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0만원 이라니..전세살이 사로잡은 서비스

조회수 2020. 9. 17. 09: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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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만 구독하나요? 가구도 골라서 '구독' 하세요
가구·인테리어 소품 700종 골라쓰는 플랫폼 ‘미공’
월 10만원 가량에 맘에 드는 가구 구독
“가구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제시할터”

“요즘 젊은 세대는 대부분 전·월세 형태로 살다 보니 이사를 자주 다니죠. 이사를 할 때마다 달라지는 집 구조에 맞춰 필요한 가구도 달라지고요. 또 주거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 보니 가구에 돈을 많이 쓰기 부담스러워합니다. 가구 구독은 목돈을 들여 구매해야 하는 부담 없이 가구를 사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해라이프스타일’ 김남석(36) 대표가 운영하는 ‘미공’은 가구 구독 플랫폼이다. 원하는 가구를 골라 사용하고 기간이 끝나면 저렴한 가격으로 다른 가구로 바꿀 수 있다. 가구를 고를 때는 온라인 증강현실(AR) 기능을 통해 내 집에 어울릴지 미리 놓아본다.

출처: 이해라이프스타일 제공
'이해라이프스타일' 김남석 대표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 석사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대학원에서 주로 조사를 통해 데이터 모델을 개발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했죠. 국정평가연구소와 한국인권재단 등에서 연구 활동을 하다가 뒤늦게 공군 장교로 입대했습니다. 


3년간 복무 후 전역을 앞두고 미국 박사 과정 유학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군대 동료가 함께 창업을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그때가 한창 배달의민족 같은 스타트업 붐이 불 때였죠. 공유 교육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도 괜찮아 보였고요. 그렇게 2016년 첫 창업을 했고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고객이 원하는 바를 찾아내 해결해 주기보다는 기획자들이 원하는 바를 실현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 실패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 이해라이프스타일 제공
이해라이프스타일 회사 멤버들(좌)과 가구사를 방문해 제품 선별 중인 디자인팀(우)

첫 번째 실패 후 기존 멤버들과 심기일전해 2017년 2월 다시 창업한 회사가 지금의 이해라이프스타일입니다. 가구 중개 플랫폼이 초기 사업 모델이었죠.”


-왜 가구 중개 플랫폼이었나요. 


“장교 시절에 결혼해서 신혼집을 관사에 꾸며야 했습니다. 자주 이사를 다녀야 하니 최대한 가구로 인테리어를 완성해보려 했죠. 저와 아내 모두 대학원 공부를 했기 때문에 거실을 서재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가구 단지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적당한 가구를 추천받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거실을 서재로 만드는 일이 드물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수십장의 가구 이미지를 모아놓고 원하는 색깔, 크기, 가격 등을 입력하면 조건에 맞게 선택지를 걸러주는 것이었죠. 프로그램을 사용해 본 같은 관사 동료들과 친구들의 반응도 좋았어요. 이때 경험을 떠올려 생활 스타일에 맞게 가구를 추천해 주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초기 버전을 가지고 중국 칭화대에서 하는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여기서 중국 가구 공장의 데이터도 모으고 증강현실 기능도 개발할 수 있었죠.” 


-그런데 가구 구독으로 서비스를 전환하셨다고요. 


“저희 타깃 고객층인 2030세대는 가구를 추천해도 구매에 부담을 느끼더군요. 울며 겨자먹기로 저렴한 가구를 선택하는 고객도 많았습니다. 또 전·월세 기간에 맞춰 이사를 다닐 때마다 달라지는 집 구조에 맞춰서 필요한 가구도 달라지고요. 

출처: 미공 공식 페이스북
미공에서 고를 수 있는 구독 가구 예시

그래서 구독 서비스로 전환했습니다.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80종, 총 700개 모델 가운데 원하는 제품을 1달이나 2년 단위로 정기 구독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시험 버전을 출시했고 올해 2월 정식 론칭했습니다. 자주 바뀌는 집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합리적으로 가구를 사용할 수 있죠. 거실, 침실, 부엌, 아이 방에 필요한 소파, 테이블, 책상, TV 캐비닛, 조명 소품 등이 있습니다. 가전제품도 소량이지만 있고요. 입점한 브랜드 수는 70개 이상입니다. 


구독 기간 동안 1달 단위로 돈을 냅니다. 기간이 끝나면 새로운 가구로 바꿀 수 있죠. 또 전문가가 방문해서 클리닝과 수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독 가구는 새 제품인가요. 


“개인 고객이 받아보는 가구는 모두 새 제품입니다. 구독이 끝나 회수한 가구는 수리와 클리닝 과정을 거쳐 카페, 사무실 등 B2B 고객 대상 구독 서비스에 사용합니다.” 


-증강현실 기능을 설명해 주세요. 


“온라인에서 증강현실을 통해 가구가 우리집에 어울리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가구를 놓을 곳의 사진을 찍고 원하는 가구를 선택합니다. 그러면 해당 위치에 가구가 놓인 모습을 사진으로 구현해 보여줍니다. 

출처: 이해라이프스타일 제공
미공의 증강현실 가구 배치 기능 '내 방에 입혀보기'

이를 위해 가구 1개마다 다양한 각도로 수백장의 사진을 찍어둡니다. 머신러닝 프로그램이 고객이 촬영한 사진 속에 가구 이미지를 배치하죠. 스마트폰 촬영 환경에 맞게 조명과 그림자도 다시 입힙니다. 실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모습과 거의 이질감이 없는 사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결과를 가지고 담당 디자이너에게 온라인 상담도 받을 수 있고요.”


-사업 성과가 궁금합니다.  


“서비스 가격은 가구와 상품별로 모두 다릅니다. 보통 고객님들이 거실, 부엌 등 공간에 맞게 여러 상품을 조합해서 구독하시기 때문에 1인당 월평균 구독료는 10만원대입니다. 현재 누적 구독 건수는 400여건. 계약 총액은 약 10억원입니다. 증강현실 가구 배치 서비스 이용 횟수는 2만건 이상이고요. 아직 론칭 초기라 열심히 고객을 모집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요. 


“미국이나 일본 대도시에서는 가구 구독 서비스가 발달해 있습니다. 주거비가 높을수록 가구에 쓰는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저희 서비스를 통해 구독이라는 가구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또 작은 소품이나 가전까지 제품군을 확장해 미공 플랫폼을 통해 하나의 완성된 집을 꾸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글 jobsN 오서영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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