지속돼왔다. 유튜브에는 각종 심판 오심 장면을 담은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선수들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터트리면 심판이 마스크를 벗고 선수들에게 욕을 퍼부으며 퇴장을 명령하는 영상도 수두룩하다. 야구팬들 사이에선 “누가 경기의 주인인지 모르겠다”, “한국 야구의 주인공은 선수도, 팬도 아닌 심판들”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출처: 유튜브 스포TV휴게소 캡처

이렇게 심판 오심이 계속 문제되자 야구계에서는 “로봇 심판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우선 가장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사람 대신 AI로봇에게 맡겨보자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선 노사 합의로 빠르면 2022년 로봇 심판 도입을 목표로 삼았다. 올 시즌에는 싱글A 플로리다 리그에 로봇 심판을 적용할 방침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계획이 중단된 상태다.


KBO 역시 올 시즌 후반기부터 퓨처스 리그 일부 경기에 로봇 심판을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초 관련 입찰에선 PTS(투구 추적 장치) 데이터 시스템을 보유한 ‘스포츠투아이’가 애슬릿미디어와 소니코리아를 제치고 로봇 심판 시험 사업권을 얻었다. 스포츠투아이의 PTS 기술은 3대의 고정카메라가 각기 다른 각도에서 투구를 촬영해 투구 데이터를 분석,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내린다. 포수 뒤에 서있는 사람 심판은 이어폰을 통해 전달받은 PTS의 판정을 그대로 외치는 역할만 한다.


상당수 야구팬이 바라고 있는 로봇 심판의 1군 도입은 언제쯤 이뤄질까. KBO는 “당장 내년부터 도입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시즌 후반기 퓨처스리그에서 20경기 정도 로봇 심판을 운영해 본 후, 추가적으로 퓨처스 리그 한 시즌 전체를 로봇 심판으로 운영해봐야 1군 도입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봇 심판 도입이 언제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더 이상 심판 판정이 성역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아닌 것은 확실해 보인다.


글 jobsN 이준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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