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나갔다가 37만명 사로잡은 창업 아이템 떠올렸죠

조회수 2020. 9. 17. 09: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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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전도사 안정은과 달리고, 스타 셰프 채낙영에게 요리 배워요"
자전거 배우려 동호회 들어갔다 좌절
전문가에게 배우는 액티비티 플랫폼 만들어
지자체와 협업해 프로그램 기획

취미 삼아 자전거를 타보고 싶었다. 어떤 자전거가 좋을지 검색해보니 광고·홍보 글뿐이었다. 도저히 혼자 정보를 구하기 힘들었다. 그때 동호회가 떠올랐다. 마음에 드는 동호회를 발견했지만, 가입 절차가 까다로웠다. 내부 규정에 맞춰 겨우겨우 댓글을 여러 개 남긴 후에야 동호회원이 될 수 있었다. 기대를 품고 나간 동호회는 예상과 달랐다. 초보 회원에게 관심 갖는 사람은 없었고, 체계적으로 자전거를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왜 내 주변에는 자전거를 잘 타는 지인이 없을까.’ 푸념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자전거·등산·캠핑 등 액티비티 전문가들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벌써 37만5000명이나 모였다. 곽상준(42) 대표는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고자 하는 회원과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국내 최초·최대 액티비티 커뮤니티 플랫폼 ‘엑스크루’를 만들었다.

출처: 엑스크루 제공
엑스크루 곽상준 대표

◇전문가인 ‘크루’가 프로그램 기획부터 운영까지


-어렵게 나갔던 동호회에서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당시 갔던 동호회는 잘생기거나 예쁜 일부 회원 중심인 분위기가 있었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혼자 동호회에 들어가서 적응하기 어려웠죠. 동호회에 갔다 온 다음, 혼자서 액티비티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잘 어울릴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엑스크루를 만들었습니다.” 


-액티비티를 즐기고자 하는 회원과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게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크루’가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열고 있어요. 예를 들면 러닝 전문가가 5월30일 한강에 모여서 함께 뛸 회원을 모집하는 방식이에요. 일반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크루의 전문 자격증이나 이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다른 회원이 남긴 후기도 참고해 참가 여부를 정할 수 있어요.” 


-전문 자격이 있어야만 크루가 될 수 있나. 


“분야마다 다릅니다. 러닝 크루처럼 특별한 자격이 필요 없는 분야도 있고, 워터스포츠나 스키·스노보드 등 위험 요소가 있는 액티비티는 관련 자격증이 있는지를 보고 있어요. 보통 서면으로 신청서를 받은 후, 대면 혹은 화상으로 이력이나 경력을 검증합니다. 현재 2500명 정도 크루로 활동 중이고, 이번에 500명을 추가로 모집했습니다.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저자이자 국내 최초 러닝 전도사인 안정은씨, ‘소년상회’ 오너 셰프인 채낙영씨도 크루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회원수는 약 37만5000명이에요.”

출처: 엑스크루 홈페이지 캡처, 인스타그램 'tabasco0917' 캡처
엑스크루 크루로 활동중인 러닝 전도사 안정은씨, 소년상회 오너 셰프 채낙영씨

◇불꽃축제 때 카약 타는 프로그램 몇 초 만에 매진


-크루로 활동하면 이점이 있나.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같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크루 활동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요. 크루 활동으로 경제적인 이익도 낼 수 있어요. 프로그램 참가비의 80%를 크루가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은. 


“불꽃축제에 맞춰 한강에서 카약을 타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적이 있었는데요. 몇 초 만에 매진되고, 대기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 트래킹으로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오르고, 그곳에서 캠핑을 한 다음 패러글라이딩으로 출발지에 돌아오는 1박2일 프로그램도 있었어요. 흔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캠핑처럼 장비가 필요한 프로그램은 장비를 빌려드려요. 초보자분들도 부담 없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출처: 엑스크루 제공
엑스크루 활동 모습

-지난해 서울시 여름 축제인 ‘한강몽땅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샤워런'을 주최하기도 했다고.


“러닝 크루 약 50분과 함께 시원한 물을 맞으면서 달리고, EDM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샤워런을 개최했습니다. 무더위를 뚫고 8000명 정도가 참여한 엑스크루의 대표작인데요. 사실 샤워런은 2018년 여름 한 러닝 크루분이 진행한 프로그램을 발전시킨 축제에요. 당시 여름에 매주 2회씩은 마라톤 대회가 있었는데, 8월 셋째주에 대회가 단 하나도 없었어요. 러닝 방학 시즌이었던 셈이죠. 시원하게 러닝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1톤짜리 살수차를 빌려 물을 맞으면서 러닝을 하고, 디제잉을 하는 지인을 불러 소규모로 파티를 했는데 참가자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이후 해당 크루분과 함께 축제로 발전시켰습니다.” 


◇야외활동 경험 살려 전용 선크림 출시 


-매출은. 


“2019년 연매출은 10억입니다. 크루가 만든 프로그램을 중개하는 것 외에 기관·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저희가 자체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합니다. 2019년 기준 82개 지자체·기관과 협업해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에는 대전광역시와 여행하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역사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자체 상품도 개발하고 있어요. 저희 팀원들도 그렇고, 크루분들도 야외활동을 자주 해서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어요. ‘땀이 나도 지워지지 않고, 끈적이지 않는 자외선 차단제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화장품 전문업체와 함께 선크림을 개발(bit.ly/2A5ndN6)했습니다. 앞으로도 프로그램 특성을 살려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 볼 계획이에요.”

출처: 엑스크루 제공
지난해 진행한 '샤워런'과 야외활동 경험을 살려 출시한 전용 선크림

-목표는.


“투어 앤 액티비티 시장을 공략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 투어 앤 액티비티 시장 규모가 200조원인데, 현재 대부분의 플랫폼이 티켓·관람형 상품 판매에만 매진하고 있어요. 이미 나온 액티비티 상품을 마케팅 방법만 다르게 해서 판매하고 있는 셈이죠. 저희는 크루들과 함께 직접 상품을 기획해서 새 상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먼저 국내에서 관광과 액티비티를 결합한 상품 만들기 위해 현지 크루들을 8개 도 단위로 모집할 계획이에요.”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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